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0살 딸 손잡고 ICBM 발사 지휘…"핵에는 핵으로 보복"

김성훈 2022. 11. 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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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발사 현장 공개
'화성-17형' 고도 6041㎞ 상승
999㎞ 날아 목표지점에 탄착
탄두 재진입 성패는 언급 없어
한미, 강력한 대비태세 의지
B-1B 폭격기 2주만에 재전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지난 18일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앉아 있는 뒤편으로 부인 리설주 여사(오른쪽)와 딸이 나란히 서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직접 현장 지휘했다고 북한이 19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ICBM 시험발사 현장에서 한·미·일과의 강대강 대결 구도에서 밀리지 않고 핵무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부인 리설주 여사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물론이고 그동안 공개하지 않아온 딸까지 현장에 데리고 나와 격정적으로 성공을 자축했다. 이날 한미는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재전개해 무력시위를 벌이며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북한 조선중앙TV에 보도된 북한의 ICBM 화성-17형이 발사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서 "적들(한미)이 핵타격 수단들을 뻔질나게 끌어들이며 계속 위협을 가해온다면 우리 당과 정부는 단호히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에는 정면 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려는 적들의 침략전쟁연습 광기에 우리 당과 정부의 초강경 보복 의지를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제국주의자들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와 전쟁연습에 집념하면서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군사적 허세를 부리면 부릴수록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공세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지난 19일 한국 F-35A와 미 F-16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연합공중훈련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합동참모본부】

김 위원장으로서는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직접 지휘한 데 이어 이번에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전략핵무기' 능력까지 입증하며 한·미·일에 대한 핵 위협을 완성하는 효과를 노렸을 개연성이 있다.

북한은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서 발사된 화성-17형이 정점고도 6040.9㎞까지 상승해 4135초(68분55초) 동안 999.2㎞를 날아 동해 공해상 예정 수역에 정확히 탄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군당국이 발사 당시 탐지했던 제원과 대체로 유사한 수치다.

북한은 "시험발사 결과를 통해 우리 국가전략 무력을 대표하게 될 신형 중요 전략무기체계에 대한 신뢰성과 세계 최강의 전략무기의 위력한(위력적인) 전투적 성능이 뚜렷하게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당초 북한은 한·미·일 정상회의 전인 지난 3일 화성-17형 시험발사를 감행해 국제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발사가 실패하면서 다소 지연된 시기에 재차 시험발사를 했다.

다만 북한은 관련 보도에서 ICBM의 핵심 기술인 탄두 부분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관련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해당 기술은 북한이 이번 화성-17형 발사를 비롯해 이제껏 실시했던 고각발사로는 확보·검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2017년 11월 29일)' 선언 5주년에 맞춰 새로운 성과를 연출하려고 화성-17형을 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러한 군사적 성과는 북측 체제 특성상 내부 결속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북한이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을 선언하자 한미는 지난 19일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를 14일 만에 다시 한반도에 전개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며 맞대응했다. 북한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문제 삼아 도발을 지속하더라도 강력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한미동맹의 의지를 과시한 셈이다. 합동참모본부는 "한국 공군의 F-35A와 미 공군의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미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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