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여럿이 타도 연비 잘 나올까? 2022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AWD



평일 오전, 장거리 시승을 핑계로 동료기자들과 ‘법카’ 챙겨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옥천수생식물원. 아름다운 대청호 경관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장소로, 주변엔 송어회와 향어회만 전문적으로 파는 맛집이 즐비하다. 여행 경비를 조금이나마 아끼기(?) 위해, 우린 연비 좋고 공간 넉넉한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가져왔다.


글 강준기 기자(joonkik89@gmail.com)
사진 서동현 기자(dhseo1208@gmail.com)

토요타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스마트 에코 투어리즘’이란 메뉴가 있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고객을 위한 친환경 여행 코스 네 곳을 제조사가 추천한다. 국내는 남해 코스 한 가지로 단출한데, 우리가 또 다른 코스를 구성해 독자 분들께 소개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수도권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으로.


마침 토요타코리아에 2022년형 시에나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차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AWD 모델로, 2열에 오토만 시트를 더했다. 문득 궁금했다. 통상 신차를 시승할 때, 운전자 혼자 타고 주행성능과 연비 등을 체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시에나 같은 미니밴은 식구들 또는 친구들 가득 태우고 장거리 놀러가는 용도로 구입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 팀은 ①동료기자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넉넉한 공간 ②‘법카’ 지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연료효율 ③2021년형과 2022년형 모델의 차이 체크 ④운전자 혼자 탔을 때와 여럿이 탔을 때 장거리 연비 차이 확인 ⑤스마트 에코 투어리즘 다섯 번째 여행코스 소개 등 5가지 이유로 이번 여행의 파트너를 정했다.


서울에서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옥천수생식물학습원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충북 옥천군에 자리한 수생식물학습원. ‘천상의 정원’이란 별칭이 있을 정도로 남다른 자연경관과 흔치 않은 수생식물을 볼 수 있는 여행지다. 팬데믹 이후 떠오른 명소인데,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가을 비대면 관광지’에 들어가 입소문을 탔다. 게다가 남해처럼 ‘각 잡고’ 갈 필요 없다. 서울에서 약 두 시간 거리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안성맞춤이다.

기름을 가득 채우고 출발했다.

서울 서초동 <로드테스트> 사무실에서 목적지까지 거리는 약 172㎞. 우리 팀은 왕복 약 340㎞ 장거리 연비 계측을 위해 인근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가득 채웠다. 여행 마치고 다시 돌아와, 계기판 표시연비가 아닌 ‘풀-투-풀(Full-to-Full)’ 실연비를 측정해보고자 한다. 시승차엔 남자 성인 3명이 각각 1열, 2열, 3열에 앉았고 트렁크엔 영상 촬영장비를 실었다.


강남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심플하다. 경부고속도로 타고 ‘쭉’ 내려가다가 판암IC에서 옥천 방면으로 빠진 다음, 단풍이 우거진 굽잇길을 약 2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회복속도 빠른 토요타 하이브리드


‘두 시간 내로 끊겠다’는 우리 예상과 달리, 경부고속도로 정체가 안성 부근까지 이어졌다. 평균 주행속도는 시속 30㎞ 내외. 그런데,무게 2.2t(톤)이 넘는 미니밴의 평균연비가 1L 당 17㎞ 대를 긴 시간 유지했다. 정체구간 연비 하락이 여느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해 크지 않았다.


비결은 세 개의 전기 모터. 엔진을 제외한 모터의 최고출력만 182마력에 달한다. 120마력의 캠리, RAV4, ES300h와 비교해 모터 출력이 육중한 차체에 걸맞게 한층 강하다. 덕분에 정체구간에서 엔진 개입 없이 모터로 끌고 가는 시간이 의외로 길다.


동시에 체력 회복시간도 빠르다. 특히 시에나 하이브리드 AWD 모델은 뒤 차축에 전기 모터(MGR)가 하나 더 있다. 해당 모터는 가속 상황이나 언덕길 등판, 눈길 주행 등 필요에 따라 뒷바퀴를 구동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감속 또는 제동할 때는 발전기로 변해 배터리를 충전한다(회생제동). 투 모터 하이브리드와 비교해 회생제동을 통해 거둬들이는 에너지가 더 많다. 덕분에 가다서다 반복하는 정체구간에서, 배터리 회복속도가 빨라 연비에 유리했다.


교통정체가 풀리면서, 경부고속도로의 제한속도인 시속 110㎞까지 속도를 높였다. 아마 가솔린 미니밴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는 시에나의 상대적으로 낮은 출력(246마력)이 마음에 걸릴 듯하다. 사람이 많이 탈수록 가속이 더 둔해질 수 있으니까. 그런데, V6 3.5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 얹은 오딧세이, 카니발과 비교해 중저속 가속 성능은 디젤처럼 기운차다.

