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파도에 올라탄 금융… '망분리 규제' 완화 속 필수 과제는

이남의 기자 2024. 10. 8.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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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 2024] 금융위, AI·SaaS 활용 허용… 내년 디지털금융 보안법 제정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대전환,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선언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한국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한국의 강국 도약 선포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필요 시 AI 기술 지원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금융권은 정부의 AI 총력전 선포에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에 나서고 있다. AI를 활용한 혁신 금융 플랫폼을 출시하고 금융서비스를 개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 머니S는 'AI 산업, 5.0시대'를 맞아 금융의 미래 포럼을 준비했다. 한국 금융시장의 AI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성장을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권 AI 협의회 발족식에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금융권의 AI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금융소비자에게 초개인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은행은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운용비용을 절감하고 복잡한 금융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요구사항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AI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로 하이테크에 이어 금융을 꼽았다. 금융투자 전반의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적용해 국경을 넘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자 기회라는 분석이다.

한국신용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 부문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019년 3000억원에서 2021년 6000억원으로 45.8% 증가했다. 2026년까지 연평균 38.2% 성장해 3조2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글로벌 기업, AI 금융비서 선봬


국내 금융권에서 AI기술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분야는 대안신용평가, FDS/AML(이상거래 감지시스템·자금세탁방지), 상담봇, 로보어드바이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등이다.

은행 창구를 위주로 고객 접전 단계인 프론트 오피스에서는 AI 챗봇을 활용해 고객 질의에 유연한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등 미들 오피스에서는 사용자 기록과 이상 거래 정보를 학습한 AI, ML(머신러닝) 기반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춘 금융 사기 감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백 오피스에서는 AI를 통한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프로세스 속도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산업 내 이해관계자의 AI 대응 방향/자료=삼정KPMG AI센터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AI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미국의 초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2018년에 자체 개발한 AI 금융비서 '에리카'를 선보였다. 에리카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앱에서 음성인식, 문자인식, 동작인식 등 기술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또한 고객들의 거래 정보를 자가학습하면서 금융 서비스를 고도화하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JP모건체이스는 900명 이상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600여명의 ML 엔지니어 등을 채용하고 내부 R&D 투자에 집중하며 전사적인 AI 기술 내재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400개 이상(2024년 4월 기준)의 AI 기술 관련 업무 활용 사례를 개발하고 자산관리, 재무 예측 등에 적극 활용하며 AI 선도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은 스타트업 육성과 이들에 대한 AI 활용 기업 대출을 전개하며 혁신과 비즈니스 연계 전략을 구사한다. 또한 AI 전문 조직을 구성해 전체 그룹사의 시너지를 추진하며 비즈니스 상용화 방안을 모색한다. HSBC의 콴텍사는 Q어시스트를 통해 의사 결정 인텔리전스 플랫폼에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금융업계에 생성형 AI의 활용이 확산하면 업무 효율화에 따른 비용 절감,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 확산, 내부통제 고도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생성형 AI의 안전한 활용에 대한 논의도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관건은 데이터 주권


금융당국은 지난 3월 '금융권 AI협의회'를 발족하고 생성형AI 윤리지침 제정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했다.

생성형AI를 활용한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응용 프로그램(SaaS) 이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연구개발(R&D) 환경 개선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연구망과 업무망 간 논리적 망 분리를 허용해 소스코드 등의 연구 결과물이 망 간에 더욱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금융위는 현행 금융보안체계가 오랫동안 인터넷 등 외부통신과 분리된 환경을 전제로 구성돼 온 점을 고려해 급격한 규제 완화보다는 단계적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IT 환경 변화로 인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과제는 샌드박스 등을 활용해 규제 애로를 즉시 해소하되, 자율보안체계 확립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므로 보안상의 문제가 없도록 별도의 보안대책 등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관건은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한 보안책임이다. 데이터 주권은 개인 정보, 기업 기밀 등 개인이나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이터를 기업이나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금융사의 경우 개인정보, 신용정보, 거래정보 등 기업 외적인 민감 데이터를 다양하게 다루는 만큼 데이터 주권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

데이터 중요도를 등급으로 나누는 작업도 과제로 꼽힌다. 현재 공공 MLS는 기밀(Classified·C), 민감(Sensitive·S), 공개(Open·O) 등 업무 및 데이터 중요도에 따라 나누는 방식으로 논의되고 있다. 데이터는 1개로 떼어 볼 때와 여러 개를 뭉쳤을 때 보안 등급이 달라질 수 있어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생성형AI를 활용해 금융기관이 제3자 기관에 업무를 위탁할 경우 이를 규제할 근거도 필요하다. 유럽연합(EU)은 주요 제3자에 대한 직접 조사·감독 권한 및 감독기관 권한행사 미준수 시 금전제재 부과 등을 법에 명시하고 있다.

법령 준수 달성 시까지 6개월의 범위에서 매일 일 평균 매출액의 1% 이내 부과 가능하다. 영국은 주요 제3자가 금융시장법상 요구사항 위반 시, 금융기관에 해당 제3자와의 서비스 제공 중단 및 계약체결 금지 등 요구할 수 있다.

금융위는 선진 해외사례 연구를 통해 금융사로부터 정보처리를 위탁받은 제3자에 대한 감독·검사권 마련 등 정보처리 업무위탁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금융위 측은 "금융당국의 검사·감독 권한 등의 법적 근거 마련과 권한 행사에 따른 실효성 확보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신 금융보안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해외의 선진사례를 분석하고 국내 환경에 맞는 도입 방향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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