


“다시, 나를 살리는 곳으로”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한 적 있다.
‘모든 걸 놓고 산으로 들어가고 싶다.’ 사람에 지치고, 도시의 속도에 치이며 무너질 때, TV 속 자연인의 삶은 위로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나는 자연인이다 659회, 그중에서도 박수만 씨의 이야기는 단순한 힐링을 넘어 삶의 회복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산으로 간 남자, 박수만
박수만 씨는 IMF 한파에 모든 걸 잃고, 진짜로 산으로 들어간 사람이다.
72세인 그는 지금 깊은 계곡과 뒷산, 벌떼와 다슬기가 어우러진 자연 속 6평짜리 집에 산다.
트로트 북을 두드리며 소리를 내고, 다소 수더분한 웃음 속엔 쓸쓸함 대신 단단함이 배어 있다.
그가 스스로 찾은 ‘희망의 땅’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가고 싶지만 감히 나서지 못하는 그곳이다.


IMF, 무너졌던 삶의 전환점
그의 청춘은 안산 날염공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염료 냄새를 견디며 시작됐다.
어렵게 넥타이 공장을 세웠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모든 것을 잃었다.
친구는 등을 돌렸고, 가족과의 관계도 무너졌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혼자 남았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말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었다.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는 삶 앞에서, 그는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산을 택했다.



뱀도 있고, 북도 있는 집
그의 집은 멧돼지와 뱀이 나타나는 산골짜기 한가운데다.
도시 사람에겐 ‘못 살겠다’ 싶은 곳이지만, 그에게는 평화 그 자체다.
강아지, 고양이, 오골계와 함께 살고, 직접 놓은 통발로 중고기를 잡아 도리뱅뱅이를 만든다.
‘개구리 전골’도 마다하지 않는다. 음식 하나에도 유년의 기억과 마음이 담겨 있고, 그의 식탁에는 화려함보다 따뜻함이 있다.


편안한 자연 한 구석
산속의 삶이 언제나 낭만적이진 않다. 외로움도 있고,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변수도 있다.
하지만 박수만 씨는 “이제는 익숙하다”고 말한다.
도시의 익숙함이 권태라면, 자연의 익숙함은 평온이라는 걸 그는 보여준다.
살아남기 위해 버텼던 땅이 어느새 그에게는 진짜 ‘살아지는’ 공간이 된 것이다.


삶의 북을 다시 두드리다
고통과 상처, 실패와 단절. 박수만 씨가 겪은 것들은 어느 하나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누구의 도움도 아닌, 스스로의 발로 다시 일어났다.
방송 마지막, 그가 북을 두드리며 웃던 장면이 오래도록 머릿속을 맴돌았다.
삶이란, 어쩌면 그처럼 스스로를 토닥이며 다시 리듬을 만들어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사진출처: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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