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적자만 950억? 1인가구가 열광하는 '세탁 구독'의 위태로운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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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만 1인가구 시대, 이제 집안일은 직접 노동이 아닌 '외주 서비스'의 영역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

삼정KPMG가 2026년 국내 세탁 시장 규모를 6조원대로 추산한 가운데, 비대면 세탁 플랫폼의 양대 산맥인 런드리고와 세탁특공대는 서로 다른 생존 방정식을 풀고 있다. 시장의 화려한 외형과 달리, 런드리고와 세탁특공대의 재무 성적표는 솔로이코노미 산업이 직면한 '수익 구조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런드리고: '규모의 경제'를 향한 고통스러운 질주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는 전형적인 '선점 후 수익'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24년 매출 539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230억원에 달한다. 런드리24, 호텔앤비즈니스 등 사업 다각화를 하며 2020년부터 쌓인 누적 적자만 약 950억원이다.

'런드리고X' 등 구독 모델을 확장하며 2025년 상반기 적자 폭을 전년 대비 절반(60억원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여전히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은' 구조다.

특히 지난해 10월 LG전자로부터 유치한 100억원은 단순한 자금 수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가전 생태계 안에서 '세탁은 서비스'라는 인식을 얼마나 빠르게 안착시켜 2026년 전사 흑자 전환 목표를 달성하느냐가 이들의 생존 관건이다.

개별 클리닝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 빨래와 이불, 신발 세탁을 하나로 묶은 '런드리고X'가 좁은 1인가구 주거 공간에서 세탁기를 없애고 그 자리를 서비스로 대신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탁특공대: 적자와 현금흐름 사이의 줄타기

세탁특공대를 운영하는 워시스왓은 '운영 효율의 극대화'로 맞서고 있다. 2025년 매출은 331억6000만원으로 정체된 듯 보이지만, 판관비를 6.3% 줄이며 내실 경영에 들어갔다. 2021년부터 가동한 양주 AI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공정 자동화를 이뤄냈다.

주목할 점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다. 2024년 -16억2000만원에서 2025년 +26억2000만원으로 반전했다. 장부상으로는 8억1000만원의 영업손실이 찍혀 있지만, 이는 스마트팩토리 감가상각비, 퇴직급여 등 실제 현금이 나가지 않는 '회계상 비용'이 포함된 결과다. 즉, 사업 자체는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특히 에어비앤비 호스트나 1인 헤어숍 같은 'B2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넘어서는 소규모 비즈니스)' 수요를 확보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개인적 수요를 넘어, 1인 운영 사업장이라는 솔로이코노미의 또 다른 파생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턴어라운드냐, 자본잠식이냐

두 회사 모두 재무적 리스크는 여전히 팽팽하다.

세탁특공대는 당기순손실 14억5000만원이 유상증자 5억1000만원을 웃돌면서, 자본총계가 2024년 말 11억4000만원에서 2025년 말 2억1000만원까지 줄었다. 2023년 완전자본잠식을 70억원 브릿지 투자로 겨우 벗어난 회사가 다시 잠식 문턱에 섰다.

런드리고 역시 2026년 전사 흑자 전환이라는 약속을 증명해야 한다.

세탁 서비스가 '하면 좋은 것'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는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시기, 플랫폼사들이 높은 운영비용과 설비 투자비를 감당하며 지속 가능한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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