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역에 무려 120만 마리… 지금 떼로 풀린 '이 어종'

한여름 제주 앞바다… 객주리 풍년 노린다
말쥐치와 제주 바다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한여름 제주 바다가 특별한 생명으로 채워졌다. 제주에서 ‘객주리’라 불리는 말쥐치 120만 마리가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해 바다에 풀렸다.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는 제주 앞바다에서 말쥐치 어린 물고기를 추가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상반기 26만 마리에 이어, 하반기 94만 마리를 추가로 방류할 계획이다. 모두 합치면 연간 120만 마리 규모다.

말쥐치는 여름철 제주 연안에서 자주 잡히는 어종이다. 산란기를 지나 가을이 되면 얕은 바다로 돌아와 몸을 회복하는 특성이 있어, 방류 시점도 이 주기에 맞춰 여름으로 정해졌다.

말쥐치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납작하고 둥근 몸을 가진 말쥐치는 살이 부드럽고 비리지 않아 회무침이나 조림, 포 등으로 자주 쓰인다. 해조류가 많은 바다에서 알을 낳고, 어린 고기들은 해조류 사이를 은신처 삼아 자라난다.

판포리 해역에 조성된 ‘바다숲’… 말쥐치에 최적 환경

제주 바닷속 사진. / 위키푸디

공단은 말쥐치가 안정적으로 산란하고 자랄 수 있도록 판포리 해역에 해조류를 심고 인공 구조물도 설치했다. 암초 주변에 해조류를 심어 은신처를 만들었고, 인공 구조물은 물살을 막아 치어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난 2년 동안 제주 앞바다에 방류된 말쥐치는 169만 마리다. 여기에 올해 120만 마리가 더해지면 총 방류량은 289만 마리다. 말쥐치 자원을 늘리기 위한 전국 최대 규모 방류 사업 중 하나다.

말쥐치는 바닷속 생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조류, 갑각류, 플랑크톤뿐 아니라 성게나 해파리까지 가리지 않고 먹는다. 특히 해파리 유생인 폴립을 적극적으로 먹는 습성이 있어 해파리 수를 줄이는 생물로도 평가된다. 바다숲은 말쥐치의 생존율을 높이고, 다른 해양 생물의 서식지 역할도 한다.

제주만의 생선 ‘객주리’... 다시 돌아올까

치어 방류 사업 사진. / 위키푸디

예전에는 제주 해역에서 말쥐치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남획, 서식지 훼손, 수온 변화 등 여러 이유가 겹쳤기 때문이다. 쥐치포도 원래는 넘쳐나는 말쥐치를 오래 보관하려고 만든 방식이었다.

말쥐치는 제주 음식 문화에도 깊이 녹아 있다. 조림 재료로 많이 쓰이고, 말린 객주리는 술안주로도 인기다. 바다에서 많이 잡히면 가격도 낮아져 주민들 식탁에도 자주 오른다. 이번 방류로 소비자들이 객주리를 더 쉽게 접할 수 있을 거라는 반응도 나온다.

말쥐치는 양식도 가능하다. 간이 크고 성분도 다양해, 건강식품이나 화장품 원료로 쓰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까지… 방류 이후도 추적한다

유전자 연구 사진. / 위키푸디

한국수산자원공단은 방류 효과를 단순히 어획량으로만 따지지 않는다. 방류한 말쥐치가 바다에서 잘 자라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도 함께하고 있다. 실제로 바다에 풀린 말쥐치가 자리를 잡았는지, 자연산 말쥐치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살피고 있다.

박경현 제주본부장은 “이번 방류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라며 “개체 수가 실제로 늘고 있는지를 보고 내년에도 방류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또 “유전자 조사로 방류 효과를 자세히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앞바다는 해조류가 많고 해저 지형도 다양해 말쥐치뿐 아니라 다른 어종이 살기 좋다. 공단은 말쥐치뿐 아니라 자리돔, 돌돔 등 제주 바다에서만 잡히는 어종에 대해서도 자원 복원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이다.

말쥐치처럼 특정 어종을 중심으로 하는 방류는 단순히 고기를 많이 잡기 위한 목적을 넘어서, 무너진 바다 생태를 다시 살리고 지속적인 수산업 기반을 마련하려는 조치다. 바다가 다시 살아나야 사람도 어업도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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