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 6년째 7달러”... 원화 가치 추락에 한숨 ‘푹’

권오은 기자 2025. 12. 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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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최저시급 7년째 동결’이라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의 최저임금을 달러로 환산하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줄곧 7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내용이다. 원화 가치 하락을 풍자한 표현이지만,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17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이다. 2018년(7530원)과 비교하면 33.2%(2500원) 인상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연평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1100.16원에서 올해 1418.35원으로 28.9% 급등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장중 148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래픽=정서희

원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달러 기준 최저임금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달러 환산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6.84달러에서 2019년 7.17달러로 처음 7달러 선에 올라섰고, 2021년에는 7.62달러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 7.23달러, 올해는 7.07달러로 내려왔다. 2026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1470원대)에서 더 오를 경우 7달러 선 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아르바이트로 해외여행 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한층 빠듯해졌다.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2019년 20대의 1인당 평균 해외여행 지출액은 117만원이었으나, 올해(1~10월)는 147만원으로 늘었다. 최저시급 기준으로는 단순 계산하면 2019년에는 140시간을 일하면 됐지만, 현재는 143시간이 필요하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겨울철 대표 간식인 붕어빵과 호떡 등을 파는 노점상들은 원가 부담을 호소한다.

서울 마포구에서 붕어빵 노점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반죽과 팥 등 재료값이 안 오른 게 없다”며 “손님들이 ‘3마리당 2000원’도 비싸다고 해서 가격을 올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밀가루 수입 가격은 2023년 ㎏당 0.97달러에서 올해 1.07달러로 10% 상승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반영하면 원화 기준 상승 폭은 19.8%에 이른다. 설탕 역시 수입 가격은 같은 기간 ㎏당 0.91달러에서 0.93달러로 2.2% 올랐지만, 환율을 고려하면 원화 기준 상승률은 11% 넘게 뛰었다.

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화물차 기사들은 기름값 부담에 한숨을 내쉰다. 국제 경유 평균 가격은 2023년 배럴당 106.42달러에서 올해 88.09달러로 17.2% 하락했다. 그러나 국내 주유소 경유 판매가는 같은 기간 리터당 1558.26원에서 올해 평균 1549.17원으로 0.5% 내리는 데 그쳤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유류세 할인율이 2023년 상반기 37%에서 현재 10%로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환율 급등으로 지난 11월부터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600원을 넘어섰다. 이날 기준 전국 평균은 1651.31원, 서울 평균은 1714.21원이다. 개인 화물차 기사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기름값 무시무시하다” “버는 족족 차로 다 들어간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하락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미국도 돈을 풀었지만 3%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이 이를 상쇄한 반면, 한국은 돈을 풀고도 1%대 경제성장률에 머물고 있다”며 “결국 펀더멘털(Fundamental·기초 체력) 문제”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소비 쿠폰’에 반짝 반등했던 소상공인 체감 경기와 전망도 꺾였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집계한 체감 BSI는 11월 75로 10월 79.1보다 4.1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전망 BSI도 11월 90.7에서 12월 83.2로 7.5포인트 떨어졌다. BSI가 기준값인 100을 밑돌면 경기 상황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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