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Story]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

2022년 가을, 영웅 군단이 써 내려간 가을의 기록은 모두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키움은 가을의 가장 높은 무대에서 누구보다 뜨겁게 싸웠다. 그 과정에서 모든 영웅이 각자의 역할을 다했지만, 그 가운데 ‘에이스’ 안우진이 주는 존재감은 그 누구의 것보다도 컸으리라. 그의 존재는 시리즈의 흐름을 바꿨고, 그의 이름 앞에서 히어로즈의 팬들은 그 어떤 강팀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그리고 그 믿음은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는 촉매제였으며, 히어로즈의 찬란했던 가을 드라마의 원동력이 됐다.

Photographer Mino Hwang Interview Seyeon Kim Editor Mingyu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김세연입니다. 수많은 명승부가 나왔던 2022시즌 가을야구에서 우승팀 SSG만큼이나 뜨거웠던 팀이 있었죠. 바로 ‘영웅 군단’ 키움 히어로즈입니다. 그리고 이번 가을 감동의 드라마를 써 내려간 영웅 군단에게는 키움의 1선발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한 선수가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습니다. 올 시즌 투수 부분에서 7.92라는 압도적인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록하며 팀 내 최고 슈퍼스타인 이정후와 함께 키움 팬들의 자존심으로 자리 잡은 이 선수, 바로 안우진 선수입니다.

#최고의 시즌을 마치고

휘문고등학교 시절 이후에 진짜 오랜만에 만나네요. 시즌이 끝나고 3주 정도 지난 상황인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11월 29일 인터뷰)

3주가 짧게 느껴질 만큼 빨리빨리 지나갔어요. 아직은 휴식을 취하고 있고요, 다음 주부터 운동 시작해서 조금씩 내년 시즌을 준비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얼마 전에는 KBO리그 시상식에도 참석했죠. 개인 첫 시상식이었는데 어땠어요?

무대 아래에서는 괜찮았는데, 제 이름이 불리고 나서 수상 소감을 말할 때까지 많이 떨렸어요. 한국시리즈 나갈 때보다 더 떨리더라고요. (아까 인터뷰 전에 사진 찍을 때도 긴장하는 것 같던데요.) 원래 긴장을 좀 하는 스타일이에요. 제 MBTI가 ’I’여서 이런 걸 잘 못 하는 것 같아요. (진짜요? MBTI 뒤에는 뭐에요?) 뒤에 세 개는 잘 기억이 안 나요. 그냥 맨 앞이 I라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어요. 스스로 이번 시즌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시즌 전 인터뷰에서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했는데, 그 약속이 지켜진 게 가장 만족스러워요. 일단 아프지 않다 보니까 성적도 같이 따라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개막전부터 선발로 낙점됐는데, 히어로즈 소속 국내 선수로서는 12년 만에 개막전 선발로 등판하는 거였어요.

제가 한 시즌 10승을 해본 적도 없고, 아직 못 이룬 게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저를 믿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어요. 또 그게 12년 만이라는 걸 생각하니 영광스럽기도 했고요. 시즌 내내 1선발이라는 자리가 무게감을 주다 보니까 좀 더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만약 감독님이 이런 자리를 주지 않으셨다면 이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지 않았을까 해요. (내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생각인가요?) 내년에도 또다시 기회를 주신다면 더 열심히, 잘 해내야죠. 자신 있습니다.

에이스로 등판하다 보니 부담스러운 순간이 많았을 것 같아요. 개막전부터 각 팀의 외국인 1선발과의 맞대결도 잦았고, 심리적으로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번 시즌 무려 196이닝을 소화하면서 리그 최고의 이닝 이터임을 보여줬습니다. 작년 시즌 107.2이닝보다 100이닝 가까이 늘어났는데, 시즌 도중에 체력적인 부침은 없었나요?

그런 부분은 크게 없었어요. 몸에 무리도 별로 안 와서 한국시리즈까지 아프지 않고 계속 던졌던 것 같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 있어서 시즌 끝나고 MRI도 찍어봤는데, 큰 이상은 없었어요. 다행히 작년, 재작년이랑 달라진 게 없어서 평소처럼 보강 훈련을 진행하면서 비시즌을 준비할 계획이에요.

224탈삼진으로 2022시즌 탈삼진 1위,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역대 2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미란다 선수의 기록에 딱 하나 모자랐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신기록 달성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요?

