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밀던 ‘암모니아 혼소발전’ 곳곳서 차질…일정 줄줄이 연기

정부가 탄소 배출량 감축 수단으로 추진해 온 석탄·암모니아 혼소 발전 사업이 연료 조달과 핵심 설비 기술 검증에 문제가 생기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계획된 일정이 줄줄이 밀리며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관리 기관인 한국전력거래소는 별도 조처 없이 사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삼척그린파워 암모니아 혼소 발전설비 계약 7개월 연기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남부발전과 전력거래소로부터 받은 혼소 발전 사업 현황 자료를 종합하면, 최근 남부발전은 삼척그린파워 암모니아 혼소 발전설비 개조 EPC(설계·조달·시공) 계약 일정을 당초 예정된 3월에서 오는 10월로 7개월 연기했다.
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석탄과 암모니아를 함께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전체 연료 중 석탄 비율은 80%, 암모니아는 20% 수준이다. 정부는 혼소 발전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며 차세대 발전 기술로 채택해 사업을 키워왔다.
남부발전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 경쟁입찰을 통해 암모니아 혼소 발전 사업자로 선정된 뒤, 삼척그린파워 1호기를 개조해 연간 750GWh 규모의 혼소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상업운전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혼소 발전 사업의 핵심인 연료 조달과 설비 검증에 잇따라 문제가 생기면서 사업에도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남부발전은 올해 상반기 중 연료 공급 계약을 맺고 2027년 11월부터 암모니아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공급처를 찾지 못하면서 암모니아 조달 시점을 1년 뒤인 2028년 11월로 미뤘다. 암모니아의 가격 변동성이 큰 데다, 정부 기준을 충족하는 ‘청정 암모니아’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핵심 설비 기술의 신뢰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남부발전은 암모니아를 태우는 핵심 설비인 ‘버너’의 안정성을 추가로 검증하기 위해 테스트 절차를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해 11~12월 진행한 1차 시험만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별도의 설비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해 추가 시험을 진행했다.
공사 착공·시운전·준공 일정 줄줄이 연기
연료 조달과 설비 안정성이 흔들리면서 이후 계획된 일정도 밀리고 있다.
남부발전은 지난 3월 발전설비 개조 EPC 계약을 체결한 뒤 내년 1월 공사에 착수해 같은 해 7월 시운전과 준공까지 마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계약 연기로 인해 착공은 내년 7월로 미뤄졌고, 시운전과 준공 시점도 2027년 7월에서 2028년 5월로 10개월 연기됐다.
암모니아 혼소 발전 사업의 불안정성이 드러났지만, 전력거래소는 별다른 조치 없이 사업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력거래소는 “연료 조달 계획은 변경됐지만, 계약 이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페널티 부과 사유가 없어 계약 해지나 페널티 부과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의 사업 강행 방침을 두고 환경단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입찰 당시 핵심 전제였던 연료 안정성과 기술 신뢰성,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긴 만큼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영락 기후솔루션 가스팀 연구원은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계약 재검토 없이 기존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공기업 실증사업의 책임성과 입찰 형평성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업을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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