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 반년마다 재산정… 빚투족 '이자폭탄' 위기 [금리상승의 두얼굴(1)]
주담대보다 9배 가까이 불어나
마통잔액 이달만 1조 넘게 증가
기준금리인 은행채 빠르게 올라
본격 인상기 돌입하면 타격 클듯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차주가 체감하는 이자 부담이 과거보다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들어 은행권 신용대출이 주택담보대출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신용대출은 6개월·1년 단위로 금리가 다시 매겨지는 경우가 많아 주담대보다 금리 상승분이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
■신용대출 증가율, 주담대의 9배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108조2044억원으로 지난해 말(104조9685억원)보다 3조2359억원(3.08%) 늘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은 611조6081억원에서 613조7680억원으로 2조1599억원(0.35%)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신용대출이 주담대의 9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신용대출 증가세는 5월부터 뚜렷해졌다.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4월 말 104조3413억원에서 5월 말 106조5154억원으로 2조1741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중에서도 마이너스통장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월 한 달 동안 1조8578억원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9일까지 1조4696억원이 불었다. 5월 이후 신용대출 증가폭(3조8631억원) 중에서 3조3274억원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마이너스통장에서 나온 것이다.
반면 주담대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4월 말 612조2443억원에서 5월 말 613조3880억원으로 1조1437억원 늘었다. 6월 들어서는 지난 9일까지 613조7680억원으로 38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5월 이후 주담대 증가폭은 신용대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의 초점이 주담대에 맞춰진 사이 신용대출로 자금 수요가 빠르게 붙은 모습"이라며 "주식시장 랠리 속에서 예금이나 대기성 자금이 투자자금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주 이자 부담 더 빨리 커진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기에 차주들의 부담이 과거보다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담대는 5년 주기형이나 혼합형 상품을 이용하는 차주가 적지 않아 시장금리 상승분이 일정 기간 뒤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은행채 6개월물 또는 1년물 등 단기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신규 대출은 물론 만기연장이나 금리 재산정 시점에도 시장금리 상승분이 비교적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신용대출 기준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은행채 AAA 1년물 금리는 3.616%로 지난달 11일(3.196%)보다 0.420%p 상승했다.
특히 증시 상승기에 빚투에 나선 차주는 금리와 자산가격 양쪽에서 부담을 받을 수 있다. 신용대출은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고 담보가 없는 만큼 시장금리 변동과 차주의 신용도 변화에 더 민감하다. 증시 조정이 겹치면 투자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체감경기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차주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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