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권총’에 ‘우승 축포’까지 쏘아올린 GS칼텍스 권민지의 봄… “내년에는 맨 위에서 기다릴게요”

GS칼텍스의 우승을 결정지은 건 권민지(25)였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 4세트 권민지의 대각선 공격이 한국도로공사 수비 손을 맞고 크게 튀어 올라 코트 바깥으로 넘어갔다. 챔피언결정전 3전 전승, GS칼텍스가 5년 만에 여자배구 정상에 올랐다. 시리즈 내내 ‘쌍권총’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던 권민지가 우승을 확정하고는 ‘장총’을 크게 한 방 쏘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오래도록 기다렸던 팀 우승을 자기 손으로 결정 짓는 것,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특권이다. 27일 그랜드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진에어 20225~2026 V리그 남녀 합동 축승회에서 만난 권민지는 “마지막 점수를 꼭 내고 싶었다. 지지(지젤 실바)가 후위에 있었는데 저한테 토스가 올라와서 너무 고마웠다”고 웃었다. 크게 세리머니를 했지만, 순간 멍했다고 했다. 권민지는 “저도 모르게 지지 쪽으로 고개가 향했다. 팬분들 환호하고 계시고, 폭죽 터지는 것까지 겹쳐서 보이는데 순간 울컥하더라. 지지 얼굴이 눈에 들어오니까 ‘아 우리가 정말 해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이 펑펑 울었다. 권민지는 “감독님이 ‘에겐남’이시라 원래 눈물이 많다”고 웃었다. 하지만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권민지는 “저는 지지 보고 울고, (유)서연 언니는 또 저 우는 거 보고 울고 (한)수진 언니는 또 서연 언니보고 울고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우승 엔딩으로 가는 여정은 드라마와 같았다. 정규리그 최종전 승리로 마지막 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던 팀이 극적으로 봄 배구에 나갔다. 한번 기세를 탄 GS칼텍스는 무섭게 질주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챔프전 3차전까지 단 1경기도 내주지 않고 6경기를 내리 이겼다.
GS칼텍스의 우승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것처럼 권민지의 챔프전 대활약도 자신하기 어려웠다. 봄 배구 첫 경기였던 흥국생명과 준플레이오프에서 권민지는 부진했다. 8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범실만 3차례 기록했다. 수원 원정에서 현대건설을 만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득점에 그쳤다.
권민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실바와 동료들의 활약 속에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따냈다. 권민지는 “수원에서 정규리그 때 좋지 않았는데 거기서 이겼다. 현대건설은 미들, 저희는 양 사이드 이렇게 강점 확실한 팀들끼리 대결이라 첫판이 중요했는데 그걸 이기면서 기세가 확 살아났다”고 했다. 중요한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따내면서 GS칼텍스가 확실한 흐름을 탔고, 권민지도 재정비할 기회를 잡았다. 권민지는 “(좋지 않을 때도) 감독님께서 특별한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그저 ‘무조건 네가 먼저 들어갈 거니까 준비하고 있으라’고만 하셨다”고 했다.
감독의 믿음 속에 권민지의 경기력 또한 살아났다. 플레이오프 2차전 범실 없이 13점을 올리며 챔프전으로 가는 티켓을 따냈다. 챔피언결정 1차전 14득점으로 활약을 이어갔고, 마지막 3차전 ‘챔피언 포인트’를 포함해 15득점으로 날았다. 시리즈 내내 화제가 된 ‘쌍권총’ 세리머니로 동료들의 ‘텐션’을 바짝 끌어올리며 숫자 이상으로 우승에 기여했다. 권민지는 “웜업존 동료들까지 다함께 분위기를 올릴 수 있는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이미 했던 식상한 세리머니가 아니라 좀 새로운 걸 하려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우승 이후 쉴새 없이 기념행사 이어졌다. 잠시 짬을 내 영국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이날 축승회 참석을 위해 돌아왔다.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바로 행사장으로 차를 몰고 왔다.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지난해처럼 6위로 시즌을 마치고 어쩔 수 없이 긴 휴가를 받아들여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처럼 바쁜 게 당연히 훨씬 더 낫다. 너무 어려서 크게 활약하지 못했던 5년 전 우승과 비교해도 이번 우승은 느낌이 또 다르다.
권민지와 GS칼텍스 선수들은 다음 달 10일부터 다시 새 시즌 준비를 시작한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한국에 와서 ‘아파요’라는 말을 처음 배웠을 만큼 무릎 부상으로 고생하면서도, 든든하게 팀 기둥 역할을 해온 실바가 일찌감치 GS칼텍스와 재계약했다. 권민지 자신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의 기량도 한 뼘씩 더 올랐다. 봄 배구 6전 전승으로 챔피언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전에 없던 자신감도 얻었다.
권민지는 “정규리그 막판부터 ‘지면 끝’인 상황을 다 넘기고 결국 우승을 했다. 내년에도 당연히 우승을 하고 싶다”면서 “다만 내년에는 정규리그부터 ‘지면 끝’인 경험은 하기 싫다. 1위로 올라가서 기다리고 싶다”고 웃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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