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자본에 눌린 동양생명…성대규 대표, '듀레이션갭'서 돌파구 찾나

서울 종로구 동양생명 사옥 전경 /사진=박준한 기자

우리금융그룹 동양생명이 기본자본 약세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자본 방어에 나서고 있다. 성대규 대표는 취임 이후 자구책으로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중점적으로 강화하며 듀레이션갭을 축소하는데 힘을 실어왔다.

※듀레이션=금리에 대한 민감도를 의미하며, 시장금리가 변할 때 자산과 부채의 가치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듀레이션 갭이 커지면 금리변동 시 순자산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높아진다.

10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지난해 4분기 기준 K-ICS비율은 177.30%로 잠정 집계됐다. 보완자본 확충 효과가 반영되며 전년 대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기본자본 K-ICS비율은 50~55% 수준에 머물며 자본의 질 측면에서는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기본자본은 2024년 4분기 1조644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조2379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지급여력기준금액은 2조5000억원 내외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되며 기본자본 비율 관리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2분기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며 보완자본을 전분기 대비 약 7000억원 늘렸고, 이에 따라 K-ICS비율도 일시적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보완자본 중심 구조가 이어지면서 기본자본 기반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단기 자본 확충보다는 자산과 부채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관리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이러한 기조는 성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일관되게 추진돼 온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듀레이션갭은 2024년 4분기 -1.8년에서 지난해 3분기 -0.5년, 4분기 -0.3년까지 개선됐다. 자산 듀레이션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부채와의 격차를 좁힌 결과다.

/자료 제공=동양생명

한 보험 업계 관계자는 "보완자본 중심 구조에서는 기본자본 비율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동양생명은 듀레이션 관리와 자산 구조 조정을 바탕으로 중장기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동양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산출 구조도 기본자본 비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해당 준비금을 기본자본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많아 당국도 내년부터 보완자본으로 분류됐던 준비금 할인분을 기본자본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자본 규모는 유지되지만 기본자본 K-ICS비율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국내외 장기 채권을 확대하고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며 안정적인 자산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자산부채 관리와 자본 효율화를 병행해 중장기 건전성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존 해약환급금준비금 산출 방식에서는 적립비율이 100%에 미달할 경우, 부족분을 요구자본으로 충당한 것으로 보고 이를 보완자본으로 분류해 왔다. 이로써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돼 기본자본이 지표상 낮게 나타나는 한계가 있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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