시즌 막판까지는 탈삼진에 대한 욕심이 컸어요. 그런데 마지막 한두 경기쯤 남았을 때는 삼진만큼이나 평균자책점 타이틀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마지막 경기에서 5.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 타이틀을 딸 수 있고, 삼진도 10개를 잡으면 기록을 깰 수 있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한 경기에 삼진 10개는 너무 어렵잖아요. 심지어 상대가 두산이었는데, 평소에 삼진을 많이 뽑아낸 팀도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두 마리 토끼 중에 한 마리만 잡기로 했어요. 물론 8회에 올라올 수도 있었지만,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직전 이닝에서 선두 타자에게 2루타를 맞기도 했고요.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에서 결국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선택한 건데, 알게 모르게 평소에 욕심을 갖고 있었나 봐요.

#찬란했던 가을 속

가을야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죠. 아쉽게 준우승을 했지만, 이번 가을에 키움이 보여준 야구는 정말 대단했어요. 본인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나요?

데뷔하고 나서 매년 가을야구에 갔는데, 그중에서도 올해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2018년에도 드라마 같은 경기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올해는 한국시리즈까지 경기했다는 게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또 올해는 준플레이오프부터 마지막까지 전부 버릴 경기가 없었어요. 정말 극적으로 뒤집거나, 극적으로 막아서 이긴 경기가 많아서 이번 가을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본인도 에이스로서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어요. 나올 때마다 호투를 펼쳤는데,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면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나요?

2018년 이후로 포스트시즌 때는 마운드 위에서 ‘내가 이 경기를 망치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해요. 사실 그때는 잃을 게 없는 막내였는데도 그런 게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정규시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경기니까 ‘내가 등판했을 때는 별 탈 없이 넘어가야 한다’라고 느꼈던 적이 많았어요.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이 올해까지도 똑같이 이어졌는데, 그동안 제가 말아 먹은 경기는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시리즈를 치렀지만, 아무래도 한국시리즈가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1차전과 5차전 두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는데, 그때는 어땠나요?

1차전에는 제가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또 초반에 점수를 내줬는데 형들이 그 경기를 잡아줘서 너무 감사했어요. 또 4차전까지 2승 2패로 맞서면서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확률도 많이 높아졌잖아요. 1차전이 끝나고 최대한 빨리 복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4차전 안에 끝나지 않은 덕에 5차전에 등판 기회가 생겨서 형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1차전 도중 물집이 터졌는데, 유니폼에 피가 묻어날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손가락으로 딱딱한 곳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더라고요.

손가락이 찢어졌던 게 처음은 아니었는데, 그때는 피가 날 정도로 많이 까졌어요. 그래서 일단 죽은 살들을 잘라냈어요. 그리고 손가락으로 딱딱한 곳을 치면 금방 또 굳은살이 잡히고, 야구공 실밥을 그 부위에 비비면 금방 회복이 돼요. 정규시즌에도 손가락이 몇 번 까졌는데도 그런 방법을 쓰면서 로테이션을 한 번도 안 걸렀거든요. 실제로 1차전 끝나고 나서도 그 방법을 쓰니까 금방 또 살이 올라오더라고요. 그 덕분에 다시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이 됐어요.

유니폼에 피가 묻어날 정도의 상처라, 최악의 경우 남은 시리즈에 아예 못 나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어요. 그런데 5차전 선발로 등판했죠. 어떤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올랐나요?

#도전부터 변화까지

선발투수로 전향한 지 2년째입니다. 그 과정에서 생긴 루틴이 있나요?

일단 경기 전에 엄마가 굴비를 구워 주세요.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가 해주신 굴비구이를 먹고 나오고, 또 마이클 잭슨 노래를 듣고 출근한 다음에 분석 미팅도 하죠. 그 이후에 몸 풀면서도 마이클 잭슨 노래를 듣고, 늘 같은 트레이너 선생님한테 마사지도 받아요. 그리고 전력 분석도 항상 똑같은 자리에서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징크스가 있기는 한 것 같아요. 그다음에는 정해진 시간에 야구장에 나와서 캐치볼도 하고, 경기 직전에 그라운드에서 몸을 푸는 습관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요.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제일 큰 도움을 줬던 분은 어떤 분인가요?

