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온 두 건축주는 우연한 계기로 인접한 두 개의 필지를 구하게 되었다. 두 가족은 집의 중정을 하나로 이어 자연과 함께 서로의 삶이 어우러지는 집을 그렸다.


15년 넘게 사진동호회 활동을 하며 인연을 이어온 두 건축주가 나란히 인접한 택지를 구하게 된 건 우연이었다. 각자 좋은 자리를 알아보며 매입한 땅이 나중에 알고 보니 바로 옆 필지였던 것. 두 건축주와 건축가는 미팅을 진행하며 각각 독립된 집을 짓는 대신, 우연을 계기 삼아 두 가족이 함께 연결될 수 있는 집을 짓기로 했다.
“이 집의 정원은 두 가족이 각각의 일상에서 우연히 조우하고 소통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스튜디오 인플럭스’ 이우진 대표는 분리된 두 필지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정원을 주요한 장치로 두었다. 우선 두 집 모두 남측의 공용 산책길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동시에 멀리 금정산의 풍경을 담을 수 있도록 침실 공간을 남측에 배면으로 배치하고, 공용 공간은 고저 차를 주어 북측에 높게 배치했다. 이렇게 ‘ㄷ’자로 놓인 집의 중앙에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남측과 북측 어디에서든 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건축가는 두 집의 중정을 하나로 연결하여 함께 공유하는 형태를 제안했고, 건축주는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
PLAN


두 집은 서로 닮았지만 두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디테일을 갖췄다. 40대인 건축주는 어린 시절부터 마당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중학생 때부터 자신만의 주택을 설계하는 등 계속해서 꿈을 키워왔다. 시간이 흘러 가족을 꾸린 건축주는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자녀에게 마당 있는 집에 대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어 오랜 꿈을 실행하게 되었다. 아이를 위해 복층 구조를 그리면서 2층짜리 집이 되었고, 세 가족이 각자 독립된 방을 갖되 외부 환경을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원했다. 모든 공간에서 정원을 향해 창이 열려 있고 데크와 브리지, 2층 테라스 등을 매개로 가족의 시선과 동선이 연결된다.




HOUSE PLAN
대지면적 : 260.70㎡(78.86평) / 260.50㎡(78.80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지상 1층
거주인원 : 3명(부부 2명+자녀 1명) / 2명(부부)
건축면적 : 129.66㎡(39.22평) / 127.27㎡(38.50평)
연면적 : 177.26㎡(53.62평) / 127.27㎡(38.50평)
건폐율 : 49.74%, 48.86%
용적률 : 67.99%, 48.86%
주차대수 : 자주식 주차 1대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중목구조, 지붕 : 2×8 목구조
단열재 : 수성연질폼 105㎜
외부마감재 : 벽 – 스터코플렉스, 방킬라이사이딩, 골강판 / 지붕 – 골강판
담장재 : 노출콘크리트
창호재 : KYC 알루미늄 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가든웍스 김원희 대표
시공 : 수미가 주택
감리 : 집플랜 건축사사무소 최상규
설계 : 스튜디오 인플럭스
60대인 다른 건축주 부부는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가까운 주택에서 노후를 보내고자 했다. 처음에는 막연한 생각이었지만, 옆 필지의 든든한 동료를 만나 과감하게 집 짓기를 시작해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생활의 편의를 위해 단층으로 구성된 집은 거실 내부에도 중정을 두어 자연과 접점을 한층 높였다. 메인 데크를 넉넉하게 구성해 외부공간 활용도를 강화했고, 침실이 나란히 이어진 남측 복도에서는 정원의 모습이 갤러리처럼 담긴다.
이렇듯 정원으로 연결된 두 가족은 사계절 속 자연의 변화와 삶의 다채로운 면면들을 공유하며 오랜 인연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되었다.





Interior Source
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수입타일
주방 가구·붙박이장 : 아날로그 팩토리
조명 : LED조명
계단재, 난간 : EIDAI
현관문 : YKK AP 단열현관문
방문 : 아날로그 공방 제작, EIDAI 실내문
데크재 : 방킬라이 19㎜
GARDEN STORY

적은 식재로도 풍성하게 완성하는 저관리형 정원
두 가족은 각자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일과 여가 활동이 바빠 정원 가꾸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를 고려하여 식재를 많이 하지 않고서도 주택과 어우러지는 정원을 만드는 것이 포인트였다.
우선 직선과 사각으로 이루어진 주택에 부드러운 선을 가진 나무들을 적절하게 배치했다. 나무 위주의 정원은 저관리 정원의 한 방법으로, 뿌리만 잘 내리면 관리에 어려움이 없다. 산딸나무, 단풍나무, 노각나무, 생강나무 등 선이 곱고 단풍이 아름다운 교목을 중심으로 선택했다. 가는 가지가 정원 내에서 여러 겹 겹치며 공간감을 만들어 내고, 두 집의 프라이버시가 배려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2층 구조의 주택은 전체적으로 반음지 정원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교목과 관목, 낮은 초화가 어우러진다. 생강나무와 만병초, 털진달래, 고사리, 호스타 등이 하나의 식재 단위로 만들어졌다.
단층 주택은 거실에 중정이 있어 어느 위치에서든 정원을 볼 수 있는 구조다. 또한 데크에 앉아 내려다보는 시각으로 정원을 바라보고 있다. 양지 정원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TIP. 저관리형 정원 조성하기
정원의 통행로나 여유 공간에 까는 마사는 깔끔하기는 하지만, 바크를 활용하면 햇빛 차단 효과와 함께 잡초도 방지할 수 있다. 우드칩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 지면 평탄화 작업
정원을 만들 때 지면을 가능한 한 평탄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지면이 울퉁불퉁하면 빗물이 고이거나 물이 흘러내리는 지점에 각각 다른 환경이 조성돼 식물들의 성장에 격차가 많이 날 수 있다.
· 식물 선택
건조 기후, 양지, 음지 등 식물마다 맞는 환경이 있다. 저관리형 정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택 환경과 토양의 특징을 면밀히 관찰해 그에 맞는 식물들을(자생종 포함) 심는 것이 효과적이다.

건축가 이우진 : 스튜디오 인플럭스

sif.contact00@gmail.com
취재협조_ 가든웍스 김원희 정원 디자이너 | 인스타그램 wonheekim33
취재_ 조재희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7월호 / Vol. 317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