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이 미분양 사태로 공사비를 수령하지 못한 대구 공동주택 사업장의 자금조달을 지원했다. 시행사가 일으킨 미분양 담보 대출 중 후순위 1116억원에 이자지급보증을 약정하면서 대출이 성사되도록 도왔다. 다만 미분양 가구가 임대 이후 재분양되는 만큼 현대건설의 공사비 회수 시점이 최소 2년은 밀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의 시행사 비에스디파트너스는 9월 KB증권 등의 대주와 2786억원의 미분양 담보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담보는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의 미분양 가구다. 선순위 1670억원, 후순위 1116억원 등으로 구성됐으며 기존에 조달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과 사업비 지급에 사용된다.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은 대구광역시 서구 비산동 934-1번지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762가구, 오피스텔 75실 규모의 공동주택으로 4월 준공돼 7월 입주가 개시됐다. 현대건설과 비에스디파트너스는 2021년 5월 1500억원의 본PF를 조달한 뒤 2022년 7월 착공 이후 8월 분양에 나섰으나 저조한 분양률로 본PF 상환금과 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했다. 약 8000만원의 페이백 조건으로 분양을 진행했음에도 진척되지 않았으며 8월 말 기준 분양률은 27.2%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분양예정가액은 4870억원이나 누적분양가액은 1119억원에 머물렀다.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활용 등이 거론됐으나 전월세로 임대한 이후 재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는 추세로 8월 말 기준 3702가구에 달했기 때문에 분양을 강행하기보다 전월세 전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의 도급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971억원이며 비에스디파트너스의 재무제표에 미지급금으로 1945억원이 계상된 만큼 대부분의 공사비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 회수 시점은 전월세 운영이 종료돼 재분양에 나설 2년 뒤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은 전월세 운영이 시작돼 최소 2년 이상 임대하게 될 것"이라며 "임대 이후 재분양 시점은 대주단과 대구 미분양 추이를 보고 결정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공사비 회수를 위해 전월세 운영을 위한 미분양 담보 대출이 이뤄지도록 도왔다. 후순위 1116억원에 이자지급보증을 약정했으며 비에스디파트너스가 이자를 지급할 여력이 없다면 이자를 대납해야 한다.
선순위 1670억원 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모기지보증을 통해 조달됐다. HUG는 비에스디파트너스가 선순위 대출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보증채무를 이행하기로 했다. KB증권은 9월15일 HUG의 보증을 바탕으로 비에스디파트너스에 167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으며 금리는 3%다. 만기는 2028년 9월15일이지만 분양수입금이 완납되거나 임대차계약이 체결되면 의무적으로 조기상환해야 한다.
비에스디파트너스는 대출 만기 전까지 재분양에 나설 예정이며 여기서 유입되는 현금흐름을 통해 대출 원리금과 공사비를 지급하게 된다. HUG와 현대건설의 신용보강을 통해 자금을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었던 만큼 재무 안정성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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