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에 갇힌 식품사] ③ 동아오츠카, '국민음료' 팔지만… 합작사 한계 | 포카리스웨트

국내 식품기업들이 K푸드 열풍과 내수 부진으로 일제히 해외 개척을 외치는 가운데 내수에 갇힌 기업과 제품들을 살펴봅니다.

국내에서 포카리스웨트를 판매하는 동아오츠카는 동아쏘시오그룹과 일본 오츠카제약의 5대5 합작 계약으로 출범한 기업이다. /사진 제공 = 동아오츠카

서울올림픽을 1년 앞둔 지난 1987년 동아식품은 일본 오츠카제약과 손잡고 포카리스웨트를 한국에 내놓았다. 스포츠에 대한 범국민적 열기와 관심이 극대화한 시기에 동아식품이 소개한 이온음료는 달고 자극적인 탄산음료의 틈새에서 새 장르를 열기에 충분했다. 출시 1년 만에 월 판매량 200만캔을 기록한 포카리스웨트는 이후 게토레이, 파워에이드 등 후발주자의 공세를 딛고 40년 가까이 국내 스포츠음료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마시는 링거’라는 별칭에 부합하는 수분 보충 효과, 청량한 파란색,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그리스 산토리니의 맑은 날씨와 산뜻한 CF 배경음악이 만들어낸 브랜드 정체성은 포카리스웨트가 판매되는 20여개 국가 중 한국에서 유독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는 동아오츠카의 사업적 역량이라는 점에서 본사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원천이지만, 원재료 매입과 배당금 지급 등으로 오츠카제약에 대한 현금유출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는 합작사의 한계를 드러내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온음료 시장을 개척하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 출시와 함께 출범했다. '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제약에서 1979년 독립한 동아식품이 포카리스웨트를 생산하던 오츠카제약의 기술과 자본을 들여오면서 내외국인 합작법인이 됐다. 1980년대 들어 국민소득이 늘며 여가활동과 레포츠가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자, 기능성음료의 전망을 확인한 고(故)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계약을 주도했다. 현재 지분은 오츠카제약이 50%, 동아쏘시오그룹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가 49.99%, 기타주주가 0.01%를 들고 있다.

오츠카제약이 포카리스웨트를 개발한 시기는 한국 출시 7년 전인 1980년이다. 환자가 맞는 링거를 물처럼 마시면 간편하게 수분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 영업사원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체액과 가까운 농도로 전해질(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을 조성해 물보다 빨리 수분과 이온을 흡수시키는 원리다.

포카리스웨트는 출시 이후 40년 가까이 스포츠음료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동아오츠카 사옥 전경 /사진=동아오츠카 홈페이지 갈무리

강 명예회장의 확신은 적중했다. 코카콜라(파워에이드)와 펩시코(게토레이)가 보틀링파트너로 각각 LG생활건강, 롯데칠성음료를 선정한 뒤 국내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유로모니터 추산 6270억원(2024년 기준) 규모의 스포츠드링크 시장에서 포카리스웨트의 지위는 흔들리지 않았다. 거친 이미지를 부각하는 대신 여성과 학생을 아우르는 생활음료로 자리매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선점 효과에 더해 맛은 물론 성분과 라벨 디자인까지 첫 출시 때의 모습을 고수하는 것 역시 브랜드 충성도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

매출의 절반 정도가 포카리스웨트에서 나오는 동아오츠카의 실적은 우상향이다. 2023년 매출 3497억원, 영업이익 281억원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창사 이후 최대 액수다. 10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 폭은 66.3%, 141.5%에 달한다.

파트너십 공고하지만... 내수 위주의 사업

포카리스웨트 제품 라인업 /사진 제공=동아오츠카

탄탄한 성과를 바탕으로 동아쏘시오그룹과 오츠카제약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큰 틀에서 5대5 구조에도 변동이 없으며, 박철호 사장과 다치바나 도시유키 부사장의 한일 양사 공동 대표이사 체제도 유지하고 있다. 앞서 2007년 동아제약이 경영권 분쟁에 시달렸을 때 오츠카제약이 강 명예회장 측의 지배력에 힘을 실어준 것도 파트너십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당시 오츠카제약은 동아제약 주식을 잇따라 매입해 강 명예회장의 우호지분 확대를 돕는 등 외부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일조한 바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이러한 협력 관계는 동아오츠카의 글로벌 사업을 가로막는 태생적 한계로 작용한다. 한국 외 글로벌 국가 수출은 오츠카제약이 전담하기 때문이다. 동아오츠카는 철저히 본사로부터 포카리스웨트의 원자재를 구매하고, 이익의 일정 부분을 나눠야 한다. 실제로 동아오츠카가 최근 10년간 본사에 지급한 재료 매입액만 870억원에 달한다.

특히 매입 규모가 제품 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이라는 것도 걸림돌이다. 매입액이 118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가량 뛰었던 2022년 동아오츠카는 국내에서 가격을 8.6% 올렸다. 이 기세를 몰아 이듬해 114억원을 연이어 투입한 동아오츠카는 올해 1월 또다시 6.3%의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더 큰 문제는 포카리스웨트가 일본에 뿌리를 둬 국민 정서상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다는 사실이다.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늘리며 반일감정이 확산될 당시 동아오츠카 역시 불매운동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884억원, 6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52.9% 감소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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