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핫해치, 오팅어를 입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폭스바겐 골프가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1974년 처음 세상에 공개된 이후 8번에 달하는 세대교체를 거치며 전 세계에서 그 상품성을 검증받은 골프는 지난 2005년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마니아층을 만들어낸 역사가 있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특히 고성능 가솔린 모델인 GTI의 인기가 가장 많았다. 지난 2020년 독일에서 8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나왔을 때는 골프 GTI의 한국 출시를 갈구하는 유저들의 글로 자동차 커뮤니티 게시판들이 잠시 마비되기도 했을 정도다. 하지만 폭스바겐 골프가 한국에 출시된 건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지난 2022년. 그마저도 출시된 것은 가장 마니아층이 두터웠던 GTI가 아닌 디젤 모델인 TDI였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이에 많은 구매 예정자들이 골프보다 반년 일찍 출시돼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던 아반떼 N과 대체제였던 MINI 쿠퍼로 넘어가게 되었고, 그렇게 약 10달 이상이 지난 2022년 말 골프 GTI가 드디어 출시를 알리며 판매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잠재 소비자들은 이미 대체제를 선택한 이후였고, 결국 물 들어올 때 노를 젓지 못했던 골프 GTI는 현재까지 740여대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현재까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사실 8세대 골프는 이처럼 지지부진한 성적을 기록할 만큼 상품성이 나쁜 차가 아니다. 오히려 50년 역사를 이어온 노하우가 있는 만큼 꽤 우수한 편이다. 여러번의 풀체인지를 거치며 날렵해진 눈매와 심플한 듯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모한 차체는 지금 봐도 구매 의욕이 솟을 만큼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이에 폭스바겐은 현재의 디자인에 다이내믹한 감성을 더한 100대의 한정판 모델로 골프의 50주년을 제대로 기념하겠다는 입장이다. 골프 GTI 순정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된 이 리미티드 에디션은 프론트 및 루프 스포일러, 리어 디퓨저 등에 튜닝 파츠를 장착해 역동적인 디자인과 함께 최적화된 에어로 다이내믹 성능을 발휘한다. 차량에 탑재되는 튜닝 파츠는 폭스바겐 그룹 브랜드를 70년간 전문으로 튜닝해온 역사 깊은 튜닝회사 오팅어의 작품이 사용된다.

실제 장착된 오팅어 프론트 스포일러는 차량의 부력을 감소시켜 공기저항을 효과적으로 줄여주는 효과가 있고, 루프 엣지 스포일러와 리어 디퓨저는 골프 본연의 다이내믹한 실루엣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이와 함께 측면부의 GTI 레터링 위에 골프의 고향을 상징하는 볼프스부르크 배지를 추가해 리미티드 에디션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완성한다. 가격은 순정 GTI의 가격인 4970만원보다 260만원 높은 5230만원이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물론 모델의 가격만 놓고 보면 비싸다 생각이 들 수 있겠다. 하지만, 튜닝에 사용되는 각 파츠들의 현지 가격이 각각 510달러, 591달러, 510달러 등 한화로 70만원 내외의 금액을 호가하기 때문에 수입 비용과 부품 교체 비용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금액이라 볼 수 있다. 다만, 변경점이 외관에 국한되는 부분은 상당히 아쉽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실제로 튜닝된 부분이 외관뿐이기 때문에 실내는 일반 GTI의 수평적인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된다. 블랙 하이그로시 하우징으로 마감된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도 그대로이며, 플라스틱 일색의 실내 분위기도 그대로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이 있다면 적재적소에 위치한 블랙 하이그로시 포인트들과 레드 스티치가 들어간 스포츠 시트 디자인이 역동적인 이미지를 선사해 분위기가 전혀 저렴해 보이지 않고, 엔트리 급 모델임에도 운전석에 열선 및 통풍 기능과 전동식 메모리 시트를 지원하는 것 정도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후석 공간은 170cm의 성인이 앉았을 레그룸에 주먹 하나 정도가 남는 정도다. 성인이 앉기에 부족하진 않지만 또 그렇다고 넉넉한 편은 아니다. 그래도 GTI 모델을 위한 레드 스티치로 포인트를 준 시트가 적용돼 눈은 확실히 즐겁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트렁크 공간은 기본 374를 제공한다. 골프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골프백이 들어갈 만큼 넓진 않다. 대신 2열 시트를 폴딩하면 폴딩하면 공간이 1230까지 늘어나 다양한 짐을 실을 수 있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파워트레인 역시 순정 GTI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적용된다. 차량에 탑재된 EA888 evo4 2.0 TSI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7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함께 맞물리는 7단 DSG 변속기는 역동적인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고성능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경쾌한 가속감과 와인딩 코스에서의 코너링 능력이 여전히 만족스럽다. 고속주행에서도 차체와 스티어링 휠 떨림 없이 정숙함을 유지한다. 다만, 새로운 바디킷 적용으로 전면부 지상고가 낮아졌기 때문에 주차 방지턱이나 높은 경사로 등의 장애물을 조심해야 한다는 유의점이 있다.

​​폭스바겐 골프 GTI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이 부분을 제외하면 보는 재미와 주행하는 재미 모두를 갖춘 충분히 가격 값어치를 하는 상품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선택은 구매자의 몫이지만 말이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290×1790×1450mm | 휠베이스 2636mm | 공차중량 1496kg

엔진형식 | I4T/G | 배기량 1984cc

최고출력 245ps | 최대토크 37.7kg·m

변속기 7단 DSG | 구동방식 FWD

0→시속 100km 6.8초 | 최고속도 210km

연비 11.5km/ℓ | 가격 523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