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 전기차(BEV) 옹호론자들이 내세우는 주장 중 하나는 전기차는 집에서 충전할 수 있지만, 휘발유는 집에서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에어셀라(Aircela)는 이 첫 번째 제품으로 그러한 주장을 무너뜨릴 예정이다. 이 제품은 공기 중에서 연료를 만들어내는 기계로 물, 공기, 전기만 있으면 하루 약 1갤런(3.8리터)의 휘발유를 생산할 수 있다.
에어셀라는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에서 이 기계를 공개했으며, 포르쉐의 e-연료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전 수석 프로젝트 리더인 칼 둠스(Karl Dums) 등 여러 인사가 발표 현장에 참석했다.

이 회사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는 덴마크 물류 대기업 A.P. 몰러–머스크(A.P. Moller–Maersk)의 벤처 부문인 머스크 그로스(Maersk Growth)이다. 머스크는 세계 최대의 해운사 중 하나다.
머스크의 에너지 전환 부문 수석 부사장인 모르텐 보 크리스티안센(Morten Bo Christiansen)은 에어셀라가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비용을 낮추는 즉시, 투자자에서 고객으로 전환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머스크가 이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이유가 “직접공기포집(direct air capture)을 기반으로 한 저배출 연료 생산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피안(The Autopian)’은 그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에어셀라는 연료 생산기를 기존의 컨테이너 크기에서 냉장고 크기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연료 생산은 내부에서 두 가지 병행 공정을 필요로 한다. 바로 이산화탄소 포집과 전기분해이다.
첫 번째는 수산화칼륨이 포함된 수용액을 이용한 액상 흡수제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두 번째는 합성 휘발유에 필요한 수소를 생성한다. 탄소와 수소가 확보되면, 기계는 이를 결합하여 메탄올을 만들고, 이 메탄올은 ‘화학 공정’을 통해 휘발유로 전환된다.
수산화칼륨 용액은 재생되어 다시 CO2 포집에 사용된다. 에어셀라는 이 액상 흡수제를 얼마나 자주 보충해야 하는지, 또는 유지 보수 없이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에어셀라는 “기계를 독립형 오프그리드 태양광 패널에 연결할 경우 1갤런당 에너지 비용이 약 1.5달러(약 2,060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일반 휘발유 가격이 평균 갤런당 3.15달러(약 4,33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가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우선, 이 연료 생산기를 구매하는 데 드는 초기 투자비용이 있다. 에어셀라는 해당 기계를 15,000~20,000달러(약 2,061만~2,748만 원) 선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량이 증가하고 규모의 경제가 작용되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기계가 수명이 다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지, 또는 부품 교체를 통해 무기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현재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기계가 기후 변화 및 에너지 전환 논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에어셀라의 발명품은 단순히 자동차 사용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에어셀라는 이 기계를 가정에 설치하거나 네트워크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급 시기는 오는 가을(10월 또는 11월경)로 예상된다. 네트워크로 구성된 경우, 이 기계는 현재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에서 대규모로 사용되고 있는 고정식 배터리 팩을 대체할 수 있다.
전력망의 수요를 초과하는 에너지는 이 탄소중립 연료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개인들도 가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휘발유를 직접 생산할 수 있다. 이 경우 BEV 감가상각이나 배터리 교체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다.

클래식카 소유자들도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지 않고도 깨끗한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 이 휘발유는 공기 중의 탄소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 연료는 탄소 네거티브(Carbon-negative) 연료이다. 즉, 대기 중의 탄소를 감소시켜 기후 변화 완화에 기여한다. 물론, 이산화탄소는 연소 과정에서 다시 대기로 방출되지만, 적어도 대기 중 탄소 농도는 증가하지 않는다. 연료가 연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량이 늘어난다면, 대기 중 탄소 농도는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
물론 몇 가지 문제는 있다. 에어셀라의 기계는 하루에 생성할 수 있는 연료량이 많지 않다. 1일 1갤런 생산 용량이 오히려 기존보다 기계 크기를 줄이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 평균 자동차 연료탱크 용량이 약 20갤런(75.7리터)라고 가정하면, 이만큼의 연료를 생산하려면 20일이 걸린다. 주행거리가 짧거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연료 1갤런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양이다. 에어셀라는 연료 1갤런을 만들기 위해 약 75kWh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휘발유에 포함된 에너지 양인 37kWh의 두 배에 해당한다.
즉, 절반의 에너지는 공정 과정에서 손실된다. 게다가, 이 연료는 내연기관이라는 비효율적인 장치를 구동하는 데 사용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내연기관도 열효율이 40%를 넘기기 어렵다. 가장 높은 효율을 기록한 경우도 43.32% 수준이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에서도 해당 연료에 담긴 37kWh 중 60%는 열과 연기로 사라지고, 40%인 14.8kWh만이 실제 동력으로 변환된다. 이는 처음에 투입된 75kWh 대비 큰 손실이다.
그러나 장점도 있다. 75kWh 용량의 배터리 팩 무게는 약 500kg이다. 반면, 같은 양의 에너지를 담은 이 합성 연료 2갤런은 고작 5.4kg밖에 되지 않는다.

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는 무시하기 힘든 BEV의 비효율성이다. 선박, 항공기, 대형 트럭 등은 무조건 연료를 선호할 것이다. 연료는 더 많은 화물을 운반할 수 있고, 충전보다 빠른 주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돈이다. 탄소 네거티브 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이들에게 많은 문제를 덜어줄 것이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연료전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재급유 시간과 무게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에어셀라는 메탄올만 생산하는 기계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을 도울 수도 있다. 메탄올은 수소의 액체 저장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차량이나 주유소에 설치된 개질기에서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재의 배터리 기술에만 의존하여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시도보다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개인용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해답이 무엇이든 간에, 에어셀라의 기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