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지자체 “학생 유출 막아라”…교육수당 등 지원 총력전

이상희 2022. 11. 30.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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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바우처·교복비 지급 확대
통학비·귀가택시비 등도 보조 
골프특성화 등 프로그램 특화
온라인 학습플랫폼 도입 추진
지방소멸 가속 우려 대책 강구
 

폐교 위기에 몰린 전북 익산시 웅포면의 웅포초등학교가 익산시와 전북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골프특성화’ 학교로 변모해 관심을 끌고 있다. 골프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한 웅포초 학생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웅포초등학교 홈페이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3일 ‘인구감소 대비 지역별 인구추계 기반 미래학교 시나리오 구축’ 보고서를 발표했다. 평가원은 보고서에서 2040년 대다수 지역의 초·중·고 학령인구가 2020년에 견줘 30∼5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북·전남·경북·경남에서는 학생수 60명 이하인 ‘소규모’ 초등학교 비율이 20%를 넘고 강원·전남·경북에선 학생수가 10명 이하이면서 행정구역 내 유일한 학교인 ‘극소규모 고립형’ 중학교가 15%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교육수당과 바우처 지급=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학생 유출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자체들의 대응에도 비상이 걸렸다. 학생수 감소에 따라 향후 지방소멸이 한층 더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학생 유출 방지와 전입 학생 유치를 위해 지자체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학생교육수당’을 내걸고 나섰다. 내년부터 인구감소가 심각한 고흥·신안·보성 등 16개 군 지역 전체 초등학생 2만3700여명에게 매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추정 소요예산이 560억원으로 도교육청은 내년도 시행에 앞서 최근 정책포럼을 열어 여론 수렴에 나서는 등 준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강원 태백시는 학업 바우처 지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 지역의 모든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매달 초등생 5만원, 중학생 7만원, 고등학생 10만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북 구미시는 학생 교복비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중·고등학교 신입생 7200여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원한 데 이어 내년에는 1인당 20만원, 2024년에는 30만원까지 지원 규모를 늘려 지역 교육복지를 향상시키고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도 덜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통학 열차비도 지원= 제주도와 도교육청은 농촌지역 교육복지 증진과 학생 유출 방지를 위해 내년부터 읍·면지역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학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이 사업이 자리 잡으면 농촌 교육환경이 개선돼 외지의 학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북 익산시는 다른 지역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에게 열차운임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마련할 계획이다. 철도교통 중심지인 익산의 장점을 살린 인구정책의 하나로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시는 학생 1인당 연간 200만원 한도로 정기승차권 운임비의 50%를 지원할 예정이다. 익산시의 통학 열차운임비 지원사업은 조례 개정작업을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경남 의령군은 귀가택시비 지원사업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지역 농촌에 거주하는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할 때 택시를 이용한 뒤 영수증을 첨부한 지원금 신청서를 학교에 제출하면 월 30만원 한도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육프로그램 특화= 전북 군산시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공공 온라인 학습지원 플랫폼 도입을 추진한다. 이는 학생들이 온라인 학습 중에 궁금한 문제를 화상 질의응답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학습체계로 지역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생 유출을 막기 위한 주요 시책 가운데 하나다.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몰린 시골학교가 지자체 지원을 받아 교육프로그램을 특화해 돌파구를 찾는 사례도 있다. 전북 익산의 웅포초등학교는 전북도교육청과 익산시 지원을 받아 올해 8월부터 23명 전교생을 대상으로 ‘골프특성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교내 스크린골프 시설과 장비를 활용할 수 있고 골프 현장체험학습도 받을 수 있어 다른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무안=이상희, 태백=김윤호, 구미=김동욱, 제주=심재웅, 익산·군산=박철현, 의령=최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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