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틀리·포르쉐 몰던 시절, “차가 나를 흔든다”는 불안
서장훈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농구 선수 시절 고급 외제차는 ‘배운 게 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서 타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벤틀리, 포르쉐 등 당시 3억~4억 원대 차량을 잇달아 구입하며 ‘코트 위 스타=성공한 남자’ 이미지를 스스로 증명하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를 바꿀수록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성공한 사람으로 볼까”, “이 차가 나를 어떻게 비출까”를 더 신경 쓰게 됐고, 어느 순간 “내가 차를 가진 게 아니라 차가 나를 쥐고 흔드는 기분”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외제차는 방패이자 족쇄였던 셈이다.

3억 벤틀리 시트에 담뱃불… 그 자리에서 ‘손절’
가치관을 바꾼 결정적 사건이 이른바 ‘벤틀리 사건’이다. 가죽 시트에 담뱃불씨가 떨어져 직경 몇 mm 수준의 흠집이 났을 때, 그는 바로 서비스센터에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특수 소재라 전체 교체도 어렵고, 교체하더라도 비용·시간이 과도하게 든다”는 설명뿐이었다.
그때 그는 “내가 차 하나 때문에 이렇게 신경 곤두세우고, 하루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삶을 계속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 자리에서 차량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단순히 흠집이 싫어서가 아니라, 더 이상 브랜드와 가격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선언이었다.

차를 끊고 택한 건 지하철·버스·콜택시
벤틀리를 정리한 뒤 그는 아예 자가용을 갖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방송이 없을 때나 개인 일정 대부분은 지하철·버스로 이동하고, 짐이 많거나 늦은 시간에는 카카오택시·콜택시를 부르는 방식으로 생활 패턴을 바꿨다고 여러 예능에서 밝혔다.
주차 공간 확보, 보험료·세금, 정기점검, 사고 위험과 같은 모든 부담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점을 가장 크게 꼽았다. “서울 어디든 1,000원대 요금으로 정시에 데려다 주는 지하철이 있는데, 굳이 차를 갖고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출퇴근은 대중교통, 일할 땐 ‘노블클라쎄’
물론 촬영장·공항·지방 스케줄처럼 장거리·단체 이동이 필요할 때는 차량을 이용한다. 이때 서장훈이 주로 타는 차로 알려진 것이 KC모터스의 ‘노블클라쎄’ 하이리무진이다.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베이스로 실내를 VIP 의전용으로 개조한 이 차량은,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와 방음, 간접 조명, 냉장·수납 설비까지 갖춘 1억 원 안팎의 프리미엄 밴이다.
많은 연예인·정치인·기업인이 쓰는 이동수단이지만, 서장훈은 “회사에서 일하러 오가라고 보내주는 업무 도구일 뿐, 내 소유의 차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 왔다. 본인의 선택으로 차를 갖지 않는 것과, 일을 위해 제공된 의전 차량을 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인식이다.

“차 안 가진다”는 재력가, 한국식 성공 공식을 흔들다
지상파·케이블 예능을 섭렵한 ‘대세 MC’이자, 강남 건물·상가를 여럿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장훈의 재산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수백억 원대, 일부 기사·입소문에서는 “2조 원 재력” 소문까지 돌 정도다. 그는 “2조 원 재산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웃어넘기면서도,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유로 반드시 슈퍼카·요트·고급 별장을 가져야 한다는 시선 자체를 피곤해한다.
“잘 벌면 잘 쓰면 된다”는 단순한 소비관을 넘어, 불필요한 물건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 진짜 여유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자가용을 내려놓은 그의 선택은,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성공=비싼 차” 공식을 조용히 뒤흔드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진짜 부자 마인드는 물건이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다”
연예계 동료들은 서장훈을 두고 “벌 만큼 벌고도 과시가 없다”, “쓸 때는 제대로 쓰지만, 쓸 필요가 없으면 안 쓰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노블클라쎄 같은 고급 차량도, 본인이 사고 자랑하는 대신 회사가 필요해서 쓴다는 태도가 대표적이다. 그에게 중요한 건 브랜드 로고나 키의 개수가 아니라, 그 물건이 실제로 자신의 삶을 얼마나 편하게 해주느냐다. 이 관점이야말로 ‘진짜 부자 마인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수억짜리 차 대신 선택한 ‘소유에서의 자유’
한때 람보르기니·벤틀리·포르쉐에 둘러싸여 살던 사람이, 직접 그 경험 끝에 “차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키를 내려놓은 결론이기 때문에, 서장훈의 선택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수억 원 스포츠카를 소유하는 것보다, 필요할 때 대중교통과 택시를 타고 다니며 머리를 비우는 삶이 자신에게 더 잘 맞는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그는 화려한 차고를 뒤로하고 ‘소유에서 자유로움으로 옮겨간 선택’이야말로 진짜 럭셔리라고 말한다. 재벌 회장도 부러워한다는 재력가가, 정작 마음 편한 이동수단으로 지하철을 고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