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do에 따르면 동물 구조 단체를 운영 중인 불록은 지역 유기동물 페이스북을 스크롤하다가 한 게시물에 눈길이 멈췄다.
어느 집 현관에 앉아 떠날 줄 모르는 강아지 사진이었다.

비어 있는 집임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는 마치 가족이 곧 돌아올 거라는 듯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고 한다.
“몇 시간 동안 계속 새로고침 하면서 누가 주인이라고 나서지는 않을까 지켜봤어요.” 불록이 말했다. “하지만 그날 늦은 오후 즈음 되니까 하늘도 흐려지고 비가 올 것 같아서 결국 차를 몰고 직접 가보기로 했죠.”

현장에 도착한 불록의 눈에 처음 들어온 건 예상대로였다. 강아지는 여전히 현관 위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불록은 이 강아지에게 ‘레인(Rain)’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레인은 처음 만난 불록에게도 따뜻하게 다가왔고 금방 마음을 연 듯했다.

같은 동물 보호 활동가인 엘리스도 현장에 함께했고, 두 사람은 주변 이웃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 결과 이 집의 가족은 약 한 달 전쯤 이사를 갔다는 말을 들었다. 그 긴 시간 동안 레인이 혼자 집 앞을 지키고 있었던 셈이다.

비바람이 몰려오고 있었고, 끝내 아무도 레인을 찾으러 오지 않았다. 불록은 결국 레인을 차에 태워 집으로 데려왔다.
그날 밤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불록은 레인을 씻기고 구충제를 먹인 뒤 백신 접종도 시작했다.
“온몸이 지저분하고 발이며 다리며 등에 상처가 많았어요.” 불록은 말했다. “분리불안이 심해서 다른 동물들 다 재워놓고 레인이랑 소파에 나란히 누워 밤새 함께 있었죠.”

처음엔 불안에 떨며 잠도 못 자던 레인은 새벽 무렵엔 마음을 놓은 듯 등을 보이고 누워 불록 품에서 깊은 잠에 들었다.
현재 레인은 임시 보호가정에서 지내며 서서히 새로운 삶에 적응해 가고 있다.
여전히 이별의 상처를 완전히 떨쳐내진 못했지만, 그녀는 자신을 끝까지 아껴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도 동물도 다 좋아하는 밝은 아이예요.” 불록은 말했다. “늘 함께해 주고 사랑을 나눠줄 그런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