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외인 택한 LG의 승부수, 청사진 ‘키 맨’으로 떠오른 5선발 이정용

LG는 지난 3일 새 외국인 투수 약셀 리오스와 계약했다. 지난 시즌 선발 13승을 거둔 요니 치리노스를 대신한다.
리오스는 선발이 아닌 중간 투수 역할을 맡는다. 마무리도 아니다. 손주영 이전 마운드 허리를 책임진다. 귀중한 외국인 투수 자원을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쓰는 건 흔한 사례가 아니다. LG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 모두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선발로 쓰고 있다. 최근 한화가 일시 대체 선수 잭 쿠싱을 마무리로 활용하긴 했지만 임시변통일 뿐이었다.
LG라서 가능한 선택이다. 아시아쿼터로 뽑은 라클란 웰스가 대활약하며 그러잖아도 탄탄했던 선발진이 더 두꺼워졌다. 앤더스 톨허스트가 시즌을 치를수록 1선발다운 구위를 회복하고 있고, 임찬규·송승기의 국내 선발진 역시 부침을 털어내고 다시 정상궤도를 찾는 중이다. 외국인 투수 1명에 국내 에이스 손주영까지, 시즌 전 구상했던 선발 2명을 불펜으로 돌리고도 로테이션이 돌아갈 수 있는 팀은 LG 외에 찾아보기 어렵다.
리오스를 영입하면서 LG는 마운드 보직을 일단 확정했다. 톨허스트, 웰스, 임찬규, 송승기 1~4선발에 이정용이 선발진 마지막 한자리를 맡는다. 김윤식이 롱릴리프로 던지고, 불펜은 마무리 손주영과 셋업맨 리오스를 축으로 구성한다.
리오스가 시즌 중반 이후에라도 선발로 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마이너리그에서도 커리어 대부분 불펜으로만 뛰었던 투수다. 올해도 AAA에서 불펜으로만 11차례 등판했다.
선발진에 변화를 줘야 한다면 손주영을 위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염경엽 LG 감독은 리오스 영입을 앞둔 지난 2일 “전반기가 끝날 때쯤 만약 어떤 상황이 생겨서 (손)주영이가 선발로 필요해진다면 그건 그때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만약’의 경우 손주영을 선발로 다시 끌어올 수 있다는 건 든든한 보험이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러운 선택이다. 투구 수 등 사전 작업을 거쳐야 한다. 손주영 마무리 전환 이후 간신히 안정을 찾은 불펜 구성을 손대야 하는 것 또한 고민일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강력한 불펜 투수가 2명은 있어야 이길 확률이 올라간다. 강한 투수를 당겨써서 당장 위기를 막아봐야 그 뒤가 흔들리면 경기 후반에 안 좋은 일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새로 정비한 LG 마운드의 ‘키 맨’은 그래서 이정용이다. 1~4선발까지는 믿을 만한 자원들로 채워놨다. 5선발 이정용까지 제 역할을 한다면 지금 구상대로 시즌을 끌고 갈 수 있다.
염 감독은 “(이)정용이가 5선발 자리에서 어떻게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정용이에 따라서 우리가 좀 더 안정적으로 가느냐 아니면 어떤 변칙적인 대안을 생각해서 움직여야 하느냐를 결정하는 포인트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정용은 지난달 16일 이후 4경기 연속 선발로 등판했다.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지난달 28일 롯데전 2.2이닝 5실점으로 조기강판했다. 3일 KT전은 5이닝을 버텼지만 6점을 내주고 패전투수가 됐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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