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악의 건물, 북한 류경호텔
“63빌딩보다 더 높은 100층 호텔” 지시
공사중단으로 수십 년간 방치
63빌딩은 과거 우리나라에 초고층 건물이 흔하지 않던 80년대에 지어져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위상을 떨쳤다.

한편 북한에서도 우리의 63빌딩을 보고 그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고자 계획을 세웠는데 막대한 포부를 안고 시작했던 ‘100층 호텔 건설’은 끝맺음을 하지 못하고 도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 12월 영국의 한 언론사는 큰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터무니없는 유지비용과 낮은 실용성으로 무용지물이 된 ‘세계 6대 애물단지 건축물’을 선정했다. 그리고 그중 1위를 차지한 것은 다름 아닌 북한의 류경호텔이었다.
류경호텔은 평양에 있는 101층짜리 마천루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84년에 지어진 우리나라의 63빌딩을 보고 건설 지시를 내려 만들어지기 시작한 건물이다. 당시 63빌딩은 아시아 최고층 건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체제경쟁에 열을 올리던 김정일은 “100층짜리 호텔 건물을 지으라”라고 명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북한에서는 1987년에 프랑스 시공회사에 설계를 맡겨 착공에 들어갔는데, 당초 계획은 1989년 열리는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 행사의 거점으로 류경호텔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매년 4억 달러 이상 들어가는 건설비를 감당하는데 무리가 상당했고 결국 착공 2년만인 1989년 5월 공사가 일시 중단되었다. 북한 측에서 계속해서 공사대금을 미납하자 사업에 뛰어들었던 프랑스 회사에서도 이듬해 손을 뗐다.

이후 북한에서는 다시 한번 류경호텔 건설 계획을 수정하여 1992년 김일성의 80세 생일에 완공하겠다고 목표를 내놓았으며, 북한 정부 책임자가 마카오에서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홍콩계 카지노회사인 ‘화재투자유한공사’로부터 투자받아 공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포부에도 불구하고 류경호텔 공사는 이후 20년가량 진척되지 않았다. 90년대 중후반에는 중국 기술진들이 평양을 방문해 류경호텔을 점검한 결과 누수와 콘크리트 부식이 심각해 붕괴 위험이 높기 때문에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북한 측에서는 류경호텔이 체제의 상징이라며 건물 해체를 거절했다.

그렇게 북한의 류경호텔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공사 중단 건물‘로 불리는 오명을 얻게 되는데, 2008년 공사를 재개하며 김일성 탄생 100주년인 2012년에 류경호텔을 완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때 이집트 통신사인 오라스콤 그룹이 공사 재개에 투자하면서 콘크리트 상태로 방치되던 외관에는 유리창이 설치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라스콤 그룹은 2012년 계약을 파기하면서 공사는 또다시 중단됐고 호텔 개장은 무기한 연기되어버렸다.
이렇게 류경호텔은 공사가 멈춘 상태로 방 3,000개짜리 호텔은 쓰지도 못하는 상태로 텅텅 비어있고, 결국 ‘세계 최악의 건축물’이라는 불명예를 입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는 건물인 만큼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게 될 확률은 희박하지만, 북한 측에서 체제 상징물로 유지를 원하는 만큼 통일 전까지는 철거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