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가 3세·전 경찰청장 아들 낀 마약 사범 17명 기소
대마 유통·흡연 혐의···재배까지
일부는 태교 여행 가서도 흡연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우고 주변에 판매까지 한 재벌가 3세와 전직 경찰청장 아들 등 1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부유층 자제들이 해외 유학을 통해 맺은 친분 관계로 자신들만의 ‘마약 카르텔’을 형성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26일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모씨(40), 고려제강 창업자 손자 홍모씨(39) 등 10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효성그룹에서 분리된 DSDL의 이사이자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의 손자인 조모씨(39) 등 7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해외로 도피한 3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했다.
남양유업 창업주 고 홍두영 명예회장 차남의 아들인 홍씨는 지난해 10월 대마를 주변에 유통하고 소지·흡연한 혐의를 받는다. 고려제강 창업주인 고 홍종열 회장의 손자인 홍씨는 여러 차례 대마를 사고팔거나 흡연한 혐의가 있다. 대창기업 이동호 회장의 아들 이모씨(36)는 모두 8차례 대마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3인조 가수 그룹 멤버인 미국 국적의 가수 안모씨(40)는 대마 매수·흡연·소지뿐 아니라 재배한 혐의까지 받았다.
효성그룹에서 분리된 DSDL의 이사이자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의 손자인 조씨는 지난해 1∼11월 네 차례 대마를 구매해 흡연한 혐의를 받는다. JB금융지주 일가인 임모씨(38)와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모씨(45) 등도 대마를 유통하고 흡연했다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해외로 도주한 한일합섬 창업주 손자 김모씨(43) 등 3명은 지명수배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9월 경찰이 대마 재배 등 혐의로 알선책 김모씨를 구속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보완수사하면서 본격화됐다. 검찰은 경찰이 당시 성범죄 혐의를 받던 김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주거지에서 발견된 대마 재배 장치를 압수하지 않은 점 등을 발견해 직접수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메시지·송금내역·우편물 등을 추적한 끝에 그의 알선으로 대마를 유통·흡연한 공범들을 찾아냈다.
검찰은 해외 유학 중 대마를 접한 부유층 자제들이 귀국 후에도 끊지 못하다가 자신들만의 공급선을 형성해 상습적으로 대마를 유통·흡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어린 자녀와 함께 사는 집안에서 대마를 재배하거나 임신한 아내와 ‘태교 여행’을 하다가 대마를 흡연하는 등 중독성과 의존성이 심각한 상태였다고 했다.
검찰은 “최근 마약이 연령・계층・성별・지역을 불문하고 확산됐다”며 “다시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마약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의힘 시의원들 식당서 ‘몸싸움 난동’···집기 깨지고 난장판
- 김건희 여사, 국화꽃 들고 시청역 참사 현장 추모
- 허웅 “전 연인 임신, 내 아이 아니란 의심 있었다”
- 32억 허공에 날렸다···개장도 못하고 철거되는 ‘장자도 흉물’
- 채 상병 특검법 국민의힘서 안철수만 찬성표···김재섭은 반대 투표
- ‘데드풀과 울버린’ 세계관 합병은 ‘마블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 푸바오-강철원 사육사, 3개월만 재회···할부지 목소리에 반응
- 육사 선배 ‘원스타’가 ‘투스타’ 사령관에게 폭언···군, 정보사 하극상에 수사
- 원희룡 “한동훈과 윤 대통령 관계는 회복 불가···난 신뢰의 적금 있다”
- 이진숙, 5·18 왜곡글에 ‘좋아요’ 누르고…“한·일은 자유주의 동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