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동훈만 빼고 추경호 등과 2일 만찬···김건희 특검법 표 단속?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와 국민의힘 소속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한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대표 등 당지도부는 초청에서 제외됐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는 묵묵부답하는 상황이라 한 대표를 제외한 대통령실 만찬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일 추 원내대표,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 지도부와 국민의힘 소속 상임위원장·간사들과 만찬을 한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하면 제일 고생하는 사람들이 상임위원장과 간사들이어서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도 국감 전 정례적인 만찬임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래전부터 잡혀 있었던 만찬이고 의례적으로 해온 것”이라며 “다음 주부터 국감이니 잘 대비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는 묵묵부답인 상황이라 한 대표를 제외하고 추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만 만나는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달 24일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만찬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고, 만찬 직후 독대를 재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은 일주일째 응답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하는 행동은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를 생각해야 하는데, 누가 봐도 한 대표를 배제한다는 오해를 할 수 있다”며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 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이 이탈하면 법안이 재표결에서 가결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의원들의 단결을 강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김 여사 특검법,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해 전날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 시한인 오는 4일 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법안들이 국회로 돌아오는 대로 4일이나 5일 재표결을 하려 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에서는 만찬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앞선 원내 핵심 관계자는 “당 지도부를 안 부르고 원내지도부를 먼저 불렀거나, 한 대표 독대를 안 했는데 추 대표를 독대했다면 이상하지만 그런 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오면 대표와 대통령이 독대를 했느냐, 안 했느냐로 모든 이슈가 갈 것이라 그런 부분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그 문제(독대)는 따로 풀어야지 만찬이 있을 때마다 왜 한 대표가 빠졌냐는 시각으로 보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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