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피해” vs “차별 조장” 엇갈린 반응

'노 스터디존' 관련 의견 분분
카공족 거부 개인 매장 늘어
교수 “노 00존 혐오 대상 우려”

▲ 22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산동 한 카페. 안내판에는 '노 스터디존'과 함께 '노트북, 태블릿, 책 반입 금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22일 오후 2시쯤 인천 서구 심곡동 한 카페 앞.

카페 출입구에는 '노 스터디존(No Study Zone)'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놓여 있었다.

업주 박모(53·여)씨는 “10대와 20대 손님들이 줄긴 했지만 대화를 하지 않고 공부만 하는 모습을 보는 게 답답하기도 하고 카페를 자유롭게 대화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서 감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계양구 계산동 모 카페에도 '노 스터디존' 안내판이 내걸려 있었다.

구체적으로 '노트북과 태블릿, 책 반입 금지'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해당 카페 측은 “협소한 매장 규모로 테이블이 한정된 탓에 장시간 공부하는 손님들이 있으면 일반 손님들이 헛걸음하는 문제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카페는 아동 출입을 허용하는 대신 보호자에게 책임을 묻는 '케어 키즈존(Care Kids Zone)'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인천에서 카페에 장시간 머물며 공부나 일 처리를 하는 이른바 '카공족'이 늘어나면서 노 스터디존을 선언하는 카페들이 잇따르고 있다.

노 스터디존에 대한 시민들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찬성 측은 오랜 시간 한곳에 머무는 행위가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모(66·여)씨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젊은 친구들이 시끄럽다며 눈치를 준 경험이 있다”며 “노 스터디존에서는 마음 편히 떠들 수 있어 좋다. 공부하려는 학생들은 스터디 카페를 가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노 스터디존 자체가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는 시각도 많다.

권모(22·여)씨는 “'노 00존'이라는 단어 자체가 세대 간 차별을 만드는 문화인 거 같아서 좋게 보이진 않는다”며 “노 스터디존보다는 커피 한 잔당 2∼3시간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 거 같다”고 제언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개인 업자에게 매출 감소란 피해를 주면서까지 카페를 장시간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 00존'은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본권을 제한하면서 접근 자체를 배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표현이 변질되거나 확대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글·사진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인천

Copyright © 1988-2024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incheonilb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