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간판과 낮은 슬레이트 지붕, 비탈을 따라 촘촘하게 붙은 집들. 화면에서 보면 오래된 동네를 그대로 찾아 촬영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화와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대형 촬영장이다.
전남 순천의 순천드라마촬영장이다. 최근에는 ‘폭싹 속았수다’, ‘정년이’, ‘천국보다 아름다운’, ‘미지의 서울’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고, 2026년 들어서도 디즈니플러스와 tvN을 비롯한 제작사들의 촬영이 이어지고 있다. 순천시는 올해 4월 기준 촬영 실적이 이미 전년도 상반기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고 밝혔다
한 골목에서 시대가 계속 바뀐다

순천드라마촬영장의 재미는 건물 몇 채만 보는 데 있지 않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1960~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상점과 주택, 골목과 달동네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계속 달라진다.
특히 언덕을 따라 집들이 빼곡하게 이어지는 달동네 구간은 최근 드라마에서도 자주 활용되는 공간이다. 세트라는 사실을 알고 가도 오래된 전봇대와 간판, 좁은 계단까지 함께 놓여 있어 카메라를 들면 자연스럽게 옛 동네처럼 보인다.
현재 위치는 순천시 비례골길 24다. 과거 순천시가 이곳에서 7080 시간여행 행사를 열면서 복고 의상과 옛 놀이, 먹거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폭싹 속았수다’만 찍은 곳이 아니다

최근 작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폭싹 속았수다’다. 하지만 이곳은 특정 드라마 하나만 보고 찾아가기에는 오히려 아까운 장소다.
‘정년이’, ‘천국보다 아름다운’, ‘미지의 서울’ 등 서로 시대와 분위기가 다른 작품이 같은 촬영장을 활용했다. 같은 골목도 카메라 각도와 미술 작업에 따라 전혀 다른 장소처럼 등장한다.
그래서 작품을 모두 보지 않았더라도 걷는 재미가 있다. 골목 하나를 지나면서 “여기가 어디서 나왔지?” 하고 장면을 떠올려보는 방식이 일반적인 세트장 관람과 조금 다르다.
요즘에도 실제 촬영이 계속되고 있다

오래된 관광용 세트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금도 실제 제작진이 찾는다. 순천시는 2026년 들어 OTT와 드라마, 독립영화 촬영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여행할 때도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 촬영이 진행되는 날에는 평소 자유롭게 다니던 구역의 출입이 잠시 제한되거나 관람 동선이 바뀔 수 있다.
반대로 촬영이 없는 날에는 세트 자체를 비교적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사진을 많이 찍고 싶다면 사람이 적은 오전 시간대를 노리는 편이 낫다.
교복이나 복고 의상을 입으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이곳에서는 현대적인 옷차림으로 그냥 걷는 것보다 교복이나 복고풍 의상을 활용했을 때 사진 분위기가 훨씬 살아난다. 실제로 순천시는 촬영장에서 복고 분장과 7080 콘셉트 체험 프로그램을 여러 차례 운영해 왔다.
특히 달동네 계단이나 오래된 상점가 앞은 화려한 포토존을 따로 만들어 놓지 않아도 배경 자체가 사진이 된다. 커플이라면 같은 콘셉트의 옷을 맞춰 입고 돌아다녀도 재미있고, 부모님과 간다면 젊었을 때 보던 거리 풍경을 떠올리는 재미도 있다.
다만 실제 세트와 촬영용 소품이 남아 있는 곳인 만큼 문을 억지로 열거나 관람 동선을 벗어나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순천까지 왔다면 반나절보다 하루가 좋다

순천드라마촬영장만 둘러보고 돌아가기보다 순천의 다른 분위기와 연결하면 하루가 훨씬 풍성해진다.
오전에는 촬영장에서 1960~80년대 골목을 걷고, 오후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이나 순천만습지로 이동하는 방식이 가장 대비가 크다. 오래된 도심 세트에서 시작해 넓은 정원과 습지 풍경으로 넘어가는 코스라 하루 동안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차량 없이 여행한다면 순천역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순천시는 주요 관광지를 이용할 수 있는 관광택시도 운영하고 있으며 2026년 봄부터 예산 소진 시까지 관광객 부담금을 절반으로 낮춘 할인도 진행 중이다. 3시간 코스 기준 관광객 부담금은 4만 원이다.
방문 전 핵심 정보
위치 : 전남 순천시 비례골길 24
최근 촬영작 : ‘폭싹 속았수다’, ‘정년이’, ‘천국보다 아름다운’, ‘미지의 서울’
특징 : 1960~1980년대 거리와 달동네 세트
추천 대상 : 드라마 팬, 커플, 사진여행, 부모님 동행
관람 팁 : 실제 촬영 시 일부 동선 제한 가능
함께 보기 좋은 곳 :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