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사드의 눈, "1,000km 밖 ICBM 탄두까지 포착한다"

한국이 자체 개발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 체계의 핵심인 다기능 레이다(MFR)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하며 '한국형 사드'의 눈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2024년 11월 개발 완료 선언과 함께 2025년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L-SAM Block-I는 물론, 차세대 Block-II까지 포함한 레이다 기술의 혁신적 진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형 사드의 눈, Block-I MFR의 놀라운 능력


L-SAM Block-I의 다기능 레이다는 한국 방공망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놓았습니다.

S-밴드 AESA 방식을 채택한 이 레이다는 최대 310km 거리에서 표적을 탐지할 수 있으며, 마하 8.8급 탄도탄까지 추적이 가능합니다.

이는 미국의 사드(THAAD) 시스템이 사용하는 X-밴드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S-밴드의 장점인 광역 탐지 능력과 기상 영향 저항성을 극대화한 설계입니다.

L-SAM 포대는 트럭 탑재형 S-밴드 AESA 다기능 레이다 1기, 지휘통제센터, 그리고 4기의 발사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발사대는 6발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으며, 대탄도탄용과 대항공기용으로 나뉘어 운용됩니다.

레이다는 40-60km 고도에서 요격탄을 유도하고 적외선 시커에 목표물 정보를 넘겨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KDDX 레이더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레이다가 질화갈륨(GaN) 소자를 적용한 고성능 시스템으로, 충남급 호위함과 차세대 구축함(KDDX)의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다와 같은 기술을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이 해상과 지상 플랫폼에 걸쳐 일관된 레이다 기술 기반을 구축했음을 의미합니다.

GaN 기술로 무장한 Block-II, 극초음속 시대를 대비하다


2024년부터 2035년까지 2.71조 원 규모로 개발 중인 L-SAM Block-II는 한 차원 높은 성능을 목표로 합니다.

Block-II의 핵심은 한화시스템이 개발하는 차세대 다기능 레이다로, GaN(질화갈륨) 소자를 기반으로 한 AESA 기술이 적용됩니다.

KDDX 레이더

GaN 기술의 도입은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습니다.

기존 GaAs(갈륨비소) 소자 대비 40% 이상 향상된 출력과 함께 안테나 면적도 25% 확대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Block-II는 기존의 단거리·중거리 탄도탄(SRBM·MRBM)뿐만 아니라 중장거리 탄도탄(IRBM)과 극초음속 활공체(HGV) 같은 마하 10급 위협까지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Block-II 레이다는 다중빔 디지털 빔포밍(DBF) 기술을 통해 실제 탄두와 미끼(Decoy)를 동시에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는 적이 다탄두 미사일이나 미끼를 사용한 포화공격을 시도할 때 진짜 위협만을 골라내어 효율적으로 요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ICBM 대응, 어디까지 가능한가


L-SAM Block-II의 ICBM 대응 범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L-SAM II는 극초음속 무기와 대륙간탄도탄(ICBM)에 대응하기 위한 활공단계 요격탄 개발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는 전 구간 ICBM 방어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MFR 레이더

ICBM의 비행 단계를 보면 발사 직후 부스트 단계, 중간 코스 단계, 그리고 대기권 재진입 단계로 나뉩니다.

Block-II MFR은 주로 재돌입·터미널 단계에서 고도 40-70km 구간의 ICBM 탄두를 최종 추적하고 L-SAM-II 요격탄에 "히트-투-킬" 유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수천 km 원거리에서의 조기경보는 미군의 AN/TPY-2, LRDR 같은 전략급 X-밴드 레이다나 우주 기반 센서가 담당하며, Block-II MFR은 이들 정보를 받아 최종 요격 통제를 수행하는 '상층 요격 사격통제 레이다'의 역할을 합니다.

이는 마치 축구에서 골키퍼가 상대방의 마지막 슛을 막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2025년 양산 시작, 2030년대 완전체 등장


L-SAM Block-I은 2024년 11월 개발 완료 선언과 함께 2025년부터 양산이 시작되며, 2028년부터 공군에 실전 배치될 예정입니다.

초도 양산물은 2027년 공군에 인도되어 수도권 방어에 투입됩니다.

MFR 레이더

Block-II의 개발 일정은 더욱 야심찹니다. 2025년 MFR 시제 설계와 GaN TRM 시제품 제작을 시작으로, 2027년에는 요격탄과 MFR의 통합 비행시험이 시작됩니다.

2028년에는 MFR 시제가 완성되어 장사정 표적 추적 시연을 실시하고, 2030년경 Block-II 전력화 결정이 내려질 예정입니다.

이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2030년대 초반에는 L-SAM-II(상층), 천궁-II(중층), LAMD(하층)가 모두 국산 AESA 레이다로 연결된 완전 자립 방공망이 완성됩니다.

이는 해외 의존 없이 북한은 물론 주변국의 모든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어망을 의미합니다.

한화시스템의 기술력, 세계 무대에서 입증되다


L-SAM 레이다 개발을 주도하는 한화시스템의 기술력은 이미 국제 시장에서 그 우수성을 입증받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 수출된 천궁-II(M-SAM) 시스템에서 한화시스템의 다기능 레이다가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사우디 계약에서 약 8억 6,700만 달러, UAE 계약에서 11억 달러 규모의 레이다 공급을 맡았습니다.

최근에는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저고도 미사일 방어체계(LAMD)의 다기능 레이다 개발도 한화시스템이 맡게 되었으며, 1,315억 원 규모의 계약으로 2028년 11월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이는 한화시스템이 고고도부터 저고도까지 전 영역의 미사일 방어 레이다 기술을 보유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M-SAM, L-SAM, KF-21 AESA 레이다, 해군 함정용 레이다까지 육해공 전 플랫폼의 레이다 기술을 독자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미래 무기체계 개발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출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


한화는 M-SAM 수출 성공을 바탕으로 L-SAM의 해외 수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 IDEX 방산전시회에서 수출형 패키지를 선보였습니다.

L-SAM Block-I은 이미 중동과 유럽 고객들에게 소개되고 있으며, Block-II가 실증되면 'THAAD Lite + 극초음속 대응'이라는 독특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의 THAAD 시스템이 1개 포대당 1조원의 가격인 반면, L-SAM은 절반 가격으로 유사한 성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용 대비 효과를 중시하는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중동 지역처럼 이란의 탄도탄 위협에 노출된 국가들이나, 러시아·중국의 미사일 위협을 우려하는 동유럽 국가들에게는 실용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MFR 레이더

L-SAM Block-I/II 레이다는 단순한 방어무기를 넘어 한국의 기술 자립과 수출 경쟁력을 상징하는 시스템입니다.

GaN 기술 기반의 차세대 레이다가 완성되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ICBM급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체계를 보유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