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6% 폭등, 사흘 만에 반전된 이유

불과 사흘 전, 이 시장은 서킷브레이커로 20분간 멈춰 섰다. 삼성전자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으로 무너지던 날이었다.

그런데 오늘 (2026년 7월 31일) 아침, 같은 시장에 이번엔 매수 사이드카가 걸렸다.

코스피가 장 초반 13%를 넘어 16%대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20%대로 폭등 중이다.

사흘 만에 -10%에서 +16%다. 이런 롤러코스터는 정상이 아니다.

반도, ·매크로를 몇 년째 붙잡고 기록해온 입장에서 보면, 오늘의 진짜 메시지는 '드디어 반등'이 아니다. 며칠 새 30%씩 오르내린 이 변동성이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그게 핵심이다. HBM 수요가 사흘 만에 30% 변했을 리는 없으니까.

이 글은 오늘 왜 이렇게 튀었는지, 그리고 이 롤러코스터에서 개인투자자가 뭘 붙잡아야 하는지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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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무슨 일이 있었나?

숫자부터 보자. (장중이라 수치는 실시간으로 변한다. 아래는 오전 기준이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3%를 넘어 장중 16%대까지 급등하며 6,500선을 회복했다. 오전 9시 6분 코스피와 코스닥에 동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급락이 아니라 급등에 프로그램 매수를 멈춘 거다. 흔치 않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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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역시 반도체다. 삼성전자가 20%대, SK하이닉스가 25% 안팎으로 폭등했다. 삼성전기·SK스퀘어 같은 관련주도 나란히 20~30% 뛰었고, 주성엔지니어링·원익IPS·테스 같은 반도체 장비주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수급이 드라마틱하다.

외국인이 하루에 5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돌아왔다. 반면 개인은 5조 원 넘게 순매도했다. 며칠 전 폭락 때 외국인이 4조를 던지고 개인이 받았는데, 오늘은 정확히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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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흘 만에 반전됐나 — 방아쇠 셋

첫째, 마이크로소프트의 깜짝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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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미국에서 MS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다.

핵심은 실적 자체보다 'AI 투자'였다. MS는 분기 자본지출을 1년 전보다 69% 늘린 410억 달러로 유지하며, AI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신호를 줬다.

주가는 15% 넘게 폭등했고, 하루 시가총액 증가폭이 뉴욕증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게 왜 결정적이냐면, 며칠 전 폭락의 원인이 바로 'AI 투자가 과잉이다, 곧 꺾인다(피크아웃)'는 공포였기 때문이다.

그 공포의 심장부인 빅테크가 "우리 계속 쓴다"고 하자, 공포가 통째로 사라졌다.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8% 넘게 급등했고, 마이크론은 18% 폭등했다.

둘째,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오늘 오전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이 동반 증가했고, 2027년까지 수급 격차가 벌어진다는 전망과 주주환원 강화 방침까지 내놨다. 'HBM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걸 회사가 숫자로 확인해준 셈이다.

셋째, SK하이닉스의 HBM4와 오너 자사주.

SK하이닉스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 더해, HBM4 양산 출하와 주요 고객사 약 10곳과의 장기공급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전날엔 최태원 회장이 자사주를 직접 사들였다. '바닥'이라는 신호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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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AI 투자 확인, 그리고 한국 두 회사의 실적·수주 확인.

폭락을 부른 공포가 사흘 만에 팩트로 반박된 것이다.

핵심 인사이트 1 — 결국 반도체는 '빅테크가 얼마 쓰느냐'가 정한다

여기서 한 겹 들어가 보자.

며칠 전 폭락도, 오늘 급등도, 결정적 방아쇠는 여의도가 아니라 태평양 건너에 있었다. 폭락은 미국 AI 피크아웃 공포와 중국 반도체 쇼크가 당겼고, 반등은 미국 빅테크(MS)의 AI 투자 확인이 당겼다.

