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언론사 압수물 무차별 수집 논란 가열… “혐의무관 정보 압수” vs “적법절차 문제 없어”

유경민 2024. 3. 2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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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피의자인 언론사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혐의와 무관한 취재 내용까지 대검찰청 서버에 저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윤 대통령을 포함한 전·현직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를 직권남용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전날 수사 2부에 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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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명예훼손 의혹 수사 관련
“檢, 사건 관련 없는 취재파일 압수”
해당 언론사 대표·기자들 큰 반발
野 “민간인 불법사찰” 공수처 고발
檢 “피의자 협의… 자료 직간접 연관
이미지 파일, 대검 예규 따라 보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피의자인 언론사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혐의와 무관한 취재 내용까지 대검찰청 서버에 저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이를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으로 규정짓고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전·현직 검찰총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윤 대통령을 포함한 전·현직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를 직권남용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전날 수사 2부에 배당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의혹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의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대장동 대출 관련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도 은폐했다는 취지로 보도했거나, 이에 관여한 언론사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 등 일부 피의자들은 검찰이 이 사건과 무관한 취재 파일이나, 메시지 대화 내용 등까지 압수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검찰이 휴대전화에 기록된 전자정보 전체를 복사한 ‘이미지파일’을 디지털수사망(디넷)에 저장해 보관하고 있으며, 이는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검찰은 반박 입장을 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피의자 측과의 협의를 거쳐 휴대전화 저장 내용에 대한 선별 절차를 진행했다”며 “범행 동기 등의 입증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의미가 있는 내용에 한정해 압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범행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을 압수수색할 수 있다’고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2017도13458)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익명의 영장전담 판사 출신 변호사는 “판사는 압수수색 가능 범위를 ‘범죄 혐의와 관련이 있는 전자정보’라고 영장에 기재할 수밖에 없는데, 검찰이 이를 근거로 압수수색을 한다면, 증거능력은 법정에서 밝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휴대전화에 기록된 전체 이미지파일 보관은 기술적 문제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며, 대검 예규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컴퓨터의 경우 문서가 별개 파일로 구분돼 있어 일부 파일만 따로 압수할 수 있는 반면, SNS 메시지는 1개의 데이터베이스(DB) 형태로 보관돼 있어 일부 내용만을 분리해 추출하는 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분리추출이 불가능한 휴대전화 데이터 저장 원리. 대검찰청 제공
다만 이와 관련해 과거 국정농단 수사 당시 확보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의 문자메시지가 4년 뒤 다른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재판에서 증거로 제출되는 등 검찰이 저장했던 자료가 다른 수사 등에 쓰여 문제가 된 사례가 있다.

검사 출신의 한 정보보호 전문 변호사는 “전체 이미지파일을 보관하는 경우 증거의 동일성이나 무결성 등을 입증하기 위한 용도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검찰의 이미지파일이 요건에 맞게 저장되는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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