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자식 도와주려다 내 통장 먼저 바닥난다
부모의 마음은 어디나 같다. 자식이 어려움에 처하면 가진 것 없어도 도와주고 싶어진다. 결혼자금이 부족하다며 손을 내미는 자녀에게,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고민하는 딸에게, 창업을 하겠다며 투자금을 요청하는 아들에게 부모는 선뜻 지갑을 연다. 하지만 이런 선의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결혼자금으로 5천만원을 지원하고, 전세보증금으로 3억원을 대출받아 보태주고, 창업자금으로 또 다른 목돈을 내주다 보면 정작 부모 자신의 노후자금은 바닥난다. 자녀들은 독립했지만 부모는 경제적으로 더욱 의존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자녀에 대한 사랑은 소중하지만, 그 사랑이 자신의 생존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 도움을 줄 때는 반드시 자신의 최소 생활비와 의료비를 제외한 여유자금 내에서만 지원하는 것이 현명하다.

2. "고객님 명의로 대출이 발생했습니다" 전화 한 통에 평생 돈이 증발한다
스마트폰이 울리고 정중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금융감독원이나 은행 직원이라며 본인 명의로 의심스러운 대출이 발생했다고 알려준다. 당황한 마음에 안내를 따라 개인정보를 알려주고, 보안을 위해 계좌 비밀번호를 변경하라는 지시를 따른다. 며칠 후 통장을 확인하니 평생 모은 돈이 모두 사라져 있다. 이것이 바로 보이스피싱의 수법이다. 문자메시지로 가짜 링크를 보내는 스미싱,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접근하는 투자사기까지 노년층을 노리는 사기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넘는다. 이들 사기범들은 노년층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의심하기 어렵고, 정중한 말투에 쉽게 신뢰를 보내며, 금융기관의 공식 연락이라고 하면 무조건 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악용한다. 어떤 기관에서 전화가 와도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절대 알려주지 말고, 의심스러우면 직접 해당 기관에 확인 전화를 걸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3. 퇴직금으로 한탕하려다 쪽박 찬다
직장생활을 마치고 받은 퇴직금을 보면 마음이 설렌다. 평생 이렇게 큰 목돈을 한 번에 만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유혹에 빠진다. 치킨집이나 카페를 차려서 매월 안정적인 수입을 얻어보자거나,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해서 더 큰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창업자의 5년 생존율은 15%에 불과하다. 10명 중 8명 이상이 실패한다는 뜻이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고, 부동산 투자에서 손해를 보고, 각종 투자상품에 속아서 원금까지 잃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은퇴 후에는 소득이 제한적이고 재기할 기회도 많지 않다. 따라서 퇴직금은 모험적인 투자보다는 안전한 곳에 보관하면서 생활비로 조금씩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정 투자를 하고 싶다면 전체 자산의 10% 이내에서만 하고, 나머지는 원금보장 상품에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

4. 아프면 돈이 샌다, 길게 아프면 인생이 샌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무릎이 아파서 병원에 가고, 당뇨 때문에 약을 먹고, 고혈압으로 정기검진을 받는다. 건강보험이 있어도 본인부담금이 만만치 않다. 더 큰 문제는 중증질환에 걸렸을 때다. 암 치료비, 뇌졸중 재활치료비, 치매 요양비는 가계 전체를 흔들어 놓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연간 의료비는 평균 500만원을 넘는다.

여기에 간병인 비용까지 더하면 월 2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건강할 때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아프고 나면 돈이 물 쓰듯 나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비용이 몇 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치매에 걸리면 평균 8년간 요양이 필요하고, 뇌졸중 후유증으로 10년 이상 투병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많은 돈을 모아도 큰 병에 걸리면 순식간에 바닥난다. 따라서 은퇴 전부터 실손보험이나 간병보험 등에 가입해두고,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병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노후 재정관리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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