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G] '1조 클럽' 서진시스템…전동규 대표 '주담대' 관건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

서진시스템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 제공=서진시스템

통신장비 케이스 전문 기업 서진시스템은 최근 2년 연속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외형이 크게 성장했지만, 회사의 지배구조 불확실성도 심화되고 있다. 공격적인 메자닌 발행에 지분 희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대주주의 주식 담보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

최대주주, 1119만주 담보 제공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의 최대주주 전동규 회장은 보유 지분 1246만8288주(지분율 21.05%) 중 1118만9649주(18.89%)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의 89.7%가 금융권 및 투자자에 묶여 있는 구조다.

전 회장의 담보 관련 채무 총액은 2881억원, 담보설정 총액은 3812억원이다. 이 중 639만1345주(2683억원)는 에스제이밸류업·시스테마제일차 등 신규 재무적투자자(FI)에 담보로 제공했다. 이들 FI는 서진시스템 주식 취득을 위해 증권사로부터 브릿지대출을 받았고, 보유 주식 및 전 회장의 담보 제공 주식에 대해 근질권을 설정했다.

근질권 설정은 FI의 주식 취득 자금 조달에 대한 신용 보강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는 FI에 대한 대출 상환 책임과 풋옵션(매수청구권) 이행 의무가 최대주주의 지분과 연동된 구조를 뜻한다. 결과적으로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FI 측의 상환 능력에 영향을 받는 구조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담보 유지 조건의 실효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계약상 담보유지비율은 110~200% 수준으로, 주가 하락 등으로 해당 비율을 하회하고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담보권이 실행될 수 있다. 만약 담보권이 전부 실행될 경우 전 회장의 지분율은 21.05%에서 2.16%까지 하락할 수 있는 구조다.

메자닌 발행 역시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8일 종가 기준 서진시스템 주가는 4만4350원으로 20회차 전환사채(CB)와 21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행사가액(2만6494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위한 전환 청구 유인이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올해 초 해당 CB·BW에서 합산 147만8619주(지분율 2.5%)의 신주가 발행됐다. 현재 남은 잔액은 CB 267억원, BW 332억원이다. 전액 전환 시 총 226만1607주(지분율 3.82%)가 추가로 발행될 수 있다. 신주 발행에 따른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발행된 CB도 변수로 남아 있다. 서진시스템은 2022년 무상증자로 인해 7~11회차 CB 전환가액을 2만3500원으로 조정한 바 있다. 이 중 1063만8293주에 대해서는 전 회장과 투자자 간 주당 3만2000원의 풋옵션 계약이 체결돼 있다.

지난해 6월부터 권리행사가 가능해진 가운데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전 회장은 이를 매입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자산 대부분이 담보로 묶인 상황을 고려하면, 옵션 이행을 위한 추가 차입이나 담보 계약 체결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7~11회차 CB 잔액은 280억원, 전환가능 주식수는 119만1487주(2.01%)다. 앞서 언급한 CB·BW 합산 전환 가능 물량은 345만3094주(5.83%)다. 지분 희석 외에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이 상존하는 구조다.

우군 확보…"실질 리스크 제한적"

생성형 AI(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지배력 보완 축으로는 2대 주주 네오솔루션즈가 꼽힌다. 네오솔루션즈는 시간외매매, 장내매수, CB·BW 인수 등을 통해 지분을 확대해왔다. 특수관계자 포함 잠재 지분율은 13.8% 수준이다. 올해 초에는 73억원 규모의 CB를 취득하며 '백기사' 역할을 자처했다.

다만 네오솔루션즈의 재무 건전성이 변수로 지목된다. 회사의 2024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156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같은해 157억원의 당기순손실도 기록했다. 자체 유동성이 제한적인 법인이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진시스템 측은 실질적인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전 회장이 제공한 담보 중 상당수는 직접 차입이 아닌 FI의 대출에 대한 '신용 보강' 성격이기 때문이다. FI의 채무 이행을 최대주주가 주식으로 보증한 구조인 만큼, 우호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 강제적인 담보권 실행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논리다.

주가 측면에서도 8일 종가(4만4350원)는 지난 1월 근질권 계약 당시 주가(3만3250원)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담보 유지비율 120%를 적용한 추산 가격(3만9900원)과의 격차가 11% 수준인 만큼, 시장 변동성에 따른 잠재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담보 상당수는 대출 목적이 아닌 신규 투자자와의 파트너십 유지를 위한 계약상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최대주주와 우호적인 투자자의 채무 불이행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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