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최고 기온 1도 오를 때마다…‘이것 물림’ 6% 증가
도시화로 ‘인간 접촉’ 우려 더욱 증가
기후변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사람이 독사에 물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도시화의 영향으로 뱀과 인간이 접촉할 공산이 더욱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얼럿’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에모리대 연구진이 최근 국제학술지 ‘지오헬스’를 통해 기온이 높아지면서 독사에 물리는 사고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독사 물림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8만1000~13만8000명에 달한다.
연구진은 2014~2020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독사에 물려 병원에 방문한 3908명의 치료 자료를 분석했다. 조지아주에는 총 17종의 독사가 사는데, 이 가운데 7종은 의학적으로 특히 우려할 만한 수준의 독을 품고 있다.
연구진은 뱀이 주변 기온 등 환경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환자들의 치료 자료와 환자가 독사에 물렸을 당시의 일 최고·최저 기온, 강수량, 습도를 파악했다.
분석 결과, 일 최고기온이 1도 높아질 때마다 독사 물림 사고가 약 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온 상승의 영향이 특히 봄에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원래대로라면 땅 속에 잠들어 있어야 할 독사가 높아진 기온 탓에 땅 밖으로 나와 사람을 무는 일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열과 같은 기후 변수가 뱀의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온 상승이 독사 물림 사고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분석은 최근 전 세계에서 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해 우려를 키운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 최근 미국지구물리학회(AGU)는 “기후변화가 물림 사고의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후변화가 기온 상승을 일시적이 아닌, 일상적인 현상으로 만들고 있는 만큼 향후 인간은 독사를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연구진은 특히 과거 한적한 수풀이던 곳이 도시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길을 걷다가 독사 등 뱀과 마주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AGU를 통해 “사람들에게 뱀이 선호하는 땅이 어디인지를 알리는 교육을 해야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인간과 뱀이 공존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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