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생활습관 개선해 신장 투석 횟수 줄이고 만성신장병 벗어나”

"만성신장병을 진단받은 뒤 늘 불안을 안고 살았어요. '신장은 한번 나빠지기 시작하면 다시 좋아질 수 없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거든요. 게다가 8년 전 제게 신장 이식을 받은 아들의 신장 기능까지 악화된 걸 확인했을 땐 정말이지 참담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입소한 뒤 한 달 만에 저와 아들 모두 신장건강 지표가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충북 괴산자연드림파크에 머물며 '자연드림 신장건강 생활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이주영 씨(65)는 지난달 28일 아이쿱재발방지요양병원 교육실에서 열린 자연드림 신장건강 생활치유 1차 성과 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신장 건강 생활치유 프로그램'은 의료·생산·소비 영역 협동조합 연합체인 iN라이프케어이종협동조합연합회가 주최하고 자연드림유기농치유연구재단, 항암생활연구소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생활습관의학 관점에 기반해 신장을 망가뜨린 근본 원인이 된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신장과 대사 기능을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신장 건강을 고려한 균형 잡힌 식단과 건강한 생활 습관에 회복의 실마리가 숨어 있었다. 이 씨는 프로그램 참가 전 사구체 여과율(eGFR)이 58.55였지만, 프로그램 참여 후 해당 수치가 매주 60 이상을 기록하며 만성신장병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 씨의 아들 강희승 씨(32)는 사구체 여과율이 29 이하로 투석 직전 단계였지만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사구체 여과율이 30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사구체 여과율은 신장이 1분 동안 걸러내는 혈장의 양을 나타내는 수치다. 정상 범위는 분당 90~120mL 정도다. 사구체 여과율이 분당 60mL 미만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신장병(CKD)으로 진단한다. 총 5단계 중 사구체 여과율이 15~29이면 4단계, 30~59는 3단계, 60~89는 2단계로 분류한다. 15 미만인 5단계는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한 상태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매주 사구체 여과율과 함께 소변량, 혈압, 혈당, 혈중 요소질소(BUN)등 신장건강 회복 정도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를 모니터링한다. 이 씨는 프로그램 참가 후 신장의 여과 기능이 향상되면서 소변량도 꾸준히 증가했다. 당뇨로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던 강 씨는 프로그램 시작 1주일 만에 혈당이 안정적으로 내려와 현재는 주사를 맞지 않고도 정상 혈당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 씨 모자 외에도 신장 건강 생활 치유 1차 프로그램에 참여한 6명 모두 신장 건강이 호전되는 사례를 보였다.
"균형 잡힌 식단·적절한 운동·충분한 수면으로 신장건강 개선"
신장건강 생활치유 1차 프로그램은 4월 23일 만성신장병 3·4·5단계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5월 12일부터 시작된 2차 프로그램에도 만성신장병 환자 6명이 참가 중이다. 참가자들은 괴산자연드림파크에 1개월 이상 혹은 5박 6일간 머물면서 운동 및 식습관 등 생활 습관 형성에 필요한 과정을 익히고,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재택 치유를 이어간다.
자연드림유기농치유연구재단 측은 "신장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영양 관리와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신장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참가자들은 현재 칼륨 함량을 낮춘 클린 주스나 발효 녹즙, 검은콩 낫또 등의 식품을 섭취하고 맨발 걷기, 운동, 사우나를 통해 노폐물을 배출하는 등 신장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 실천에 집중하고 있다.

"신장 건강 생활치유 프로그램 참가하며 투석 횟수 3회→1회로 줄여"
한번 손상된 콩팥(신장)을 다시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특히 만성신장병은 말기가 되어서야 증상이 나타나는 '침묵의 병'으로 알려진다. 환자가 병을 인지하고 병원을 방문했을 땐 콩팥의 기능이 이미 많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신장병을 진단받은 뒤엔 적극적인 치료와 더불어 식이요법, 운동 등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하면서 콩팥 기능이 악화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 투석 18개월차인 곽해상 씨(65)는 신장건강 생활치유 프로그램 참가하면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개선해 매주 3회씩 받던 투석 횟수를 1주일 만에 2회로 줄일 수 있었다. 이후 프로그램 5주차에 접어들었을 땐 투석을 1회까지 줄였다.
이는 곽 씨의 삶을 바꾸는 엄청난 변화였다. 그는 "매회 4시간씩 매주 3회나 받던 투석을 2회로 줄이게 됐을 때 날아갈 듯이 기뻤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장병이 발병하면서 생활 자체가 '집-병원-집-병원'의 반복이었어요. 여행도 가고 싶고 친구들하고 놀러 가고도 하고 싶은데 그런 평범한 일상마저 제겐 쉽지 않았죠. 특히 투석을 하고 나면 근육통이나 부종이 심해져 움직이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해 나가다 보니 후유증도 모두 사라지고 투석 횟수까지 줄일 수 있게 됐어요."

"신장질환 단계 및 건강 상태에 따른 개인 맞춤형 생활 습관 실천해야"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신장 건강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영 씨는 "아들과 제가 건강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몸소 체험하면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같은 신장병이라도 사람마다 증상의 정도나 진행 속도는 다를 수 있다. 원인 질환 역시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질환, 다낭콩팥질환, 요로 폐쇄 등으로 다양하다. 김아영 자연드림유기농치유연구재단 박사는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춰 운동 강도나 식단을 정하고, 자기 역량에 맞춰 변화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며 "생활치유 프로그램은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방법을 찾고 이를 실천하며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프로그램을 마친 뒤 일상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그램 참가 기간 동안에는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를 지키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김 박사는 "생활 습관을 안정적으로 개선하여 몸에 안착되게 하려면 보통 3개월 정도는 잡아야 한다"며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이곳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잘 익힌 뒤 집에서도 치유 과정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카카오톡이나 온라인 등으로 꾸준히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드림유기농치유연구재단은 '자연드림 신장건강 생활치유 프로그램' 3차 참가자도 곧 모집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생활치유 프로그램은 의료적인 치료가 아닌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참가를 위해선 치료 중인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및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서 등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지연 기자 (medlima@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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