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X발놈이” 공영홈쇼핑 직원에 폭언 일삼은 ‘슈퍼乙’ 뉴월드통상 회장

장우정 기자 2024. 10.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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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 불고기 1등급 한우로 속여 홈쇼핑 납품한 뉴월드통상 김병형 회장
공영홈쇼핑 직원 대상 폭언 일삼아, 대표·임원 거론 막말도
뉴월드통상 매출 855억 중 70%가 공영홈쇼핑...노조 “바디캠 도입 준비 중”

“X 같은 자식아, 너 몇 살이나 처묵었노. 몇 살이나 처먹어냐고, X자식아! X발놈이, X 같은 새X가.”

“썩은 고기(경쟁사 판매 제품)를 왜 팔아주냐고, X발.” “(공영홈쇼핑 간부 지칭하며) 대가리 확 깨불어, 가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공영홈쇼핑에 축산물 가공 제품을 납품하는 주 협력사 ‘뉴월드통상’의 김병형 회장이 공영홈쇼핑 직원 여러 명에게 고성으로 욕설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직원들은 “아”라는 짧은 탄식밖에 내뱉지 못한 채 무방비로 언어 폭력에 노출됐다.

7일 조선비즈는 공영홈쇼핑 노동조합이 최근 취합한 뉴월드통상 김병형 회장과 임직원의 갑질 사례를 입수했다. 일부 녹취 파일에는 이처럼 입에 담기 어려운 김 회장의 욕설이 담겨 있었다.

공영홈쇼핑 법무팀 관계자는 “황금시간대 편성을 안 해준다는 이유로 복수의 직원들에게 고성을 넘어 욕설까지 퍼붓는 사례가 여러 개 취합됐으며, 해당 시간대 경쟁사 제품이 방송된 것과 관련해서도 ‘썩은 고기’ 파는 곳을 왜 밀어주느냐는 취지로 항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피해 직원 중 일부는 공황장애를 호소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또 다른 녹취 파일(위 파일 참조)에는 실제 수령한 제품(소한마리탕)이 방송과 상이하고 장조림처럼 고기가 부서져 왔다는 소비자 민원에 대해 김 회장이 적반하장으로 반발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김 회장은 “방송하고 똑같은 거 (있는지) 대한민국 홈쇼핑 다 뒤질까요?”라며 “리콜(제품 회수) 때리라고요. 공문 줄 테니까, 조성호(공영홈쇼핑 당시 대표)한테”라고 했다.

공장으로 위생 점검을 나간 직원이 도축 결과서 상이, 냉동창고 관리 미흡 등의 이유를 들어 현장에서 ‘불합격’ 통보하고 회사에 복귀하자 해당 직원에게 직접 전화해 “말귀를 못 알아 처먹냐, 너. 니 애미가 그렇게 가르쳤냐, X발”이라고 욕설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엔 방송 개봉용 제품 중량이 실 제품(800g)의 50%를 초과해 담당 직원이 개봉 시연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김 회장이 “우리가 개봉용을 따로 만들었다는 거냐”고 항의하면서 “개XX야, 실제로 고객한테 1000g 넘는 상품이 가면 상관없잖아”라고 폭언하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방송에서 보여준 상품과 실제 상품이 다르다는 고객 불만이 과거에도 제기됐던 만큼 시연을 거부했다.

뉴월드통상 임직원 역시 스튜디오로 밀봉기를 가져와 방송 시연용 팩 속 내용물을 조작하거나 중량을 저울로 달아 보이는 시연을 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공영홈쇼핑 여성 직원의 어깨나 엉덩이를 터치하는 등 성추행하거나 관련 쇼호스트를 어깨동무로 밀착시킨 뒤 “너는 고기 방송 들어와야지, 왜 이딴 생선을 파느냐”는 식으로 간섭한 사실도 있었다.

공영홈쇼핑 상위에 올라가 있는 뉴월드통상 생산 소갈비 사진. /공영홈쇼핑 캡처

뉴월드통상이 공영홈쇼핑 전체 매출의 10% 가까이를 책임질 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점을 노린 조직적 갑질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편성, 품질 관리 등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방송 음악이나 제품 배치 등 세세한 부분까지도 직접 간섭하고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영홈쇼핑이 이런 논란에도 거래를 지속해 온 것은 중소기업 중에서 홈쇼핑에 신속하게 댈 만한 물량·가격을 맞출 수 있는 곳이 손에 꼽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고기 제품의 경우 1시간에 3억~5억원 수준이 팔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수년간 납품을 해오면서 이런 의존도가 커지자 ‘뉴월드통상이 없으면 고기 못 판다’는 공감대가 공영홈쇼핑 내부에서도 퍼진 것으로 전해진다.

공영홈쇼핑 노조 측은 “뉴월드통상의 갑질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올해 5월, 7월, 9월 세 차례에 걸쳐 “이런 부당한 행위는 우리 노조원의 존엄성과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문제”라며 “거래 중단,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 달라”고 성명서를 냈다.

이에 지난 9월 공영홈쇼핑 표준계약서에는 ‘상호 임직원의 인격을 존중하여 폭행 또는 신체적 위해를 가할 것처럼 위협하거나 폭언, 욕설, 협박, 모욕, 비하 등의 언어폭력 등과 같은 위법행위를 일절 하지 않으며, 해당 피해 발생 시 표준거래기본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협력사 서약서 조항이 추가됐다.

배주현 공영홈쇼핑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이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조 차원에서 바디캠(몸에 장착하는 카메라)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바디캠은 폭력 증거도 수집할 수 있지만, 이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어 법률적 검토를 받고 있다”고 했다.

뉴월드통상은 최근 중기부 감사 결과 젖소(유우·乳牛) 불고기를 1등급 한우로 판매한 사실이 적발됐다. 젖소 불고기 건으로 공영홈쇼핑은 중기부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 회사는 수입산 소고기를 사다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납품한 사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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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젖소 불고기 한우로 속이고 직원 폭행...공영홈쇼핑 ‘뉴월드통상’에 쩔쩔 매는 까닭은

공영홈쇼핑은 뉴월드통상 측에 9월 중순 거래 종료를 통보했다. 지난해 855억원의 매출을 올린 뉴월드통상은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공영홈쇼핑에서 올리고 있어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김병형 회장은 “계약 해지, 방송 중단으로 공장 가동까지 중단한 상황이다. 공영홈쇼핑이 더 이상 뭘 원하는지 되묻고 싶다”면서 “국회는 중기부 감사가 제대로 된 것인지 들여다봐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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