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청장, 해외 출장 중 행사 불참 후…1천킬로 먼 곳서 '관광 인증샷'

세종=오세중 기자 2024. 10. 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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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이 캐나다 출장 때 회의 폐막식 등에 불참한 후 회의장에서 약 1000㎞나 떨어진 유명 국립공원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규정에도 없는 김 청장만을 위한 '국제행사용 여름 제복'도 별도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의원은 "김 청장은 관광을 위해 국제회의에서 중도 이탈하고 규정에도 없는 혼자만의 제복을 만들어 해외에 다녀오는 등 해경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감사원 감사 등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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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관광지 밴프에서 인증샷을 찍은 김종욱 해경청장./사진=문대림 의원실 제공.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이 캐나다 출장 때 회의 폐막식 등에 불참한 후 회의장에서 약 1000㎞나 떨어진 유명 국립공원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규정에도 없는 김 청장만을 위한 '국제행사용 여름 제복'도 별도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뒤늦게 관련 규정을 만들었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청장이 국제회의 기간에 '문화탐방'을 명분으로 사적 관광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 의원실이 해양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김 청장은 2023년 9월 18일부터 5일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23차 북태평양해양치안기관장회의(NPCGF) 중 총회와 폐막식에 불참했다. 이때 캘거리주 밴프 국립공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청장은 이곳에서 촬영한 사진을 본인의 소셜미디어프로필 사진에도 게재했다.

김 청장은 밴프 국립공원에서 1박 후 밴쿠버로 돌아와 직원격려차 2시간 가량 여객선을 타고 '밴쿠버섬'을 방문했다. 당시 출장명단에 있던 경찰 직원 2명이 수행과 통역을 위해 밴프와 밴쿠버섬을 함께 찾은 것으로 알려져 사적행사에 공무원을 동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경의 출장 계획서에는 김 청장이 밴프 국립공원으로 떠난 3월 20일 오후 1시 30분은 '행정시간'으로 명시됐고 실제 이 시간에 김 청장을 제외한 전문가 그룹은 실무그룹 회의를 진행했다. 또 빅토리아섬을 방문한 이튿날 오전 9시부터 NPCGF의 총회, 전문가 그룹 발표, 마무리 총평, 단체 기념촬영 등이 이어졌지만 김 청장은 불참했다.

이에 대해 해경은 "대표단장으로 2일간 양자회의 등 중요업무를 수행하고 그외 실무자 회의, 총회 등은 상대국 참석범위를 고려해서 부단장이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 청장은 올해 8월 베트남 출장 당시 배우자를 동행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베트남 정부에 2척의 함정을 무상양여하는 행사에 배우자와 함께 초청돼 방문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문 의원이 해경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경의 국외 공식방문 일정에 배우자를 동반한 사례는 최근 10년간 전무하다. 김 청장의 배우자 동반 출장이 대단히 이례적인 것임이 확인된 셈이다.

아울러 지난 3월 19일 '한·싱가포르 해경 해양안보 협력을 위한 국제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할 당시 김 청장이 착용한 복장은 해경복제규칙에도 없는 청장 1인용 제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을 대표하는 청장이 국제회의에 참석하며 해경 규정에도 없는 옷을 임의로 만들어 착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경은 해당 회의 이틀 뒤인 21일에 '하정복 근거 마련'을 위한 법령개정 계획을 보고하고 6월 17일에 특수직무경찰관 복제규칙 개정을 완료해 사후적으로나마 근거를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2월에 제복 시제품이 해경에 인도됐고 김 청장은 해외출장에서 여러 차례 해당 시제품을 착용했으나 다른 간부들의 복장은 그대로였다. 실제로 해경 내부에서는 블라인드 등 창구를 통해 청장만을 위한 복제규칙 개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해경은 "'국제행사용 하정복'은 다수 외국 해양치안이 하얀색 제복을 입는 국제적인 관행에 따라 올해 시범 도입했다"며 "복제 제식 등이 결정된 3월에 법령개정 계획을 수립하고 시제품 구매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문 의원은 "김 청장은 관광을 위해 국제회의에서 중도 이탈하고 규정에도 없는 혼자만의 제복을 만들어 해외에 다녀오는 등 해경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감사원 감사 등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대림 의원.


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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