일단 송신영 코치님이 신인 때부터 많이 도와주셨어요. 또 중간에 전력 분석 파트에 계시다가 오신 노병오 코치님도 멘탈적으로 도움을 주셨고, 최근에 오신 박정배 코치님도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리고 이지영 선배님도 2019년부터 같이 배터리를 이루면서 감사한 점이 많았어요. 볼 배합이나, 선배님이 앉아 있을 때 제가 선호하는 위치, 혹은 제가 구종별로 어떤 상황에 뭘 던지고 싶어 하는지까지도 너무 잘 알고 계시거든요. 이제는 서로 호흡이 너무 잘 맞는 느낌이라, 그 덕에 저도 실력이 많이 늘 수 있었어요.

이지영 선수가 팀에 계속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느껴지네요.

계속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체력도 좋으시고, 항상 아침 일찍 훈련 나오셔서 러닝도 제일 많이 하세요. 또 한여름에도 잠바를 입고 러닝머신 하시고, 사우나를 가도 저희보다 더 오래 있다 나오실 만큼 자기관리도 철저하시고요. 지금 약간 선배님의 좋은 점을 어필하고 있는 거긴 한데, (웃음) 워낙 체력도 좋으시고 제게는 최고의 포수시거든요. 오래오래 같이 뛰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2년 전에는 중간 계투, 그중에서도 필승조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잖아요. 혹시 불펜 보직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나요?

19년에 선발을 했는데 진짜 잘 안 됐어요. 선발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잠시 중간 투수를 했는데, 1이닝만 막으면 되고 결과도 잘 나오니까 ‘중간 계투를 계속해야겠다’라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러다가 21시즌 준비할 때 감독님께서 보직을 선택하라고 했는데, 그때 불펜투수 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저를 선발로 쓰시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잘할 수 있을까? 너무 어려운데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는데, 작년을 기점으로 선발 보직에 조금씩 눈을 뜨게 됐어요. 21시즌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어느 코스에 공을 넣어야 장타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는지, 타자와 승부하면서 카운트 별로 어떤 식으로 볼 배합을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깨달은 게 많았거든요. 그런 깨달음을 갖고 22시즌을 시작하니까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발전된 모습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어요.

본인은 불펜을 선택했지만, 감독님이 선발을 시킨 거잖아요. 만약 본인의 선택대로 불펜 투수를 계속했으면 어땠을 것 같아요?

#영웅들을 이끄는 장군님

잠시 가벼운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야구가 없는 날에는 주로 뭘 하면서 쉬나요?

에이전트 관계자분이랑 사우나도 하고, 그다음에 구단 형들이랑 밥도 먹고 영화도 봐요. 사실 쉬는 날 특별하게 뭔가를 하는 느낌은 아닌데, 최근에는 골프도 재밌어서 자주 치곤 해요. (골프를 친 지는 얼마나 됐어요?) 1년이 조금 넘었어요. 팀 내에서는 (이)정후 형이랑 거의 비슷하게 시작했어요. 작년에 코로나19가 심해서 사람들이 한창 스크린 골프를 많이 할 때 제가 한번 따라가서 똑같이 쳐보고 했는데, 그때 형들이 다 제 실력이 괜찮다고 시작해 보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때 제가 진짜 천재인 줄 알았어요. (웃음) 그런데 골프가 쉽지 않아요. 알면 알수록 야구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연차가 쌓이면서 후배들도 늘었잖아요. 본인을 제일 잘 따르는 후배는 누구예요?

(김)동혁이나 (장)재영이요. 그런데 제 밑으로 모두 다 좋은 후배들이고, 1군에서 본 후배들과는 전부 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특히 장재영 선수는 와인드업 동작이 본인과 굉장히 비슷하던데요?) 재영이가 한번은 다리를 들 때 엄지발가락에는 어떻게 힘을 주느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웃음) 그런데 저는 그렇게까지 자세한 것까지는 신경을 안 쓰거든요.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쓸 틈이 없기도 하고요. 그렇게 보면 재영이는 참 완벽주의자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지금 질롱 코리아에서 잘하고 있는 거 보니까, 내년에는 진짜 잘할 것 같아요.

구단 유튜브를 보니까 송성문 선수가 자주 놀리는 것 같더라고요. 포스트시즌에도 “손에 물집이 어디 있냐” 하면서 놀리던데요.

