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 대중화' 배민로봇, 다음 공략지는 물류·조리 자동화[테크체인저]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 (사진=비로보틱스)

서빙로봇이 일상에 들어온 지 약 4년이 지났다. 서빙로봇은 코로나19 확신 시기 인건비와 인력 관리 효율을 장점으로 외식업장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옛 브랜드명 '딜리(Dilly)'로 친숙한 '배민로봇'은 국내에서 서빙로봇 시장을 개척한 제품이다. 현재 배민로봇은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비로보틱스(B-ROBOTICS)가 운영한다.

비로보틱스는 2023년2월 우아한형제들에서 분사했다. 2018년 로봇을 신사업으로 점 찍은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서빙로봇을 상용화했다. 이 외에 실외 자율주행 배송 로봇 실증 사업, 요리 로봇 개발 등을 진행했다. 이러한 업무를 맡은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은 서빙로봇 사업에만 집중하기 위해 자회사 비로보틱스로 독립했다.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비로보틱스 사무실에서 <블로터>와 만나 "지난해엔 분사를 막 완료한 뒤 여러가지 정비가 필요했다면, 올해는 비로보틱스의 가능성과 여러 사업 역량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2024 목표는 물류·주방 로봇 사업 확장

김 대표는 '물류용 로봇'과 '로봇 주방자동화'로 새로운 사업 활로를 모색한다. 두 사업 모두 기존 서빙로봇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서빙로봇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기 외식업장 위주로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최근엔 골프장, 당구장, PC방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는 추세다. 특히 서빙로봇 공급 문의가 오는 곳 중 중소형 물류창고가 김 대표 눈에 띄었다.

김 대표는 "보통 풀필먼트 센터는 자동화 시스템을 잘 구축했지만, 그보다 규모가 작은 물류센터는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기 부담스러운 사례가 많다"며 "중소형 물류창고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서빙로봇에 관한 문의가 좀 있어 시험해본 결과 제품을 운반하는 데 충분히 활용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비로보틱스는 기존 서빙로봇 제품을 개선해 물류창고에 공급할 방법을 찾고 있다. 비교적 무겁고 부피가 큰 물건을 적재하는 것이 과제다. 또 로봇이 사람을 추종해 자율주행하는 방법도 고안한다. 작업자를 인지하고, 이동 경로를 스스로 따라가는 자율주행 로봇은 최근 물류 산업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비로보틱스는 로봇 주방자동화 사업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근 요리로봇 개발사인 신스타프리젠츠와 주방자동화 상품개발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기업의 대표 제품은 '오토 웍'으로, 국을 끓이고 음식을 튀길 때 자동으로 휘젓는다. 비로보틱스는 신스타프리젠츠와 협력으로 음식 조리부터 서빙까지 전반적인 외식업의 자동화를 바라보고 있다.

이에 관해 김 대표는 "자동화로 사람을 완전히 배제할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며 "로봇으로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하고, 사람은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와 자율주행 서빙로봇 '배민로봇'. (사진=비로보틱스)

중고 렌탈 서비스로 서빙로봇 대중화 드라이브

로봇 업계는 2023년 기준 국내 서빙로봇 공급 대수를 8000대 정도로 추산한다. 비로보틱스의 시장 점유율은 약 35%다. 올해도 핵심 사업인 서빙로봇 공급 확대는 빠질 수 없는 과제다. 이에 김 대표는 서빙로봇의 유용성을 시장에서 지속해 증명할 생각이다.

그는 서빙로봇 시장 성장에 관해 "소비자에게 제품이 얼마나 도움되는지 확실히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지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2019년 즈음 서빙로봇이 국내에서 상용화하기 시작할 때는 일부 매장에서 대중의 이목을 끄는 마케팅 요소로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았다. 몇 년 사이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며 소비자들은 서빙로봇의 가격, 효율성 등을 세세히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서빙로봇의 주소비자인 외식업 소상공인은 서빙로봇 도입을 고민할 때 인력관리와 인건비 효율성을 따진다. 근속 기간이 비교적 짧은 아르바이트생을 반복해서 채용하는 일과 업무 환경 변화가 없는 서빙로봇을, 인건비와 서빙로봇 임대 비용을 비교해 고려하는 것이다.

비로보틱스는 이 점을 고려해 2023년5월 중고 서빙로봇 렌탈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빙로봇 구매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사용 진입 장벽을 낮췄다. 중고 서빙로봇 렌탈 상품은 월 19만원대다. 3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기존 렌탈 상품 보다 저렴하다.

김 대표는 "우리가 만난 많은 사장님 중 서빙로봇에 관심은 있는데, 가격이 부담스러워 도입을 망설이는 분이 많아 이 수요를 충족할 방법을 찾았다"며 "보통 서빙로봇 임대 계약이 3년인데, 2019년 처음 제품을 공급한 지 4년이 지나 회사로 돌아오는 로봇이 있어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정신으로 서빙로봇 시장서 생존"

김 대표는 비로보틱스의 성장 발판으로 '스타트업 정신'을 강조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진취적인 자세, 비교적 작은 조직의 장점을 살린 기민한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비로보틱스는 규모가 크고 사업이 안정된 우아한형제들에서 분사해 스타트업으로 다시 시작했다"며 "부족할 것이 없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스스로 생존해야 한다"고 사업 성장 의지를 밝혔다.

분사 뒤 희소식도 이어졌다. 비로보틱스는 2023년12월 글로벌 모바일 앱 제작사 치타모바일에서 3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치타모바일은 비로보틱스에 로봇 플랫폼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 오리온스타의 모회사다.

비로보틱스는 궁극적으로 로봇 플랫폼을 자체 제작하는 기술 연구도 지속한다. 현재는 오리온스타에서 하드웨어를 공급받고,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운영 시스템을 적용해 상품을 공급한다.

김 대표는 "서빙로봇은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서빙로봇이 더 많이 설치되고 운영돼 외식업장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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