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총수, 추석 연휴에도 체코와 사업 협력 방안 고심
해외 사업장 방문 및 하반기 구상 등오로 연휴 보내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추석 명절 기간에도 제각각의 방식으로 하반기 경영 전략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4대그룹 총수들은 특히 명절 이후에 이뤄질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만큼 두 나라 사이의 현안과 기업 간 사업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회장은 닷새 동안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을 찾았다. 폴란드 가전 공장을 점검했고, 프랑스 리옹 국제기능올림픽에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삼성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이후부터 설·추석 연휴 기간을 활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해왔다. 특히 이 기간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책임자(CEO)들과도 만나 비즈니스 미팅 등도 소화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설 연휴의 경우에도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있는 삼성SDI 생산법인을 찾아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모바일 시장 반응을 살폈다. 지난해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았다.
아울러 이 회장은 추석 명절 직후 체코 방문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한 준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계 일각에선 이재용 회장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체코와 반도체 분야 협력을 시작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체코 정부는 최근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수소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혁신 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반도체 제조를 전략적 투자 분야에 추가하고, 현금성 지원 대상에도 포함시킨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영 구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내년 경영 전략을 모색하는 CEO 세미나가 다음달 예정된 만큼 그룹 역점 사업으로 두고 있는 인공지능(AI)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 등의 현안을 점검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만큼 연휴 직후 체코 방문에서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포럼을 주재하며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 등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그룹은 체코와 직접적인 사업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배터리와 반도체, 수소 등의 분야에서 향후 사업 협력 기회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또 SK는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분야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 분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와 한수원은 미국 선두기업인 테라파워의 글로벌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연휴 기간 별다른 일정 없이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회장은 올해 출시된 현대차 신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 EV3의 해외 판매 전략은 물론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 상황 등을 살펴봤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업계에선 정 회장이 체코 방문을 통해 유럽 주요 자동차 생산기지 중 한 곳인 현지 공장을 직접 둘러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체코 노소비체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2008년 생산을 시작한 이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33만대에 달한다. i30와 코나, 투싼 등 유럽 시장에 맞는 전략적 차종을 만들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만나 현대차 체코공장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한 뒤 하반기 경영 현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일명 'ABC'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모색할 전망이다.
아울러 구광모 회장은 체코 방문을 통해 최근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전장·부품 분야 추가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가 2018년에 인수한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는 체코 브라티모프 지역에 생산법인을, 올로모우츠 지역에 연구개발(R&D) 법인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5각 생산체제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는데,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체코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차와 폭스바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체코 정부는 자국 내 배터리 공장 유치에 발 벗고 나선 상황인 만큼 LG에너지솔루션에 관련 투자 요청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간 주요 그룹 총수들은 명절 기간 휴식을 취하며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데 시간을 보내왔다"며 "다만 이번 추석의 경우 연휴 직후 체코 순방 등 글로벌 경영과 직결된 일정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고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4대 그룹 총수 모두가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 동행하는 것은 올해에 들어 처음"이라며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그룹 총수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굵직한 이벤트들도 마련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명절엔 해외 여행"…추석 여행지 트렌드 살펴보니
- 고속도로 통행료 1인 미납 최고액은 561만원…802번 무단 통과
- 머스크 "왜 해리스 죽이려는 사람은 없냐"…논란되자 "농담"
- 구멍 난 양말 신고 앞좌석에 발을…광역버스서 목격된 민폐남
- '바가지 논란' 소래포구, 큰절 사과하더니…무게 속이는 저울 61개 발견
- 곽튜브, '왕따 논란' 이나은 대리 용서?…교육부도 선그어
- "볼펜 세자루도 반납하는데…김여사는 '명품가방' 보관"
- '추석 전 출범 무산' 여야의정협의체…이대로 좌초하나
- 경찰, FC서울 린가드 '무면허 킥보드 운전' 의혹 내사 착수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대…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IAEA 총회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