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2라운드]④ 우리금융, CET1 70bp↑…핵심은 자사주 소각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점 전경/사진 제공=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의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정책 시즌2에서 눈여겨 볼 점은 '자본비율'이다.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주주환원율이 낮은 편이지만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13% 중반까지 올라서면서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배당 매력과 달리 자사주매입수익률은 아직 낮은 편이다.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 규모가 밸류업 시즌2의 실행력을 가를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총주주환원금액은 1조3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총주주환원금액은 1조1489억원, 총주주환원율은 36.8%였다. 올해 배당총액은 1조87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2800억원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유의 배당총액 증가율은 8.8%지만 자사주 매입·소각 증가율은 86.7%로 추정된다. 밸류업 후발주자로 꼽히는 우리금융의 주주환원은 배당보다 자사주 측면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구조다.

CET1 개선 '최대'…추가 환원 기대 키웠다

우리금융 밸류업 하반기 체크 포인트 /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우리금융의 차별점은 CET1 비율이다. CET1 비율은 2025년 말 12.90%에서 올해 1분기 말 13.60%로 70bp(1bp=0.01%p) 상승했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폭의 개선이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낮은 CET1 비율 탓에 주주환원 확대에 제약을 받았지만, 13% 중반대 자본비율을 확보하며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여지를 열었다.

올해 예상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2025년 1500억원에서 28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총주주환원금액 증가분 2181억원 가운데 1300억원가량이 자사주 확대에서 나오는 셈이다. 배당수익률 중심이던 우리금융 밸류업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당가치 제고로 이동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자본비율 개선분이 모두 주주환원 재원으로 연결된다고 보긴 어렵다. 우리금융의 1분기 CET1 비율 상승에는 자회사 유형자산 재평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자산 리밸런싱 효과가 반영됐다. 숫자상 자본비율은 크게 개선됐지만, 시장은 자본비율 개선의 질과 반복 가능성을 함께 보고 있다. 특히 보험 계열사 편입과 증권 강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는 추가 자본이 필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13%대 중반 CET1 비율을 확보하면서 밸류업 후발주자 이미지를 벗을 기회를 잡았다"며 "개선된 자본을 주주환원과 비은행 확장에 어떻게 배분하는지가 관건이고, 하반기 자사주 규모가 시장 신뢰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수익률 낮아…비은행 자본 배분이 변수

우리금융의 밸류업은 아직 배당 의존도가 높다. 올해 예상 총주주환원금액 1조3670억원 중 배당총액은 1조870억원으로 80% 안팎을 차지한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2800억원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지만,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과 비교하면 절대 규모는 여전히 작다. 배당 매력은 높지만 자사주매입수익률 측면에서는 추가 개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자사주매입수익률은 연간 자사주 매입·소각 금액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배당수익률이 현금으로 들어오는 수익률이라면, 자사주매입수익률은 유통주식 수 감소를 통해 주당순이익(EPS), 주당배당금(DPS), 주당순자산(BPS)을 높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우리금융은 PBR이 상대적으로 낮아 자사주 매입·소각의 주당가치 제고 효과가 클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자본비율 여유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수익성 회복도 과제다. 우리금융의 ROE는 2025년 9.06%에서 올해 1분기 6.53%로 낮아졌다. 1분기 순이익은 60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CET1 비율 반전은 긍정적이지만, 주주환원을 지속하려면 이익 체력이 함께 회복돼야 한다. 자본비율만 높아지고 ROE가 낮아지면 주주환원 확대의 지속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은행 확장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보험과 증권을 보강하며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비은행 이익 비중 확대가 밸류업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자본 소요를 키우는 요인이다. 동양·ABL생명 통합, 우리투자증권 증자, 보험 자회사 자본관리 등이 맞물리면 주주환원 재원과 성장 투자 재원을 나눠 써야 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자본비율 개선과 수익성 회복을 함께 추진하면서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비은행 경쟁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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