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시니어(노년층)가 은퇴 이후 활발한 소비, 여가를 이어가면서 능동적인 경제주체로 주목 받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라는 신조어도 나온 가운데 금융권은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겨냥하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5억192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2023년 기준으로 60세 이상 가구 수가 812만5218가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들 세대의 순자산 총합은 4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그룹은 다른 금융사보다 고객유치 경쟁에 다소 늦게 참가했지만,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신한금융은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서비스)으로 시니어 확보를 정조준할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1일 현재 유언대용신탁, 자산관리(WM) 부문에 중점을 둔 시니어 브랜드 '플래티넘100(가칭)'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손을 잡았다. 신한은행 투자솔루션부는 유언대용신탁을 담당한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이 생전에 재산을 신탁회사에 맡겨 관리하고 사망 이후에는 유언장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하는 금융상품이다. WM 부문에서는 '원(ONE) WM' 전략 아래 단일 거버넌스 체계로 움직이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이 함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고객의 은퇴부터 사망 이후에 이르는 시기마다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자산관리자문단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를 활용한다. 이곳에서는 자산관리에 더해 세무, 부동산, 기업 솔루션, 상속 및 증여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도 시니어를 공략할 태세를 갖췄다. 대표적으로 시니어 세대의 은퇴 준비와 이후의 삶까지 살펴보는 '연금라운지'가 있다. 신한은행은 2023년 경기 일산, 서울 노원에 연금라운지를 설치한 뒤 지난해 3곳(서울 강남, 경기 수원, 울산)을 추가했다.
연금라운지에서는 보유 자산과 현금흐름을 진단한 뒤 고객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평생소득 컨설팅'이 진행된다. 3층 연금(공적·퇴직·개인연금)뿐 아니라 주택연금, 상속 및 증여, 금융소득세, 건강보험료, 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 보험, 펀드 등 방법도 다양하다.
컨설팅 이후 고객은 자산과 현금흐름을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사후관리 서비스 '평생소득 케어'도 받는다. 아울러 금융과 비금융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도 열린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적립금 순위에서 은행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46조39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1조1861억원)과 비교해 5조2113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에 더해 신한은행은 최근 로봇 전문 서비스 기업 클로봇과 '가사로봇·금융서비스 융합모델 개발'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두 회사는 △로봇 플랫폼 내 금융 알림·상담 기능 개발 △종합재산신탁·가사로봇 연계 모델 구축 △브랜드 파트너십 공동 홍보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래형 시너지 지원 모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신한라이프 또한 시니어 공략을 책임진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1월 신한금융플러스의 요양사업을 이관 받아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 같은 해 주야간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당데이케어센터도 오픈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첫 요양시설을 경기 하남시에 개소할 계획이다.
요양사업은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 규모는 약 14조5000억원에 이른다. 2018년 8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평균 15.6%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인공지능(AI), 건설 등 다양한 업종과 힘을 합쳐 시니어 사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KAIST 뇌인지과학과와 '시니어 공간 연구계약'을 맺고 식음 서비스 회사 삼성웰스토리와도 시니어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올해 1분기 4억5400만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동기(3억5000만원)보다 1억400만원 늘어난 것이다. 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504억1100만원에서 745억9900만원으로 241억8800만원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시니어 브랜드 출범을 위한 준비에 나섰으며, 종합 솔루션으로 차별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60대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라이프사이클)를 분석해 금융은 물론 비금융 서비스 혜택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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