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쏟아부어도 못 돌린다? AI 투자 가로막은 ‘전기 부족’


비싼 AI 반도체를 사들이고 건물을 지어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골드만삭스가 10월 1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AI 산업의 성장 속도를 좌우할 문제로 전력 공급과 기반시설 건설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86개 사업이 취소되거나 크게 지연됐으며, 이 가운데 76개는 주민 반대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걱정하는 문제는 물 사용과 소음, 교통 혼잡, 가정용 전기요금에 미칠 부담 등이다. 골드만삭스 보고서

전기를 만드는 시설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데이터센터까지 보내려면 송전선과 변전소가 필요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전·저장시설이 전력망 연결을 신청한 뒤 상업 운전에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기간의 중간값은 약 5년이다.

AI 서비스는 몇 달 만에 새 제품이 나오지만, 이를 돌릴 전기 시설은 완성까지 수년이 걸리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에는 2025년보다 17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의 2.7배 수준이라는 뜻이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이 시간 차이다. 전기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시설을 지어놓고도 가동이 늦어져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점이 밀릴 수 있다. 땅과 반도체를 확보했다는 발표에 더해, 언제부터 충분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하는 이유다.

전력회사에는 새로운 고객과 투자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발전소와 송전망을 늘리는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함께 풀어야 한다. 보고서는 대형 기술기업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전력시설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산업의 경쟁이 기술 개발을 넘어 전기 확보와 지역 주민 설득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AI 돌릴 전기 급했나…아마존, 소형 원전 12기 사업에 돈 댄다


아마존이 전력 확보를 위해 소형 원전 사업의 개발 자금을 지원한다. 원전 개발업체 엑스에너지와 미국 전력회사 AEP는 10월 19일 인디애나주에서 소형 원자로 12기를 설치하는 방안의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후보지는 설리번카운티의 옛 석탄발전소 인근이다. 검토 중인 발전 규모는 총 960메가와트다. 한 기당 80메가와트인 원자로 12기를 묶는 구상으로, 기존 발전소 부지를 새로운 전력 공급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사업이다.

소형 원전은 대형 원전보다 작은 원자로를 여러 기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엑스에너지가 원자로 기술을 제공하고, AEP가 발전소 개발과 운영 경험을 보탠다. 아마존은 사업 진행 단계에 맞춰 개발 자금을 지원한다.

아마존이 참여하는 이유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대규모 컴퓨터 시설을 계속 가동해야 한다. 이번 사업에서 생산하려는 전력은 아마존만 사용하는 전용 공급이 아니라 지역 전력망에 더하는 구상이다.

주민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핵심이다. 아마존은 이번 협력을 통해 필요한 비용을 온전히 부담하고 다른 이용자에게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회사가 제시한 방침이다. 실제 비용과 부담 구조가 모두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단계도 구분해야 한다. 이번 발표는 원전 착공이나 가동 확정이 아니라, 사업이 가능한지 살펴보는 공동개발 협약이다. 부지 검토와 인허가, 자금 조달 등을 거쳐야 한다. 원전 업체에는 사업 기회가 늘어난 소식이지만, 발표된 발전 규모가 곧바로 실제 매출이나 전력 생산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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