즉 반도체의 방향은 한국은행도, 국내 수급도 아닌 '글로벌 빅테크가 AI에 얼마를 쓰느냐'가 정한다. 이건 내가 지난 글들에서 반복해온 얘기이고, 이번 폭락과 반등이 양방향으로 그걸 증명했다.

그래서 반도체 투자자가 매일 봐야 할 건 금통위 회의록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메타의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 그리고 엔비디아의 방향이다.

오늘 시장을 살린 건 삼성 실적이기 이전에 MS의 capex 한 줄이었다.

핵심 인사이트 2 — 폭락도 급등도 '심리'가 만들었다

이게 오늘 제일 하고 싶은 얘기다.

냉정하게 보자. HBM 수요가 사흘 만에 30% 급감했다가 다시 30% 급증했을 리 없다.

삼성, SK하이닉스의 실적은 폭락하던 그 주에도 사상 최대였다. 바뀐 건 펀더멘털이 아니었다.

바뀐 건 심리와 수급이다.

며칠 전엔 '중국이 삼성을 따라잡는다, AI 거품이다'라는 공포가 외국인 투매를 불렀고, 오늘은 'MS가 계속 쓴다, 삼성 실적 좋다'는 안도가 외국인 복귀를 불렀다. 그 사이 펀더멘털은 거의 그대로였다.

나는 지난주 폭락 글에서 이렇게 썼다. "공포가 팩트를 앞질렀다. 중국이 위협하는 건 범용 D램이지 HBM이 아니다"라고.

오늘 SK하이닉스의 HBM4 양산과 고객사 10곳 장기계약이 정확히 그걸 증명했다.

HBM 수요는 내내 멀쩡했다. 시장이 잠깐 공포에 그걸 못 본 것뿐이다.

그러니 교훈은 분명하다. 폭락에 같이 던지고 급등에 같이 쫓아가면, 심리의 롤러코스터에 정확히 반대로 올라타게 된다.

수급 — 개인은 팔고 외국인은 산다

오늘 수급이 그 교훈을 뼈아프게 보여준다.

폭락하던 날, 외국인이 4조를 던질 때 그걸 받아낸 건 개인이었다. 그리고 오늘 반등하자, 외국인이 5조를 되사는 동안 개인은 5조를 팔고 있다.

그림이 이렇다.

개인은 바닥 부근에서 공포에 사고, 반등 초입에서 안도에 판다. 외국인은 정확히 그 반대다. '큰손이 줍줍한다'는 오늘 뉴스 제목이 그 얘기다.

물론 개인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니고, 이 반등이 어디까지 갈지도 아무도 모른다.

다만 급락과 급등을 오가는 변동성 장에서, 감정을 따라 매매하면 손실이 확정되기 쉽다는 건 분명하다.

월가 일각에선 한국 시장의 과도한 레버리지가 상당히 청산되며 패닉이 진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서 이제 안심해도 되나 — 아니다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16% 짜리 하루는 '이제 다 회복됐다'는 신호가 아니다.

오히려 하루에 지수가 16% 튀는 것 자체가 시장이 여전히 극단적 변동성 안에 있다는 증거다.

건강한 시장은 이렇게 안 움직인다. -10%와 +16%는 같은 병의 다른 증상이다.

특히 지금 20% 넘게 오른 종목을 쫓아 사는 건 위험하다.

며칠 전 -14%에 던진 사람이 오늘 +25%에 다시 사는 건, 심리의 롤러코스터에 두 번 당하는 길이다.

진짜 봐야 할 건 여전히 하나다.


이 AI 투자 사이클이 계속 가느냐.


오늘 MS가 "계속 쓴다"고 했지만, 그건 한 회사의 한 분기 얘기다.


구글·아마존·메타의 capex, 엔비디아의 다음 실적, 그리고 삼성·SK하이닉스의 HBM 수주가 그 답을 이어서 준다. 거기서 이 사이클의 진짜 방향이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