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아함·불쾌감만 남았다”…韓 빠진 대통령실 만찬에 與 내부 ‘뒤숭숭’
친한계 “누가 일부러 갈등설 부추겨”
與 인사들 “원래 만찬 회동 수시로”
대통령실 출신도 “전혀 이해 안돼”
국민의힘 한 현역 의원은 한동훈 대표가 빠진 대통령실 만찬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러면 언론에서 뭐라고 하겠나. 당연히 ‘당대표 패싱’에 초점을 맞추지 않겠나. 단순한 식사 자리였다고 하더라도,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여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의원은 “식사 자리 자체가 문제 될 건 전혀 없다. 그러나 이걸 누군가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려 ‘윤(尹)-한(韓) 갈등’이 심화 중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게 문제”라며 “대통령 의중이 아니라면 용산에서도 당혹스럽고, 한 대표 측에서도 불쾌할 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일부 최고위원, 수도권 중진 의원 등과 지난 8일 대통령 관저에서 비공개 만찬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9일 새벽이었다. 여당 안팎에서는 그 직후부터 ‘어떻게 그 사실이 한나절 만에 알려졌나’라는 부분에 연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대표는 만찬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모르는 내용이라 말씀드릴 게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친한(親한동훈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의대 증원 논의 등 현안을 놓고 당대표와 용산이 갈등이 있다는 걸 ‘왕따 만찬’ 식으로 표현한 것이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한 대표가 7·23 전당대회를 계기로 다시 당의 사령탑 자리에 오른 뒤 한 달여간은 당정 간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민생경제 현안 해결에 주력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의정 갈등, 채상병 특검법 등을 향한 두 사람의 시각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불참한 대통령실 만찬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기에 당 안팎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비공개 만찬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선 일부 의원들이 도리어 출입기자들에게 “누가 정보를 흘린 것이냐”고 역으로 질문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CBS라디오에서 “언론에 어제 관저에 가서 만찬을 하고 왔다는 것을 가볍게 이야기하면 이게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그게 나는 대통령과 이렇게 소통하는 사이라는 걸 알리고 싶은 차원이었다면 그분은 너무 정무적 감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번 만찬 이전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수시로 만찬 회동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공개 석상에서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기 어려운 경우, 관저 만찬 등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했다는 것이다.
여권 인사는 “대통령실에서 뭔가를 오픈할 때는 다 계획적으로 하는데 이 만찬이 뭔가 정치적으로 메시지를 주는 것도 아니고, 당장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당장 (만찬) 다음날에 보도된 건 전혀 이해가 안 된다”고 부연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대표·지도부 만찬이 추석 이후에 또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만찬은 당초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두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연기된 건이다.
당에서는 한 대표가 불참한 이번 만찬을 두고 의아함과 불쾌감만이 남았다는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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