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를 멀게 한다"…美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미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컴퍼스 콜'이 적 레이더와 통신망을 무력화하는 강력한 전자전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사일이나 폭탄 대신 강력한 전파로 적의 눈과 귀를 멀게 한다. 미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컴퍼스 콜' 이야기다. 최근 이 항공기는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 접경의 폴란드 영공에서 약 2시간 선회 비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적 영공에 들어가지 않고 먼 거리에서 레이더와 통신·항법 신호를 교란해 상대의 탐지·지휘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740㎞ 밖에서 방공망을 마비시킨다"

EA-37B는 민간 비즈니스 제트기 걸프스트림 G550을 크게 개조해 만든 전자전 항공기다. 동체 양쪽에 길쭉한 대형 안테나 '어레이'를 달고, 고성능 AESA(능동위상배열) 안테나로 강력한 전자기 에너지를 표적에 집중시킨다. 탑재된 전파 방해기는 최대 800W 출력으로 적 방공망에서 740㎞ 떨어진 안전 공역에서도 목표물을 무력화할 수 있다. 각 방해기는 최대 20개의 무선 링크를 동시에 차단한다.

"높이 날수록 강해지는 재밍 능력"

롤스로이스 BR710 엔진 두 개를 달아 최고 속도는 마하 0.8, 상승 고도는 1만3000m가 넘는다. 고도가 높을수록 더 먼 거리에서 미사일과 적 전자장비를 교란할 수 있어, 깊은 산악지대의 요새화된 레이더 기지까지 무력화할 수 있다. 항속거리는 8000㎞가 넘어 재급유 없이 장시간 임무가 가능하다. 송수신 범위가 20㎒에서 2000㎒에 달해 일반 통신부터 첨단 감시 레이더까지 폭넓게 탐지·차단한다.

"폭격기의 길을 여는 '길잡이'"

EA-37B는 강력한 2차 정찰 능력도 갖췄다. 공격 편대보다 15~20분 앞서 목표 지역에 진입해 전 주파수 대역의 전파를 교란하고 표적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한 뒤, 후속 단계에서 B-21 폭격기에 지상 목표물 목록을 상세히 넘긴다. 미 공군은 노후한 EC-130H를 대체하기 위해 이 기종을 도입했으며, 첫 기체는 2024년 8월 인도돼 총 10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자동화 덕분에 운용 인원도 13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직접 타격 없이 적의 지휘·탐지 체계를 마비시키는 전자전은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영역으로 떠올랐다. EA-37B의 등장은 '보이지 않는 전쟁'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사진 출처=서울경제, 다음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