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한섬·지누스, 지난해 4분기 '싸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 한섬과 지누스가 다소 석연치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섬의 경우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두 계열사 모두 지난해 4분기 각각 둔화된 성장세를 보이거나 적자전환했다. 한섬과 지누스 측은 투자 비용에 대한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올해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한섬, '따뜻한 겨울'에 온라인 역성장

7일 공시에 따르면 패션기업 한섬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5422억원, 영업이익 16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10.6%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매출 4519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 감소했다.

한섬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적표. (사진=한섬 IR 자료 화면 갈무리)

연간 실적으로만 보면 역대 최고 실적이다. 여성 캐릭터 브랜드(15.6%), 남성복(14.6%), 해외편집·패션(17.3%) 등 고개 브랜드의 성장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는 상황이 다르다. 전년 동기 대비 오프라인은 2.4% 성장하며 체면치레했지만, 온라인은 오히려 0.8% 감소했다. 여성 캐릭터 브랜드와 남성복은 각각 8.9%, 4.7%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섬은 IR 자료를 통해 "(지난해 겨울)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영향으로 온·오프라인 실적 모두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 성수기는 4분기로, 통상 추운 겨울에 매출이 오르지만 예상치 못한 따뜻한 날씨 탓에 오히려 역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4분기 한섬의 영업이익은 4.9% 감소했는데, 한섬 측은 신규 브랜드 투자와 관련해 비용이 증가한 것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한섬은 지난해 해외 브랜드를 론칭하며 해외패션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한 바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며, 이른바 신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 발굴에 나선 것이다.

이에 한섬은 지난해 7월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에 이어 지난해 말 스웨덴 패션 브랜드 '토템'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역시 국내 독점 계약을 맺은 이탈리아 향수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도 마찬가지다. 특히 해당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매장 오픈은 4분기 비용 증가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여진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 관계자는 <블로터>에 "신규 브랜드 론칭이나 해외 브랜드 유통 계약 시 브랜드 이미지 구축 및 영업망 확대를 위한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며 "4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시장 기대치와 비교해서는 좋은 수준으로, 지난해 투자한 내용과 관련해서는 올해 호실적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적자전환' 지누스, 판관비·이자비용에 이익 감소

같은 기간 가구·매트리스 브랜드 지누스는 당기순손익이 연간 기준 43.14% 감소한 데다 지난해 4분기는 적자로 돌아섰다.

지누스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적표. (사진=지누스 IR 자료 화면 갈무리)

7일 공시에 따르면 지누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1조1596억원, 영업이익 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3184억원, 영업이익 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7.2% 늘었다.

당기순손익은 연간 및 4분기 모두 악화됐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3.1% 감소했고, 지난해 4분기는 -5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누스 측은 "판매관리비 및 이자비용 증가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누스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3월 인수한 가구·매트리스 브랜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의 창업주의 지분 등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30%를 7747억원에 인수했는데, 현대백화점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지난해 지누스 실적에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지누스 관계자는 "유럽 등 미국 외 글로벌 시장 매출 증가와 침실가구 및 소파 등 신규 가구 카테고리 부문 판매 증가 등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면서도 "신규시장 성장기반 구축 등 판매관리비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