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컥’ 소리, 숨 멈춘 게 아니다…뇌의 힘겨운 비명 소리

김영섭 2025. 12. 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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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오타와대 3만 명 추적 조사… 수면무호흡증 환자, 정신건강 악화 확률 1.4배 높아
코골이나 갑작스런 숨멈춤 증상을 보이는 수면무호흡증. 잠을 함께 자는 사람에게 큰 불편을 주고 본인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수면무호흡증이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정신건강 악화 위험을 40%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을 자다가 갑자기 '컥' 하는 소리와 함께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잠버릇이나 소음 공해로 여기지만, 사실은 당신의 뇌가 산소 부족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위험 신호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이 '질식의 밤'이 계속되면 뇌의 신경계가 망가져 결국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심각한 정신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40%나 치솟는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팀은 '캐나다 노화 종단 연구(CLSA)'에 참여한 45~85세 성인 3만여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추적 조사를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이 있는 집단은 일반인 집단보다 정신 건강 악화 기준을 충족할 확률이 1.39~1.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이 정신 건강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연구 결과(Obstructive Sleep Apnea Risk and Mental Health Conditions Among Older Canadian Adults in the Canadian Longitudinal Study on Aging)는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2025년 12월호에 실렸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실제 불편함은 단순히 잠을 설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막혀 '헉' 하며 깨거나 심하게 코를 고는 등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 증상은 환자 본인의 숙면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함께 잠자리에 드는 가족의 수면까지 망칠 수 있다. 이는 심각한 가정 내 갈등의 불씨가 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안이 바짝 마르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을 느끼는 증상도 흔히 나타난다. 밤새 충분히 잔 것 같아도 낮 동안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져 업무 회의나 운전 중에 곤란을 겪는 사례도 잦다. 이런 만성 피로는 집중력 저하와 예민한 성격 변화를 불러 사회생활에서 고립감을 느끼게 하는 등 심리적 위축을 가속화할 수 있다.

생리학적으로는 수면 중 반복적인 상기도 협착으로 인한 '간헐적 저산소증'과 뇌가 수시로 깨는 '수면 단편화'가 뇌 건강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수면(Sleep)》에 발표한 연구 결과(2024년 5월)를 보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발생한 뇌의 염증 반응은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을 마비시킨다. 밤새 지속되는 신체적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활성화하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린다. 이는 우울증이나 기분장애 등 정신병의 발병과 진행을 촉진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정신 건강의 악화는 개인의 삶을 망치고,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불안 및 우울 장애로 인한 전 세계적 생산성 손실액은 연간 약 1조 달러나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서울대 의대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임상 수면 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2023년 10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시니어 계층에서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수년 뒤 새로운 정신병을 앓게 될 위험이 1.2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면무호흡증이 단순한 잠버릇이 아니라 심혈관병이나 실업, 장애 등으로 이어져 '건강 파산'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 신호임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에서 코골이나 낮 시간의 졸음이 관찰되면 이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나이든 사람들의 수면무호흡증 징후가 확인될 경우 일상적인 진료 절차에 우울증 및 불안 검사를 포함할 것도 권고한다. 밤사이 멈추는 숨결이 결국 마음의 병으로 번지는 연결고리를 끊으려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단순히 코를 크게 고는 것과 수면 무호흡병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A1. 단순한 코골이는 기도가 좁아져 발생하는 소음이지만, 수면무호흡증은 실제로 숨길이 막혀 호흡이 멈추는 상태를 말합니다.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팀은 '코골이, 낮 시간의 졸음, 수면 중 목격된 무호흡, 고혈압'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수면무호흡증 고위험군으로 분류합니다. 특히 가족으로부터 '자다가 숨을 멈춘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졸음이 쏟아진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Q2. 숨을 제대로 못 쉬는 것이 어떻게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까지 만드나요?

A2.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첫째는 '간헐적 저산소증'입니다. 자는 동안 산소 공급이 끊기면 뇌 조직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기능이 망가집니다. 둘째는 '수면 단편화'입니다. 뇌가 숨을 쉬기 위해 수시로 깨어나면서 깊은 잠을 못 자게 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해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을 증폭시킵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수면(Sleep)》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이런 수면의 질 저하가 정신적 임계점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Q3. 수면 무호흡병을 치료하면 이미 나빠진 정신 건강도 회복될 수 있나요?

A3. 네, 그렇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을 적절히 치료하면 저산소증과 수면 분절화로 인한 신경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논문에서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 징후가 보일 때 우울증 및 불안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 연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 수면무호흡증은 방치할수록 새로운 정신병을 유발할 확률을 높이므로 조기에 발견해 기도 양압기 치료 등으로 수면의 질을 회복하는 것이 정신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입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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