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면 생계형?' 연봉보다 홈런-덩크로 더 번 선수들 [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5. 2.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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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시즌 중 열리는 올스타전은 시즌 최고의 선수들이 한데 나와 경기를 한다는 점에서 언제나 흥밋거리를 유발한다.

야구와 농구에서는 올스타전의 관심을 끌어올리기위해 전야제 형식으로 여러 이벤트를 하는데 그중 백미는 단연 야구에선 홈런더비, 농구에선 덩크 콘테스트다.

올스타전에 나설 정도의 기량은 아니지만 홈런, 덩크에 특화된 선수들도 출전하는데 그러다보니 저연차 선수들이 우승을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제 소개할 선수들은 자신이 벌어들인 급여보다 홈런더비와 덩크 콘테스트 우승 상금이 더 큰 그야말로 '이벤트전'의 선수들이다.

16일 열린 NBA 덩크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맥 맥클렁의 덩크 모습. 연합뉴스 AFP

▶덩크 콘테스트 우승은 3회, NBA 경기 출장은 5회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24-2025 NBA 올스타전 전야제 덩크슛 콘테스트에서는 맥 맥클렁(올랜도·188㎝)이 우승을 차지했다.

맥클렁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든 덩크를 만점을 받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은 1차 예선부터 림 아래에 기아 승용차를 세워둔 뒤 이를 뛰어넘어 고난도 백핸드 덩크를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고 이미 우승을 예상했을 정도.

사실 맥클렁은 NBA 팬들이라도 이름이 생소한 선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NBA 커리어는 정규경기 5경기 출장이 전부이기 때문. 2021년부터 프로에 진출했지만 대부분의 커리어를 NBA 마이너리그격인 G리그에서만 뛰었다.

NBA 뛰기엔 다소 모자란 기량, 그리고 188cm의 작은 키였지만 그에게 특출난 능력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덩크였다. 엄청난 점프력과 탄력을 이용한 화려한 덩크는 입소문이 나 NBA 경력이 거의 없음에도 덩크 콘테스트에 2023년부터 참가했고 등장과 동시에 우승, 이듬해 우승, 그리고 이번에도 우승을 차지하며 사상 첫 덩크 콘테스트 3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심지어 2023년에 덩크 콘테스트에 우승했을 때는 무려 27년 만에 나온 백인 덩크 콘테스트 우승자였다. 아무래도 어떤 종목보다도 순수하게 피지컬이 중요한 농구, 그것도 덩크에서 우승자는 항상 흑인이었지만 백인이 우승을 차지한 것 자체가 화제였다.

맥클렁은 2021년부터 프로 생활을 하며 5년간 NBA선수로 13만달러(약 1억9000만원)를 벌었다. 하지만 3번의 덩크 콘테스트 우승으로 31만달러(약 4억5000만원)의 상금을 받으며 급여보다 훨씬 더 많이 벌었다. 어찌보면 그가 덩크 콘테스트에 누구보다 진심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16일 열린 NBA 덩크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맥 맥클렁의 덩크 모습. 연합뉴스 AFP

이렇게 NBA 역사에 남을 '덩크왕'의 칭호를 얻게 된 맥클렁. 하지만 5년간 NBA 5경기 출장이라는 초라한 기록은 덩크왕의 칭호와 낙폭을 느끼게 한다.

맥클렁은 덩크 콘테스트 3연패를 차지한 후 기자회견에서 '3연속 덩크 콘테스트 우승을 반납하고 NBA 정식 계약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제 목표는 덩크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는 것이 아니라 코트 위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저는 덩크보다 농구를 더 사랑한다."

▶'북극곰' 알론소, 맥클렁 이전에 상금 헌터

NBA에 맥클렁이 있다면 이전 MLB에는 정말 북극곰과 같은 체형(191cm, 111kg)과 생김새의 피트 알론소(30)가 있었다.

2019년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 데뷔한 1루수 알론소는 신인임에도 전반기에만 무려 30홈런을 때려내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리고 올스타전 전날 열리는 홈런더비에서도 알론소는 8강과 4강 모두 홈런 하나 차이로 이기며 결승에 오르더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꺽고 역대 두 번째 신인 선수 홈런더비 우승을 차지했다.

2021 홈런더비 우승 당시의 피트 알론소의 모습. 연합뉴스 AFP

당시 알론소는 메이저리그 1년차였기에 기본 연봉인 55만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홈런더비 우승상금은 100만달러였다.

기세를 타 알론소는 2020년에도 홈런더비 우승을 노려 연봉보다 많은 우승상금을 노리는가 했지만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아 기회가 날아갔다. 이후 2021년 홈런더비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다시 출전한 그는 1라운드에서만 35개의 홈런을 치더니 결국 결승에서 대장암 3기를 이기고 돌아온 트레이 맨시니를 꺾고 홈런더비 2연패를 달성했다.

2019년 메이저리거 1년차로 55만달러, 2020년에는 2년차였지만 단축시즌이었기에 연봉도 줄어 24만달러 수령, 2021년에는 68만달러의 연봉으로 3년간 급여로 147만달러를 받았던 알론소는 2번의 홈런더비 우승으로 각 100만달러씩 총 200만달러의 우승상금을 받아 급여보다 많은 우승 상금의 원조격 선수가 됐다.

그렇다고 알론소가 홈런더비에만 최적화된 선수는 아니다. 신인시절 무려 56홈런을 때리며 메이저리그 역사를 썼던 알론소는 2022년에는 40홈런 131타점으로 타점왕에 올랐고 2023년에는 46홈런을 때렸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알론소는 올시즌을 앞두고 메츠와 2년 5400만달러(약 780억원)의 계약을 맺은 것. 이 금액조차 '사실상 FA 재수'라고 평가할 정도로 만족스럽지 않은 계약이다. 그만큼 알론소는 단순히 '홈런더비의 왕'을 넘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제 홈런더비 우승상금은 자신에게 우스운 수준일 정도의 선수가 됐다.

'덩크왕' 맥클렁이 종목은 다르지만 본받고 싶을 선수가 메이저리그의 알론소가 아닐까.

ⓒ연합뉴스 AFP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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