자주 놀리긴 하지만, 그만큼 고마운 점도 많아요. 물집이 터졌을 때 살을 다 잘라내라고 조언을 해준 것도 성문이 형이었어요. 자기가 이거 한두 번 당해본 게 아니라고. 그렇게 성문이 형이 해주는 말을 들었는데, 진짜 더 빨리 낫더라고요. 그리고 신인 때 체인지업을 처음 던질 때 저는 손가락을 띄어서 잡았는데, 형이 손가락을 붙여서 잡아보라고 조언을 해줬어요. 그랬는데 체인지업 제구가 잡히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거에 대한 고마움도 있어요. 또 다른 고마움이라면 좋은 말동무라는 거? (웃음) 서로 놀리기도 많이 놀리지만, 여러모로 고맙고, 좋은 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장군님이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죠. 이 별명은 마음에 드나요?

장군이라는 게 뭔가 듬직한 이미지잖아요. 그래서 마음에 들어요. (그 별명은 처음에 누가 지어준 거예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요. 그냥 팬들이 커피차 보내주실 때도 ‘장군님’이라고 적혀서 오더라고요.

올스타전 사인회에서 이정후 선수가 본인과 붙으면 ‘자신 있게 안타를 칠 거다’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더 무르익을 날을 기대하며

입단 당시에 롤 모델로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꼽은 적이 있었죠.

정확히 말하면 공부를 한다고 봐야죠. 마르티네즈 선수가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전투적이고, 표정의 변화 하나 없이 공을 던지더라고요. 정말 별명 그대로 ‘외계인’ 같았어요. 그런 모습이 인상적이고 멋있어서 멘탈적인 면에서 배울 점이 많아 보였어요. 그런데 저와는 팔 각도가 조금 다르다 보니까 공을 던지는 메커니즘은 마르티네즈 선수보다는 저스틴 벌랜더나, 워커 뷸러 같은 오버핸드 투수를 많이 참고해요. 그런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가끔 비슷한 스타일로 공을 던져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스스로 새로운 시도도 해보곤 해요.

선발로 등판해서 경기 후반까지 150km/h 후반의 구속을 찍는 경우가 많잖아요. 아직 20대 초중반의 나이인 만큼 구속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는데 더 빠른 구속도 생각하고 있나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려고 해요. 지금보다 몸도 더 좋아져야 하고, 신체 능력도 더 향상되려면 몇 년의 시간이 더 남았기 때문에 구속 자체를 신경 쓰기보다는 제 몸의 기반을 다지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공의 스피드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거예요. 또 특정 구속을 찍기 위해서 지금부터 무리해서 던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어요. 설령 딱 1구에 엄청 빠른 구속을 찍더라도, 그 속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크게 의미가 없거든요.

올해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군림할 만큼 뛰어난 성적을 올렸는데, 내년 목표는 어떻게 정했는지 궁금해요.

올해 많이 던진 만큼 아프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겠죠. 그래서 내년에도 올해처럼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잘 보내고 싶습니다.

내년 시즌이 끝나고 나면 이정후 선수가 포스팅 자격을 얻게 되잖아요. 어쩌면 키움에서 함께 뛰는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는데, 2023시즌에 어떤 각오로 임할 생각인가요?

정후 형이랑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한다는 것은 진짜 영광이죠. 그만큼 좋은 형이고, 좋은 선수고, 또 고등학교 때부터 오랫동안 같은 팀에서 뛰다 보니 정후 형이 팀에 있을 때 꼭 우승을 함께 이뤄내고 싶어요. 내년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5년 전 인터뷰 때 야구란 ‘즐기고 좋아하는 것’이라고 대답을 하면서 “프로에 오면 일이 되니까 좀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 이런 말도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떤가요?

안우진에게 키움 히어로즈란 어떤 의미를 가진 팀인가요?

절 키워주신 팀이죠. 키움이라는 구단 덕분에 제가 잘 성장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구단 관계자분과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을 남기고 싶어요. 또 코치님들이나 전력 분석해주시는 분들도 제가 원활하게 경기 소화할 수 있도록 늘 큰 도움을 주시고, 트레이너분들도 제 몸의 근육량이나 체지방량에 대한 향후 4~5년 뒤까지의 계획을 짜 주시다 보니 체계적으로 관리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 부분 하나하나가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너무나도 성공적인 시즌이었고, 또 팀을 너무나도 잘 이끌어준 안우진 선수인데요. 마지막으로 본인을 응원하는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안우진입니다. 저한테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늘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팀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더그아웃 매거진 141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41호 (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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