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 찔린 뒤 불 타 숨진 소년...갱단은 ‘10대 킬러’에 복수 맡겼다

김명진 기자 2024. 10. 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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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연합뉴스

프랑스 남부 도시 마르세유가 지역 내 마약 조직 간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에만 49명이 마약 관련 폭력으로 사망했는데, 지난주엔 10대 소년들이 연루된 살인 2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갱단이 소셜미디어로 라이벌 조직원을 죽여달라는 광고를 내면, 히트맨(살인청부업자)을 자처한 10대들이 범행을 감행하는 것인데,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 시각) 프랑스24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15세 A군이 칼에 50번 찔려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A군은 소셜미디어에서 ‘라이벌 갱단 조직원 집에 총을 쏘고 불을 질러 주면 2000유로(약 295만원)를 주겠다’는 한 갱단 조직원의 제안에 응했다.

A군은 ‘임무’를 수행하던 중 라이벌 조직원들에게 발각돼 붙잡혔다. 몸수색을 당했는데 A군이 총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본 라이벌 조직원들은 그를 칼로 난도질했다. A군의 시체는 인근 주택 단지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A군이 살아 있을 때 누군가 그의 몸에 불을 붙인 사실이 확인됐다. 수사를 지휘한 마르세유 검찰 관계자는 “전례 없는 야만”이라며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고 했다.

A군에게 범행을 ‘아웃소싱’한 사람은 ‘루인 교도소’에 수감 중인 B(23)씨였다. 그는 마르세유 내 대표적인 마약 갱단인 ‘DZ 마피아’ 소속 조직원이었다. A군이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한 B씨는 복수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번에도 소셜미디어로 10대들에게 외주를 줬다. 5만유로를 내걸고 A군을 죽인 조직원을 살해해달라고 했다. 이번에는 C(14)군이 나섰다.

C군은 임무 수행을 위해 자기 소유 리볼버 권총을 들고 친구와 함께 택시를 탔다.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택시 운전을 부업으로 하는 축구선수 네심 람다네(36)였다. C군은 목적지에 다다른 뒤 람다네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했다. 람다네가 거부하면서 승강이가 이어졌고 화가 난 C군은 그의 뒤통수에 총을 쐈다.

C군은 범행 직후 현장에서 도주한 뒤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살인을 교사한 B씨가 경찰에 C군을 신고했다. C군은 곧바로 경찰에 붙잡혔다. C군은 “일부러 쏜 것이 아니라 실수로 총이 격발됐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C군에게 범행을 지시한 B씨가 C군의 범행을 신고한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

마르세유 검찰 관계자는 “어린 소년들이 양심의 가책이나 반성 없이 마약 판매책으로 활동하고 살인청부 광고에 응답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마약 조직을 통해 쉽게 버는 돈에 취해 있다”고 했다.

마르세유에서는 갱단인 ‘요다’와 ‘DZ 마피아’ 간 영역 다툼이 극에 달하면서 지난해에만 마약 관련 살인 사건이 49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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