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거석 드래곤 스톤, 정체 드러날까

아르메니아 고산지대에 세워진 기묘한 거석, 일명 드래곤 스톤(Dragon stones)은 6000년 전 사람들의 물의 신앙과 관련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르메니아 예레반국립대학교 고고학자 바헤 구르자댠 박사 연구팀은 23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드래곤 스톤 거석군은 6000년 전 사람들이 풍요를 바라고 물의 신을 기린 중요한 성물이라고 주장했다.

현지어로 비샵(용을 의미)으로 불리는 드래곤 스톤은 아르메니아 전역의 산악지대에서 지금껏 약 150개가 확인됐다. 이중 90개 이상은 1000~3000m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에스토니아 곳곳에서 발견되는 드래곤 스톤 <사진=바헤 구르자댠>

연구팀은 아르메니아 화산 육괴인 아라가츠산의 드래곤 스톤을 조사했다. 아라가츠산은 아르메니아 고고학연구소와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이탈리아 카포스카리베네치아대학교가 2012년 대규모 비샵 발굴조사를 벌인 곳이다. 여기서는 물고기 모양부터 염소 등 동물을 매단 형태의 드래곤 스톤이 점점이 발견됐다.

바헤 박사는 "6000년 전 사람들이 해발 3000m 고지에 거석을 나른 이유는 지난 100년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며 "우리 연구를 통해 선사시대 사람들이 물의 신에 기도하고 풍요를 기원하며 만든 성물일 가능성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래곤 스톤은 안산암이나 현무암 등 주변에 널린 화산암 재질인 점에서 멀리서 옮겼다기보다 현장에서 조각한 듯하다"며 "물고기를 닮은 피스키스(Piscis), 매단 동물의 껍질을 본뜬 벨루스(Vellus), 두 가지 형태를 합친 결합 형태로 나뉜다"고 덧붙였다.

아라가츠산 1000~3000m 구간에서 발견된 드래곤 스톤들 <사진=바헤 구르자댠>

드래곤 스톤은 높이 1.5~5.5m로 상당히 크고 무게도 몇 t에 달한다. 현재는 대부분이 쓰러져 있으나 아랫부분이 평평하게 연마된 점에서 원래 수직으로 세운 것으로 보인다.

바헤 박사는 "아라가츠산 경사면에는 드래곤 스톤이 12개나 밀집돼 있는데, 여기서 채취한 유기물 46점의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설치 시기가 기원전 4200~4000년(동기시대)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사는 "이번 성과에 의해 드래곤 스톤의 초기 형태는 6000년 전 다듬어졌음을 알게 됐다"며 "상당히 높은 곳에 거대한 돌을 세우려면 많은 인원이 먹을 음식이며 물자가 필요한데도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점은 드래곤 스톤의 가치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드래곤 스톤은 물고기, 기둥에 매단 동물의 껍질(가죽), 혼합형으로 제작된다. <사진=바헤 구르자댠>

연구팀은 물고기와 매달린 가축, 뱀 등 돌에 새겨진 의장 모두 물과 관련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드래곤 스톤이 해발 1900m 부근과 2700m 부근에 뚜렷하게 집중된 점에서 지형보다는 순례나 계절적 요인에 따라 돌을 배치했다고 추측했다.

바헤 박사는 "뱀은 많은 고대 문화에서 샘이나 지하수의 수호자, 혹은 물을 관장하는 정령으로 통했다"며 "매단 동물의 가죽은 제물을 상징하고 수원에 대한 감사와 기도를 담은 공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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