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국립공원서 촬영 장비 물고 달아난 수사자 사건 화제"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 사진가들을 경악하게 만든 사건이 벌어졌다. 사자 무리를 촬영하던 중, 거대한 수사자 한 마리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촬영 장비를 입에 물고 유유히 자리를 떠난 것이다. 현장에 있던 이들은 장비의 파손보다 사자의 돌발 행동에 숨을 죽이며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야생사진가 단슨 라디와 일행은 그야말로 얼어붙었다. 마사이마라의 대표적인 수사자 '올로이미나'가 풀밭에 떨어진 카메라 렌즈를 입에 물었기 때문이다. 해당 렌즈의 가격은 무려 한화 약 2,0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였다.
올로이미나는 주변 차량을 경계하며 렌즈를 입에 문 채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사진가들은 감히 사자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그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단슨 라디는 "우리는 그저 '왕'을 지켜보는 관객일 뿐이었다"며 "이곳의 주인은 언제나 사자들이고 인간은 단지 그들의 세계를 구경하러 온 손님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당시의 경외심을 전했다.

사건의 결말은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했다. 렌즈를 물고 몇 분간 걷던 올로이미나가 마치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 바닥에 살며시 장비를 내려놓은 것이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숲속으로 조용히 사라졌다. 확인 결과 렌즈에는 날카로운 이빨 자국이나 흠집 하나 남지 않은 완벽한 상태였다.
이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공개되자 수십만 회의 재생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위풍당당한 갈기와 품위 있는 행동으로 평소 '마라의 왕자'라 불리며 여러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했던 올로이미나였기에 지역 사진가들은 "역시 올로이미나답다"며 웃음을 보였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자의 의외의 행동에 재치 있는 반응을 보였다. "외부 쓰레기는 다시 가져다 놓는 모범 시민 사자다", "사진 잘 찍었냐고 묻고 간 것 같다"는 유쾌한 댓글부터 "사자가 도박에 져서 렌즈를 돌려준 것 아니냐"는 농담까지 이어졌다.
올로이미나의 행동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사자는 도둑이 아니었으며, 단지 자신의 왕국에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들의 물건을 확인해 본 것에 불과했다. 이번 해프닝은 야생의 주인이 보여준 너그러운 배려 덕분에 훈훈하게 마무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