전기 모터 때문이다. 출력이 무르익을수록 힘을 뽑아내는 엔진과 달리, 전기 모터는 강력한 최대토크를 즉각 뿜어낸다. 고회전을 써야 힘이 나오는 경쟁 모델의 자연흡기 엔진과 비교하면 차이가 제법 있다. 무엇보다 여러 명의 승객과 짐이 있어도, 가속 성능 저하가 크지 않다는 건 디젤 엔진과 비슷하다. 저회전 토크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약 두 시간을 달려 목적지인 수생식물학습원에 도착했다. 계기판 상 평균연비는 1L 당 18.5㎞를 표시했다.

(여행지 소개는 가장 마지막 항목에서↓)


확실히 더 편한 AWD의 승차감, 그리고 오토만 시트

이번 2022년형 모델의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①AWD 모델에도 2열 오토만 시트 탑재 ②흰색 컬러의 색상코드 변경(큰 차이는 없는데, 구형의 색감이 조금 더 따뜻하다.) ③공기청정 기능 내 ‘음이온’ 발생 장치 삭제.










②번과 ③번은 크게 의미를 둘만한 변화는 아니라 스킵. 핵심은 시트 업데이트다. 기존 2WD 모델에만 들어갔던 2열 오토만 시트를 4WD 버전에도 넣었다. 시트를 앞뒤로 624㎜까지 움직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리 받침대도 마련했다. 덕분에 20인승 우등버스처럼 안락하고 포근하다. 1열엔 부부, 2열엔 부모님, 3열엔 자녀들 태우고 이동하기 좋다. 곳곳에 USB 포트를 일반 A타입과 최신 C타입 등 두 가지를 모두 마련한 점도 좋다.

3열까지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면, 대형 SUV보다 미니밴이 역시 좋다.


3열까지 USB 포트를 A타입과 C타입, 골고루 마련해 좋다.





특히 마음에 드는 건 극장식 시트 배열이다. 2열은 1열보다 38.9㎜, 3열은 2열보다 18.1㎜ 더 높게 자리했다. 뒤에 앉아도 답답하지 않은 이유다. 최근 3열 시트 갖춘 대형 SUV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지만, 맨 뒷좌석까지 성인 남성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건 역시 미니밴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3열 시트부터 트렁크 해치까지 거리가 있기 때문에, 혹시 모를 후방추돌 사고에 대한 안전 걱정도 SUV보다 덜하다. 다만, 천장을 감싼 소재가 블랙 컬러라서, 실내 분위기가 조금 무겁다는 느낌을 줬다.





2WD와 AWD 모델의 승차감 차이는 제법 있다. AWD 버전은 17인치 휠과 235/65 R17 타이어를 쓴다(2WD는 20인치 휠, 235/50 R20 타이어). 보기엔 20인치 휠이 예쁜데, AWD의 타이어 편평비가 한층 두툼하다. 그래서 2~3열에 앉았을 때 승차감이 조금 더 포근하다. 또한, 지난해 출시 초기 모델과 비교해 2열 승객이 느끼는 시트 진동도 소폭 줄었다. 여기에 AWD에도 오토만 시트가 들어간 결과, 초기 버전보다 완성도가 다소 올라갔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천장 모니터만 타협할 수 있으면 AWD를 권하고 싶다.

물론 대형 세단 같은 안락한 승차감을 기대해선 곤란하다. 승합차의 태생적 한계는 분명하다. 노면 요철을 때때로 투박하게 처리할 때도 있다. 풍절음과 바닥 소음도 제법 들어온다. 그러나 이러한 약점은 쾌적한 공간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또한, 이번 4세대 시에나는 캠리, 아발론과 같은 TNGA 플랫폼으로 갈아타면서 무게중심이 꽤 내려갔다. 덕분에 과거 승합차 특유의 둔한 몸놀림은 희석할 수 있었다.


목적이 뚜렷한 디자인…고속 연비의 비결은?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오전과 비교해 통행이 비교적 원활했다. 시속 100~110㎞로 달릴 땐 EV보다 엔진 주행의 비중을 높였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평균연비가 1L 당 18㎞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디자인이다. 사실 시에나의 외모는 ‘호감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이러한 디자인은 뚜렷한 목적을 지녔다. 신형 시에나의 공기저항계수는 Cd 0.28에 불과하다. 길이 5m가 넘는 육중한 미니밴의 칼끝이 최신 폭스바겐 ID.4 전기차와 같다. 저항이 작으면 고속도로를 달릴 때 가속 페달 밟는 양이 줄어든다. 즉, 연비를 높이는데 유리하다. 참고로 오딧세이와 카니발은 Cd 0.32다.

