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랠리 HD현대마린엔진, 엔진·부품 ‘수직계열화’ 본궤도

HD현대마린엔진(구 STX중공업)이 HD현대 그룹 편입 이후 엔진 수직계열화를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선박용 엔진과 크랭크샤프트 등 모든 생산 라인의 안정적인 가동률 상승세가 향후 성장 동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22일 HD현대마린엔진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수주잔고는 1조3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증가했다. 최근 조선업 호황에 따라 선박에 엔진을 납품하는 HD현대마린엔진의 수주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수주 랠리에 따라 2행정(2ST) 크랭크샤프트 가동률은 126.38%로 전 분기 대비 21.85%p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밖에 선박용 엔진과 터보차저(2ST, 4ST) 등 다른 주력 품목들의 설비 가동률 또한 동반 상승 중이다.

/자료=HD현대마린엔진 분기보고서

엔진 수직계열화, 고성장 기대감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9월 HD현대마린엔진의 전신인 STX중공업을 인수해 HD현대 기업집단 계열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STX중공업의 종속회사인 한국해양크랭크샤프트(KMCS)도 함께 편입되며 HD현대크랭크샤프트로 사명을 바꿨다.

HD현대그룹은 HD현대마린엔진 인수를 통해 엔진 부품(HD현대크랭크샤프트)→선박용 엔진(HD현대마린엔진)→선박(HD현대중공업)에 이르는 조선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와 함께 대형 엔진 생산능력 확대, 주요 부품 경쟁력 강화,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활용한 캡티브 매출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지위도 한층 높아졌다.

실제로 인수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로 크랭크샤프트 시장에서 점유율 70~90%를 차지하게 되면서 공정한 경쟁이 저해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3년간 △공급 거절 금지 △최소 물량 보장 △가격 인상 제한 △납기 지연 금지 등의 조건을 부과한 바 있다.

크랭크샤프트는 선박 엔진의 핵심 부품으로 엔진의 연소실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해 피스톤의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는 장치를 말한다. 최근 HD현대마린엔진도 크랭크샤프트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5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8%, 216.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엔진 부품 회사인 HD현대크랭크샤프트의 매출은 약 177원, 당기순이익은 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71% 증가했다. 매출 성장폭을 뛰어넘는 이익 성장을 시현하며 가동률 상승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은 크랭크샤프트 생산 라인의 과부하를 해소하고 추가적인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HD현대크랭크샤프트는 생산능력 확대를 목적으로 기계장치 등 생산설비에 올해 총 51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원활한 부품 공급망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자료=HD현대마린엔진 분기보고서

2분기 기대감 고조, 캡티브 물량 훈풍

업계에서는 HD현대마린엔진의 호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D현대 그룹 조선 계열사들의 친환경 선박과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주가 호조를 띠고 있어 전반적인 캡티브 물량 확대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선박 엔진 사업은 최근 대형 선박을 중심으로 친환경 엔진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LNG, LPG 등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이중연료엔진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HD현대마린엔진도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중연료엔진 분야에 대한 설비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628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HD현대중공업이 데이터센터에 엔진 물량을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2분기 부진했던 HD현대마린엔진의 캡티브향 터보차저 수요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터보차저는 엔진 배기가스를 활용해 실린더 내 압력을 높여 출력과 연비를 향상시키는 핵심 부품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지속적인 판가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며 믹스 변화와 가동률 상승도 외형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2026년 들어서도 신규 수주가 유의미하게 확인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절감과 생산성 개선에 따른 본질적인 마진 상승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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