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장비 살 예산 없어…” 산불 끄는 소방관 악전고투

최현정 2024. 10. 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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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미편성 특화장비 마련 요원
일반화재용 방화복·방수화 착용
기간제 예방진화대 처우 열악
▲ 29일 강릉 환동해특수대응단 일원에서 도심형 재난 발생 대비 전국 소방헬기 통합 대응 훈련이 펼쳐지고 있다. 이연제

#“산림청이 오기 전 초동 대응부터 완진까지 소방관들도 같이 불을 끄지만 우리에게는 산불 전용 장비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산불에 특화된 험지펌프가 없는 소방서도 있고, 일반화재를 끌 때 입는 방화복과 고무 방수화를 신고 산을 오르다보니 체력소모가 크다”

#“최소 3인 1조로 팀이 구성돼서 나가야 하는데 외곽센터 같은 경우 인원이 부족해 2인 1조로 나가면 호스를 잡아줄 사람도 없다. 조건이 안 되는데 산불 예방, 진화에 힘쓰라고 하니 일선 소방관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온다”

산불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소방대원들에 대한 예산 부족 문제가 심각해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기간제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들에 대한 처우는 더욱 열악하다.

산불 신고가 접수되면 가장 먼저 출동하는 사람들은 바로 소방관과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이다. 산림당국의 경우 119에서 신고 전화가 접수된 후 산불이라고 판단이 되면 중앙산림재난상황실을 통해 헬기와 진화대원들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동대응에 나서는 소방대원들과 예방진화대원에게는 산불 진화에 특화된 전문 장비가 없다. 예산 부족 때문이다. 강원소방에는 험지펌프차 18대와 임차 헬기 1대, 본부 헬기 2대가 전부다. 이마저도 일반 화재 진화와 구조에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산불에 특화돼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소방당국은 매년 정부와 지자체에 산불 진화를 위한 예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산불’에 대한 예산 항목 자체가 따로 없다보니 산불 전문 장비 마련은 요원하기만 하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에 대한 처우 역시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은 지자체에서 매년 봄철,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에 맞춰 산불예방과 산불진화지원을 위해 기간제로 일한다. 이들은 화재 현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거주하다보니 초동 대응과 잔불 정리 등을 맡고 있지만 장비는 열악하다. 현재 이들에게 지급되는 장비는 등짐펌프와 잔불 정리용 갈퀴, 방화복 정도가 전부다.

현장에서 진화대원들을 봐 온 소방관 C씨는 “이 분들은 일반 옷에 등짐펌프 하나 메고 불을 끄러 현장에 오시는데 볼 때마다 위험해 보인다”고 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산림청이 산불을 끄는 주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소방당국 역시 방어선을 구축하는 등 산림청 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예산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최현정

#소방관 #전용장비 #악전고투 #산림청 #방화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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