두 번째는 I4 2.5L 가솔린 앳킨슨 사이클 엔진. 토요타‧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에 두루 얹는 엔진으로, 정확히는 밀러 사이클 방식이다. 압축할 때 흡기밸브를 조금 늦게 닫는다. 피스톤이 상사점을 향해 솟아오를 때, 실린더 속 연료와 공기 섞은 혼합기가 조금 빠져 나간다. 그 결과 압축할 때 저항이 줄고, 상대적으로 연료도 적게 태운다. 그래서 전기 모터의 도움 없어도 고속에서 효율이 좋다.


다만, 저속에서는 엔진의 토크가 충분치 않은데, 이를 세 개의 전기 모터가 보완한다. 이러한 ‘시너지’가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추구하는 핵심이다.


표시연비 아닌 실제연비는?



약 2시간 30분을 달려 최초 출발지인 서초동 <로드테스트> 사무실 옆 GS 주유소에 도착했다. 오전에 기름을 넣었던 주유기와 동일한 기계에서 휘발유(1L 1,690원)를 가득 주유했다. 총 17.611L의 연료가 들어갔고, 금액은 29,763원이 나왔다. 이날 여정의 총 주행거리는 338㎞. 실제 사용한 연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풀-투-풀’ 실제 연비는 19.2㎞/L를 기록했다. 남자 성인 세 명과 촬영장비까지 실었다는 점, 오전 교통정체와 저녁 퇴근길 정체를 뚫고 기록한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였다.


물론 압도적인 연비를 지닌 건 맞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해 찻값이 저렴한 건 아니다. 그래서 연간 15,000㎞ 주행하는 일반적인 운전자 기준으로 주요 미니밴 3종의 연간 유류비를 계산해봤다.

10월 셋째 주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인 1L 당 1,688원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카니발 디젤 모델도 함께 고민하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디젤 유류비도 표에 같이 올렸다.


연간 유류비가 가장 많이 나오는 모델은 카니발 가솔린으로 284만5,000원이다. 디젤은 219만1,000원. 요즘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싸기 때문에, 과거보다 경제성이 썩 좋지 않다. 오딧세이는 281만3,000원으로 카니발 가솔린과 큰 차이 없는 가운데, 시에나는 174만6,000원이 나왔다. 카니발 가솔린보다 연간 110만 원 저렴하며, 디젤과 비교해도 약 45만 원 낮다.

연간 자동차세는 어떨까? 우리나라 자동차세는 배기량에 따라 부과한다. 3,470cc인 카니발 가솔린은 90만2,200원, 2,151cc인 카니발 디젤은 연간 55만9,260원이 나온다. 2,487cc인 시에나는 연간 64만6,620원. 카니발 가솔린과 시에나의 1년 자동차세 차이는 약 26만 원이다. 따라서 연간 유류비와 자동차세를 포함한 카니발 가솔린과 시에나의 연간 유지비 차이는 정확히 136만 원이 나왔다.


4,840만 원의 카니발 가솔린 7인승 풀옵션과 6,400만 원의 시에나 하이브리드 2WD의 찻값 차이는 1,560만 원. 이를 136만 원으로 나누면 약 11년4개월이 나온다. 만약 공인연비가 아닌 우리 팀이 기록한 실제연비를 기준으로 계산하거나, 연간 15,000㎞보다 더 많이 타는 사람은 기간이 이보다 적게 나올 듯하다.

즉, 주행거리가 많지 않거나 차를 3년 단위로 자주 바꾸는 사람은 시에나 하이브리드의 가치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신차 사서 5년 이상 유지할 계획인 운전자, 연간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는 카니발보다 비싼 찻값을 저렴한 유지비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옥천수생식물원 – 대청호 맛집 소개


충북 옥천에 자리한 수생식물원은 ‘천상의 정원’이란 별칭에 걸맞게, 잘 가꾼 수생식물과 대청호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명소다. 입장료는 성인 6,000원, 초중고 학생은 4,000원으로, 주말에 방문한다면 미리 예약이 필요하다.


















매표소를 지나 작은 입구로 들어가면,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란 문구가 눈에 띈다. 이 말처럼, 천천히 거닐며 도심에서 접하기 힘든 식물을 감상하기 좋다. 식물원 중앙엔 대청호를 배경으로 차 한 잔 할 수 있는 카페가 있으며, 요즘 핫한 핑크뮬리도 있어 사진 찍기 제격이다. 수생식물원을 여유롭게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수생식물원과 대청호 주변엔 몇 가지 횟집들이 있다. 주로 민물고기 요리를 파는데, 우리가 찾은 식당은 수생식물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강변회집’. 향어회와 송어회, 매운탕 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특히 야외 테이블에 앉으면, 대청호 경관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어 ‘놀러온 기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다른 식당과의 차이는 ‘비빔송어회’. 커다란 대접에 송어회와 신선한 채소를 양껏 넣고, 초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비벼 먹는 별미다. 송어 대가리로 끓이는 매운탕은 7,000원인데, 성인 세 명이 부족하지 않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이 풍성하다.

<제원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